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 유어 마인드 - 반복되는 루틴에 가려진 내 안의 잠재력과 마주하는 법
마리오 알론소 푸이그 지음, 성소희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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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하며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늘 비슷한 방식으로 반응할 때가 많다.

불안할 때마다 같은 생각에 빠지고, 외로울 때마다 익숙한 행동을 반복하며, 상처받았던 관계와 비슷한 관계를 다시 선택하기도 한다.

분명히 변하고 싶은데도 같은 자리로 돌아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리셋 유어 마인드』는 그 답을 의지의 부족이 아니라 우리 안에 이미 작동하고 있는 ‘프로그램’에서 찾는다.

이 책의 문장처럼, “프로그램 안에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프로그램에서 깨어날 수 없다.”

이 책은 바로 그 프로그램을 알아차리고 그 안에서 벗어나기 위한 내면 탐험의 안내서다.


저자 마리오 알론소 푸이그는 인간의 마음을 막연한 감정이나 긍정적인 태도의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

그는 뇌과학, 심리학, 의식과 무의식, 신체 감각과 정서적 기억을 함께 설명하며 우리가 왜 특정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지 보여준다. 책에서는 인간의 정신에도 컴퓨터처럼 여러 운영체제가 있다고 말한다.

생존과 본능을 담당하는 시상 하부, 감정과 애착을 기억하는 대뇌변연계, 언어와 분석을 맡는 좌뇌, 직관과 연결감을 느끼는 우뇌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우리 안에는 “지금 당장 안전해야 한다”는 마음,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마음, “더 깊은 의미를 느끼고 싶다”는 마음이 동시에 존재한다.

그래서 인간은 단순하지 않다. 어떤 행동 하나에도 여러 층의 이유가 있다.

시상 하부는 배고픔, 목마름, 성적 욕구, 스트레스 반응처럼 생존에 꼭 필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이 영역은 “지금 당장 필요해”라고 외친다.

반면 대뇌변연계는 위험과 기회를 감지하고, 즐거움은 가까이하고 고통은 피하려 하며, 무엇보다 정서적 유대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왜 낯선 변화보다 익숙한 안전지대에 머무르려 하는지 이해하게 된다.

변화가 무서운 것은 우리가 나약해서가 아니라, 뇌가 익숙한 것을 안전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특히 깊게 남은 부분은 신체 접촉과 정서적 유대에 관한 내용이었다.

저자는 아기에게 안기고 쓰다듬어지는 경험이 단순한 애정 표현이 아니라 뇌 발달과 관계 형성의 중요한 토대라고 말한다.

편도체는 대뇌변연계의 중심이며 감정적인 기억을 저장하는 곳이다.

어린 시절 충분한 접촉과 애착을 경험하지 못하면, 성인이 되어 관계에서 불안정함을 느끼거나 외로움과 거절에 지나치게 민감해질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외로울 때 음식을 찾고, 어떤 사람은 불안을 느낄 때 충동적으로 물건을 사며, 어떤 사람은 자신을 힘들게 하는 관계임을 알면서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

이 대목은 단순히 뇌과학 지식으로만 읽히지 않았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행동을 보며 “왜 나는 또 이러지?”라고 자책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 행동을 곧바로 비난하기 전에 그 안에 숨은 결핍을 보라고 말한다.

음식을 원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위로가 필요했을 수 있고, 물건을 사고 싶다고 느꼈지만 사실은 허전함을 달래고 싶었을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모를 때, 가장 가까이 있는 대체물로 마음의 빈자리를 채우려 한다.

그래서 변화의 시작은 행동을 억지로 끊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이 대신 채우고 있던 감정을 알아차리는 데 있다.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설명도 좋았다. 저자는 누군가의 행동을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이 과거에 겪은 일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과거가 현재와 미래를 모두 결정한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어떤 말과 행동은 그 사람이 지나온 시간, 상처, 결핍, 두려움 속에서 만들어졌을 수 있다는 의미다. 누군가가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반응할 때 우리는 쉽게 판단한다.

그러나 판단은 대상을 좁게 보고, 이해는 대상을 넓게 본다.

“저 사람은 왜 저래?”라고 묻는 대신 “저 사람에게는 내가 모르는 어떤 맥락이 있었을까?”라고 묻는 순간, 관계를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진다.

물론 과거의 상처가 모든 행동을 정당화해 주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책임을 묻는 일과 원인을 이해하는 일은 함께 갈 수 있다. 원인을 보지 못하면 같은 행동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진짜 성숙은 상처를 핑계로 삼는 것이 아니라 상처가 나를 어떻게 움직여 왔는지 알아차리고 더 이상 그 방식으로만 살지 않겠다고 선택하는 일이다.


좌뇌와 우뇌에 대한 설명도 이 책의 중요한 축이다. 좌뇌는 언어, 분석, 분류, 판단을 담당한다.

우리는 좌뇌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설명하고,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만든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야기가 현실과 다를 때도 우리가 그것을 진실처럼 믿는다는 점이다.

“나는 원래 안 돼”, “나는 사랑받기 어려운 사람이다”, “나는 늘 실패한다” 같은 생각도 반복되면 하나의 자기 서사가 된다.

반면 우뇌는 존재의 느낌, 직관, 연결감, 더 깊은 현실을 받아들인다.

좌뇌가 소유와 성과와 통제를 중시한다면, 우뇌는 존재와 공감과 연결을 중시한다.

이 책이 중요한 이유는 좌뇌가 나쁘고 우뇌가 좋다고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좌뇌만 강하면 삶을 성과와 인정, 소유로만 바라보기 쉽고, 우뇌만 강하면 현실을 구체적으로 살아내는 힘이 약해질 수 있다.

결국 필요한 것은 통합이다. 이성과 감정, 논리와 직관, 현실과 내면이 함께 움직여야 우리는 더 온전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삶은 논리만으로도 부족하고 감정만으로도 불안하다.

좋은 선택은 차가운 분석과 따뜻한 감각이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한자리에 앉을 때 가능해진다.


책에서 말하는 ‘리셋’은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오래전부터 내 안에서 자동으로 작동하던 반응을 알아차리는 일이다.

우리는 상처받았던 과거가 괴로우면서도 그것이 익숙하다는 이유로 반복한다.

익숙한 고통은 이상하게도 안전처럼 느껴진다. 불편하지만 예측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낯선 행복보다 익숙한 불행을 선택할 때도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을 조용히 건드린다.

변화를 위해서는 먼저 내가 무엇을 반복하고 있는지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반복이 정말 나를 지키고 있는지, 아니면 나를 가두고 있는지 물어야 한다.

후반부에서 말하는 명상과 호흡도 그런 의미에서 중요하다.

명상은 특별한 수행이 아니라, 잠시 멈추고 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바라보는 시간이다.

집중해야 하는 활동을 잠시 멈추고 조용히 호흡에 집중할 때, 뇌는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불안에서 조금씩 벗어난다.

그때 창조적 무의식이 움직이고, 새로운 해석과 새로운 선택의 가능성이 열린다.

기억 자체를 지울 수는 없지만, 그 기억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지면 더 이상 같은 방식으로 우리를 제한하지 못한다.


『리셋 유어 마인드』는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뇌의 구조와 의식, 무의식, 좌뇌와 우뇌, 운영체제 같은 개념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우리는 고장 난 존재가 아니라 아직 제대로 이해되지 못한 존재다.

나를 힘들게 했던 반복도, 이해하기 어려웠던 감정도, 자꾸만 돌아가던 익숙한 선택도 모두 나를 설명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자기 이해는 자기 합리화가 아니라 자기 회복의 출발점이다. 나를 알아야 나를 바꿀 수 있고, 나를 바꿀 수 있어야 비로소 내 삶의 방향도 달라진다.


책을 읽고 나서 오래 남았떤 생각은, 괜찮은 정도의 삶에 머물기엔 우리 안의 잠재력이 너무 아깝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때로는 그 자원이 잠들어 있거나 사용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을 뿐이다.

물이 액체, 얼음, 수증기로 형태를 바꾸듯 인간도 어떤 상태에 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힘을 발휘한다.

지금 무기력하다고 해서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금 불안하다고 해서 삶 전체가 불안으로 결정된 것도 아니다.

결국 내 안의 잠재력을 깨우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더 세게 밀어붙이는 일이 아니라 내 마음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일이다.

내가 어떤 프로그램 안에서 살아왔는지, 어떤 감정에 묶여 있었는지, 어떤 생각을 사실처럼 믿어 왔는지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때 우리는 반응하는 삶에서 선택하는 삶으로 조금씩 이동한다.

진짜 리셋은 과거의 나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나를 이해한 뒤 더 이상 그 방식만으로 살지 않겠다고 조용히 선언하는 일이다.


'오픈도어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어떤 대상이든 겉모습만으로 속단해서는 안 된다. 생존을 위해서는 협력을 이끄는 감정적 유대를 쌓는 일도 무척 중요하다. 시상 하부는 개체의 생존에 초점을 맞추지만, 정서적 유대를 일으키는 데 아주 중요한 호르몬인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도 생성한다. 그런데 이 기능은 포유류에만 존재할 뿐 파충류에는 없다. 아울러 진화 과정에서 더 나중에 발달하는 편도체 핵이야말로 진정한 정서적 유대감 형성 및 모성 행동의 핵심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처음 몇 년 동안 부모와의 신체적 접촉이 거의 없다면, 편도체 핵이 발달하지 못한다. 그러면 아이는 성장한 후 스트레스 상황에 잘 대처하지 못하면서 회복하는 능력도 크게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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