10권 독서법 - 책을 읽고도 제자리인 사람들에게
하토야마 레히토 지음, 원선미 옮김 / 마인드빌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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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책은 계속 늘어나는데 정작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을 시간은 점점 부족해진다.

서점이나 SNS에서 괜찮아 보이는 책을 발견하면 일단 사두지만,

어느 순간 책장에는 ‘언젠가 읽어야 할 책’만 늘어간다.

한편으로는 한 달에 몇 권을 읽었는지 기록하고, 완독한 책을 쌓아가는 일이 독서의 성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10권 독서법』을 읽다 보면 조금 다른 질문을 하게 된다.

‘나는 책을 얼마나 많이 읽었는가?’가 아니라 ‘읽은 책이 실제로 내 삶에서 무엇을 바꾸었는가?’라는 질문이다.

저자 하토야마 레히토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빠르게 읽는 속독도, 많은 책을 읽는 다독도 아니다.

책에서 얻은 지식을 지금 자신이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

저자는 20대와 30대가 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금 가지고 있는 지식만으로 싸우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40대의 관리자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일을 맡고 경험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른 나라의 성공 사례와 낯선 업계의 노하우까지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생각해 보면 한 사람이 평생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책을 통해서는 다른 사람이 수십 년 동안 쌓은 경험과 실패를 몇 시간 안에 만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는 단순히 지식을 늘리는 일이 아니라 내가 직접 겪지 못한 삶을 빌려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저자가 제안하는 것이 ‘지금 나에게 필요한 단 10권’이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국과 일본 학생들의 차이를 설명하는 부분이다.

저자는 두 집단의 차이가 ‘독서량’보다 ‘책 사용법’에 있다고 말한다.

책을 외워야 할 지식, 즉 입력의 수단으로 읽는 사람이 있는 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처방전처럼 읽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것도 결국 ‘알고 있다’를 ‘할 수 있다’로 바꾸는 일이다.

아무리 좋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행동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그 지식은 머릿속에 저장된 정보에 머무른다. 책을 읽고도 이전과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행동한다면, 책 한 권을 끝냈다는 사실만 남을 뿐이다.

결국 독서의 진짜 결과는 완독 표시가 아니라 그 뒤에 달라진 행동에서 확인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저자는 책을 읽는 시간만큼 ‘고찰하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

‘지금 내 상황에 적용하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내가 해결하려는 문제에 어느 부분이 도움이 될까?’

이 질문을 계속 던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독서는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독서와는 다르다.

책을 하나의 정답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꺼내기 위한 질문지로 사용하는 것이다.

결국 좋은 독서는 지식을 많이 저장하는 사람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든다.

저자가 눈앞에 두는 책을 10권으로 제한하는 이유도 흥미롭다.

책이 너무 많으면 정말 필요한 책이 다른 책 사이에 묻히고 관심도 분산된다.

그래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책, 실제로 실천해 보고 싶은 책, 미래의 자신에게 도움이 될 책을 골라 10권만 가까이에 둔다. 이 10권은 단순한 독서 목록이 아니라 현재 자신이 어디에 시간과 노력을 써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업무 리스트 역할까지 한다.

어떤 책을 지금 곁에 두고 있는지는 내가 무엇을 고민하고 있으며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작은 지도와도 같다. 결국 책을 고르는 일은 지금 내 삶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볼 것인지 선택하는 일이기도 하다.

10권은 계속 바뀐다.

저자는 한 달에 한 번 목록을 다시 살펴보고 현재의 과제와 맞지 않는 책은 정리한다.

필요하면 버렸던 책도 다시 산다.

실제로 『혁신 기업의 딜레마』를 한 번 처분했다가 산리오의 라이선스 사업이 성공하던 시기에 다시 구입했다.

사업이 잘되고 있었기에 오히려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새로운 질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같은 책도 내가 처한 상황이 달라지면 전혀 다른 책처럼 읽힐 수 있다.

책이 바뀐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내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보이지 않던 문장이 어느 날 갑자기 중요하게 다가오는 이유도

결국 내가 새로운 질문을 갖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고르는 기준도 실용적이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먼저 살펴보고,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고,

자신이 주목하는 사람이 읽는 책이나 신뢰할 만한 추천 목록을 참고한다.

중요한 것은 유명한 책이 아니라 지금 자신의 문제와 연결되는 책을 찾는 것이다.

다음 주에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 있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언젠가 도움이 될 교양서가 아니라 당장의 발표를 개선할 수 있는 책이다.

경제경영서나 실용서를 스마트폰 사용설명서처럼 생각하라는 조언도 인상적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 없이 필요할 때 필요한 부분을 찾아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완독 여부조차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과제를 해결할 답에 빠르게 도달해 실제로 실행하는 것이다.

300페이지를 끝까지 읽고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 것보다 단 한 페이지에서 필요한 답을 발견해 행동 하나를 바꾸는 편이 훨씬 의미 있는 독서일 수 있다.

책을 끝까지 읽었다는 만족보다 책에서 무엇을 가져와 현실에 옮겼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라는 뜻이다.

산리오에서 해외 CSR을 고민하던 당시 마이클 포터의 ‘공통 가치 창조(CSV)’

개념을 실제 업무에 활용한 저자의 경험도 이 독서법을 쉽게 이해하게 해준다.

책에서 얻은 개념을 현실의 문제와 연결하면서 기업의 사회공헌을 단순한 비용이 아닌

‘비즈니스를 통한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

좋은 책은 반드시 정답을 주지는 않는다.

대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방향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한다.

결국 독서가 사람을 성장시키는 이유는 책 속에 답이 있기 때문이라기보다,

책을 통해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질문을 시작하게 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또 하나 기억하고 싶은 것은 이해가 잘되지 않을 때 ‘콘텍스트가 부족하지 않은가?’라고 생각해 보라는 조언이다. 우리는 어려운 내용을 만나면 쉽게 자신의 이해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배경과 앞뒤 맥락을 알게 되는 순간 복잡했던 내용이 쉽게 이해되는 경우도 많다.

이해한다는 것은 정보를 하나 더 외우는 일이 아니라 정보와 정보 사이의 관계를 발견하는 일이다.

그래서 독서는 문장을 수집하는 과정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맥락을 조금씩 넓혀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10권 독서법』을 읽고 나면 ‘얼마나 많이 읽었는가’라는 독서의 강박에서 조금 자유로워진다.

저자가 말하는 ‘책을 10권밖에 읽지 않는다’는 것은 적게 읽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10권의 책을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경험으로 바꾸라는 의미다.

책의 숫자를 늘리는 독서가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늘리는 독서.

100권을 읽고도 이전과 똑같이 살아가는 것보다 단 10권을 읽고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는 편이 더 가치 있을 수 있다. 결국 독서가 남겨야 하는 것은 읽은 책의 숫자가 아니라 책을 만나기 전과 조금은 달라진 나 자신일 것이다.

『10권 독서법』은 책을 많이 읽는 방법보다 책을 현실에서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마인드빌딩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미국과 일본의 학생들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독서량’이 아니라 ‘책 사용법’이다.
일본의 학생은 책을 입력의 수단, 즉 외워야 할 지식으로 생각하며 읽는다면,
미국의 학생은 책을 문제 해결의 처방전으로 생각하고 출력의 수단으로서 읽는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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