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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좋은 어른의 시간 - 시니어 IN 그림책 ㅣ IN 그림책
최혜정 지음 / 생애 / 2026년 3월
평점 :

💬 구체적인 리뷰를 남기기 전에, 이 책에 대한 소감을 먼저 간략하게 이야기해보고 싶다.
처음 이 책을 넘겼을 때는 그림책을 이야기하는 책인데 왜 정작 그림은 빠져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약간의 의아함을 품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는데, 작가님의 시선을 따라 그림책에 대한 설명을 읽다 보니 오히려 그림이 없어서 더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림이 눈앞에 주어지지 않으니 글만으로 장면을 상상하게 되었고, 그 풍경을 스스로 그려보는 시간이 생겼다. 그림이 아닌 글에 집중하다 보니, 삶에 빛이 되어줄 문장을 발견하는 순간도 더 선명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생각보다 훨씬 소중하게 느껴졌다.
읽을수록 소개된 그림책의 그림을 직접 찾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다. 그래서 본문 발췌 부분에서는 두 작품 정도만 실제 그림을 찾아 함께 실었고, 나머지 발췌 부분에는 일부러 그림을 넣지 않았다.
이 책이 내게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에게도 궁금증을 남겨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좋은 어른의 시간』은 그림책이 아이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 어른에게도 더 깊은 교훈과 메시지를 건넬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그림책 한 권이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고, 나이 듦과 어른의 시간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
이 책은 직접 읽어봐야 그 진가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책이다.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다.
[리뷰]
『오히려 좋은 어른의 시간』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제목 그대로였다.
좋은 어른이란 무엇일까?
나이를 먹는다고 저절로 좋은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고,
오래 살았다고 해서 반드시 지혜로워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더 단단해져야 할 마음이 있고, 더 부드러워져야 할 태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시니어 IN 그림책’이라는 부제처럼, 그림책을 통해 나이 듦과 어른의 시간을 바라보는 책이다. 초고령 사회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에 우리는 모두 언젠가 늙어간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이 듦은 자주 두려움이나 상실의 언어로만 이야기된다.
젊음은 가능성이고, 나이 듦은 끝이라는 식의 시선도 여전히 많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생각을 조용히 뒤집는다.
나이 듦은 사라지는 시간이 아니라, 다르게 피어나는 시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을 읽으며 좋았던 점은 저자가 그림책을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림책 속 인물과 장면을 통해 삶의 태도를 길어 올리고, 그 안에서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차분히 묻는다. 특히 흰머리, 주름, 굽어진 몸 같은 것들을 결핍이나 초라함으로만 보지 않고, 그 시간 속에 쌓인 아름다움으로 바라보려는 시선이 인상 깊었다.
좋은 어른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시간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젊음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것을 결핍으로만 보지 않고,
그 안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할 줄 아는 사람이 좋은 어른에 가까운 것 같다.
책 속에서 김동성 작가의 그림책 『꽃에 미친 김 군』을 다룬 부분도 기억에 오래 남았다.
조선 시대 꽃에 평생 몰입했던 김덕형의 삶을 통해,
좋아하는 것에 깊이 빠진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보여준다.
남들이 보기에는 쓸모없어 보이고, 미련해 보이고, 때로는 이상해 보이는 일이라도 한 사람의 마음을 살게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
나는 이 부분을 읽다가 실제로 『꽃에 미친 김 군』을 찾아보게 되었고,
그림을 보는 순간 마음을 빼앗겼다.
책에서 표현한 대로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꽃에 저절로 취하는 느낌이었다.
텍스트만으로 그림을 설명한 책이었는데도, 그 그림이 너무 궁금해져 결국 찾아보고 결제까지 하게 되었다. 그 순간 이 책이 가진 힘을 실감했다.
좋은 책은 다른 좋은 책으로 이어지고, 한 권의 책은 또 다른 세계의 문을 열어준다.
어쩌면 ‘취향’은 삶을 지탱하는 작은 뿌리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남들이 대단하다고 인정해주는 일이 아니어도,
내가 좋아하고 오래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사람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좋아하는 것이 있다는 건 아직 마음이 살아 있다는 증거다.
『오히려 좋은 어른의 시간』은 나이 듦을 말하지만, 단지 나이 든 사람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 어른이 되어가는 사람, 언젠가 좋은 어른이 되고 싶은 사람,
나이 드는 일을 막연히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더 필요한 책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좋은 어른이란 누군가를 가르치려 드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삶을 계속 배우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림책은 짧고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삶의 깊은 질문이 숨어 있다.
어린이만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했던 그림책이 어른에게 더 깊이 다가올 때가 있다.
어릴 때는 보이지 않던 장면이 나이가 들어 다시 보면 다르게 보이고,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문장이 어느 순간 마음을 오래 붙든다.
결국 그림이 변한 것이 아니라 그 그림을 바라보는 내가 변한 것이다.
좋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세상을 다 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잃지 않는 일이다.
익숙한 것을 다시 보고, 사소한 것에서 마음을 회복하고,
다른 사람의 시간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태도. 그게 어른의 품격일지도 모른다.
이 책의 제목에 들어간 ‘오히려’라는 말도 오래 남는다. 나이가 들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좋아질 수 있는 시간. 예전처럼 빠르게 달릴 수 없어서 오히려 천천히 볼 수 있는 시간. 할 수 없는 것이 많아져서 오히려 할 수 있는 것을 더 소중히 붙드는 시간.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이 듦을 위로하면서도, 동시에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책을 덮고 나니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창한 어른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잠시 쉬어갈 그늘이 되어주는 어른. 내 취향과 몰입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어른. 나이 듦을 숨기지 않고, 그 시간 안에서 나만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어른. 그런 어른의 시간을 나도 천천히 만들어가고 싶다.
『오히려 좋은 어른의 시간』은 그림책을 통해 나이 듦을 다시 배우게 하는 책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이 꼭 쓸쓸한 일만은 아니라고, 오히려 더 깊고 넓어지는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조용히 말해준다. 그래서 이 책은 어른이 되어가는 모든 사람에게 다정한 질문을 건넨다.
당신은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가?
그리고 지금 당신의 시간은 어떤 아름다움으로 익어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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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 서평단 @thaod1088‘을 통해
‘도서출판 생애’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 인생 IN 그림책 >
빨) 김진향 @book_cart_ssam
주) 조은주 @chakanbyeol_j
노) 김볕 @written.byemma
초) 최혜정 @pianokey68
파) 김혜경 @hyekyoung__arcabooks
남) 김태은 @8.green.picture
18세기 조선에, 이러한 해체와 전복을 시도한 지식인 그룹이 있었다. ‘이덕무와 그의 친구들’이다. 기존의 공리공론을 거부하는 실학자였던 그들은 늘 새로운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과유불급’의 덕에서 벗어나 ‘벽과 치’를 즐겼다. 벽癖은 무언가를 지나치게 즐기는 병이며, 치癡는 너무 어리석어 미친듯하다는 뜻이다. 이덕무는 책만 보는 바보라는 뜻의 ‘간서치’가 호였으며, 정철조는 돌에 비친 바보라는 뜻의 ‘석치’를 호로 사용했다. 박제가는 화가 김덕형이 만든 식물도감 『백화보』의 서문인 「백화보서」를 써서 ‘벽’을 예찬한다. 그는 글을 시작하며 먼저, 편벽된 병을 앓는다는 의미의 ‘벽’이 실은 병이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고독하게 새로운 것을 개척하고 전문 기예를 익히는 것은 벽을 가진 사람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로 그는 김덕형의 ‘벽’을 극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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