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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로 서기 - 어떤 순간에도 나를 책임지는 '1인분의 삶'을 위하여
임홍택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6년 6월
평점 :

『1로 서기』를 읽으며 가장 먼저 마음에 남은 문장은 “세상 모든 것이 서툴고 낯선 인생 1회차 당신에게”였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모두 인생을 처음 살아간다. 누군가는 사회생활도, 돈 관리도, 인간관계도 능숙해 보이지만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자의 자리에서 서툴게 버티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 역시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는 줄 알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어려운 일은 여전히 어렵고 처음 겪는 상황 앞에서는 또다시 당황하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인 ‘1로 서기’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혼자 잘난 사람이 되라는 뜻이 아니라, 적어도 내 삶의 한 사람 몫은 내가 감당할 수 있도록 배워가자는 말처럼 느껴졌다.
저자 임홍택은 자신의 10대와 20대를 솔직하게 돌아본다.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성인이 되어 마주한 세상은 학교와 전혀 달랐다고 말한다. 학교에서는 시험 보는 법은 알려주었지만, 조별 과제에서 무임승차하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회사에서 반복되는 실수와 상처를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 월급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계약이나 사기 앞에서 어떻게 나를 지켜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성적은 중요하다고 배웠지만 정작 사회에 나왔을 때 꼭 필요한 생활의 기술은 대부분 직접 부딪히며 배워야 했다.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초생’과 ‘경생’이라는 표현이었다. 첫아이를 키울 때는 모든 것이 무섭고 서툴지만, 둘째 아이를 키울 때는 한 번의 경험 덕분에 훨씬 차분해진다는 이야기다. 인생도 그렇다. 한 번 더 살아볼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덜 당황하고, 덜 다치고, 덜 무너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생에는 두 번째 예행연습이 없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를 통해 이제 막 사회에 던져진 누군가가 조금이나마 경험자의 삶처럼 살아가길 바란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공한 사람이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조언하는 느낌이 아니라, 여러 번 넘어져 본 사람이 “나도 그랬다. 그러니 너는 조금 덜 다쳤으면 좋겠다”고 말해주는 느낌이었다.
『1로 서기』는 단순히 “열심히 살아라”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 사회가 너무 오랫동안 노력, 성공, 경쟁, 뒤처짐에 대한 불안에 익숙해져 있었다고 짚는다. 물론 노력은 중요하지만, 노력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말은 때로 사람을 더 외롭게 만든다. 열심히 했는데도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사람은 세상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탓하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성공에는 운의 비중도 크다고 말한다. 이 말은 노력이 소용없다는 뜻이 아니라, 결과를 전부 내 힘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자는 의미에 가깝다. 운은 내가 원하는 순간에 찾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원하는 결과가 늦게 오더라도 내 자리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이다.
이 책은 ‘전속력으로 달리는 삶’보다 ‘버티고 서 있는 삶’을 이야기한다. 빠르게 성공하는 것도 멋지지만, 결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도 자기 일을 놓지 않는 태도는 더 깊은 울림을 준다. ‘1로 서기’를 위해 필요한 다섯 가지 역량도 현실적이다. 직업 전문성, 돈 관리 역량, 관계 관리 역량, 위기 대처 능력, 실전 생활 기술. 일을 잘한다고 삶이 안정되는 것도 아니고, 돈을 잘 번다고 관계와 생활이 저절로 정리되는 것도 아니다. 한 사람의 몫을 해낸다는 것은 어느 한 분야에서 압도적으로 성공하는 일이 아니라, 무너지지 않을 만큼의 균형을 갖추는 일에 가깝다.
커리어에 대한 조언도 공감됐다. 우리는 자주 “좋아하는 일을 해라”는 말을 듣지만, 정작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를 때가 많다. 저자는 좋아하는 일을 억지로 찾기보다 먼저 싫어하는 일을 하나씩 지워 나가라고 말한다. 나를 지치게 하는 일, 마음이 불편한 관계, 아무리 해도 맞지 않는 환경을 줄여가는 것만으로도 삶의 방향은 조금씩 선명해질 수 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말도 오래 남았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붙잡고, 그것을 통해 다음 가능성을 열어가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로 서기』는 사회초년생을 위한 책처럼 보이지만, 이미 어른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게도 필요한 내용이 많다. 커리어 설계, 경제적 자립, 인간관계, 위기 대처, 자취와 생활 관리까지 자기 몫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기본기를 폭넓게 다룬다.
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했지만, 사회에 나와 꼭 필요했던 것들을 알려주는 책이다.
결국 이 책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인생은 처음이라 서툴 수밖에 없지만, 계속 서툴게만 살아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1인분의 삶은 대단한 성공이나 완벽한 독립을 뜻하지 않는다. 내 돈을 조금 더 잘 관리하고, 내 관계의 선을 지키고, 맡은 일을 책임 있게 해내고,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너무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에 가깝다. 완벽하게 서 있지 못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려는 마음, 모르면 배우려는 태도, 실수했을 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일 것이다. 『1로 서기』는 조금 덜 다치고, 조금 더 단단하게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건네고 싶은 현실적인 안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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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두 분야에서 고민이 계속되는 와중에 《작가란 무엇인가》에 수록된 움베르토 에코의 인터뷰 내용을 읽게 되었다. 해당 인터뷰에서 움베르토 에코는 자신이 어떤 일이나 공부를 시작하려고 할 때는 ‘완강한 무관심(stubborn incuriosity)’을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완강한 무관심이란 ‘잘하지 못하거나, 잘 알지 못하는 일에 대해 의식적으로 관심을 줄여 가는 행동’을 의미한다. 그의 자기 고백을 보면서, 내 고민이 실제로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사이의 고민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의 고민이었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사이에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존재한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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