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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스쿨 - 은퇴 후 더 행복해지는 사람들의 비밀
최영일 지음 / 다른상상 / 2026년 2월
평점 :

“은퇴는 절대 에필로그가 아니다.”
『은퇴스쿨』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은퇴가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현실이라는 점이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나중에는 조금 편하게 살고 싶다’는 상상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막연한 바람을 아주 구체적인 현실의 장면들로 바꿔 보여준다.
퇴직금으로 장사에 뛰어들었다가 빚만 남은 선배,
서울 아파트를 팔고 지방으로 갔다가 폭등한 집값에 마음이 무너진 친구,
상가에 투자했다가 공실을 견디며 버티는 사람들까지.
다들 뭔가를 해보려 애썼지만, 쉽게 풀리기보다는 삶에 물어뜯기고 얻어맞으며 버티고 있는 모습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더 와닿았던 것 같다.
이 책은 그런 사례들을 보여주면서도 현실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만 끌고 가지 않는다.
현실을 모른 척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인생을 너무 무겁게 끌고 갈 필요도 없다고 말한다.
은퇴 준비도 삶의 전환점도 너무 겁먹지 말고, 부담 없이, 소소하게,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는 메시지가 오히려 더 깊게 남는다.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나는 은퇴 후 1년 뒤에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5년 후, 10년 후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책에서 그려지는 1년 차의 모습은 꽤 솔직하다.
알람 없이 눈을 뜨고,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
누군가는 “이제 진짜 인생을 사는 거지”라고 말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는 상태다.
자유는 생겼는데, 어디에 써야 할지 몰라 헤매는 시간. 그 장면이 묘하게 떠올랐다.
우리는 늘 시간이 없다고 말하지만, 막상 시간이 생기면 방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낯설지 않다.
시간이 조금 흐르면 삶의 결은 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출근 대신 산책을 하고, 회의 대신 음악을 듣고, 평일 한낮에 영화를 보러 가는 일상이 이어진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보다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 날들, 그래서 오히려 하루가 더 분주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 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지점을 짚어낸다.
우리가 막연히 동경하던 ‘선택의 자유’가 실은 생각보다 묵직한 책임과 마주하는 일이라고 한다.
책을 읽다 보면 현재의 내 상황과 내가 실행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하나씩 의문을 갖고 질문을 던지게 되기도…
과연 나는 지금 선택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나?
여전히 주어진 흐름대로 지내고 있는 건 아닌지?
나이를 먹어가면서 삶의 기준이 점점 바뀌는 된다는 부분이 기억이 난다.
성과 중심에서 경험 중심으로, 돈보다는 감정으로. 관계로.
손주의 웃음소리, 영화 한 편의 여운, 점심 한 끼의 만족감 같은 것들이 ‘진짜 부’로 느껴지는 순간들이다.
이 글을 읽으며, 나는 삶의 기준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더 흐르게 되면 마음의 방향 자체가 달라진다.
욕망은 줄어들고, 감사가 그 자리를 채운다. 거창한 목표 대신 지금 이 순간의 온기와 사람과의 관계,
남겨질 기억 같은 것들이 더 중요해진다. 결국 은퇴는 끝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기준이 조금씩 바뀌어 가는 과정이다.
책 중간에 나오는 솔개 이야기도 오래 남는다.
40년쯤 살면 부리는 무뎌지고, 발톱은 힘을 잃고, 날개는 닳아 더 이상 사냥을 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그때 솔개는 산으로 올라가 스스로를 바꾸는 선택을 한다.
부리를 깨고, 발톱을 뽑고, 깃털까지 뽑아내는 고통스러운 4개월이란 시간을 견뎌낸 뒤에야 비로소 새로운 몸으로 다시 날아오른다.
이 이야기는 변화란 결국 불편함과 고통을 통과해야 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준비는 번거롭고 과정은 아프지만, 그것을 피하면 다시 날 수 없다.
그래서 “솔개도 다시 날기 위해 준비하는데, 우리는 왜 하지 않는가”라는 문장이 더 묵직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곧이어 만난 문장 역시 깊이 남았다.
“늦었다고 느껴질 때가 정말 늦은 것 같지만, 그래도 뭐라도 하면 변화가 시작된다.”
늦었다는 이유로 시작조차 하지 않으면, 원하는 변화는 결국 끝내 일어나지 않는다.
어쩌면 정말 변화를 원한다면, 늦었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빠른 순간일지도 모른다.
이어서 재무에 대한 부분도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물가는 계속 오르고, 가만히 두면 통장 잔고의 가치는 줄어든다.
냉면 한 그릇이 3천 원이던 시절에서 이제는 1만 원을 넘는 현실처럼.
그래서 은퇴 자금은 단순히 모으는 게 아니라, 물가보다 빠르게 자라야 한다는 말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건 “지키는 자금이 결국 남는 자금이다”라는 부분이다.
특히 퇴직금을 손에 쥔 이후가 가장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한 번의 선택이 이후의 삶을 크게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벌겠다’는 욕심보다 ‘지켜내겠다’는 태도가 더 중요해 보였다.
개인적으로 가장 깊게 남은 건 50대를 ‘마지막 리허설’이라고 표현한 부분이었다.
돈의 흐름을 점검하고, 건강 상태를 살피고, 인간관계를 다시 정리하고, 은퇴 후의 수입 구조를 고민하는 시기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막연했던 불안이 조금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바꿀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 책은 한 가지를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은퇴해도 수입은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완전히 일을 끊는 것이 아니라, 작게라도 지속 가능한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살리든, 새로운 걸 배우든, 취미를 연결하든 방법은 다양하다.
중요한 건 나를 계속 움직이게 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또 하나 놓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로 사람이다.
은퇴 후 가장 무서운 건 외로움일 수 있다고 말한다.
가족, 친구, 그리고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까지. 관계는 자연스럽게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걸 다시 느끼게 해준다.
은퇴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지금의 삶 속에서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인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은퇴 이후를 말하는 책이 아니라 지금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 해주는 책이다.
그리고 읽는 내내 특히 유익하게 다가왔던 부분은 ‘연금’에 대한 이야기였다.
은퇴 전 연금액을 올릴 수 있는 세 가지 전략을 설명하는데,
막연하게 알고 있던 내용들이 훨씬 구체적으로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국민연금은 ‘얼마를 냈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점과
임의계속가입을 활용하는 방법, 그리고 추납 제도를 통해 공백 기간을 메울 수 있다는 사실까지 알려준다. 이전에는 스쳐 지나갔던 개념들이었는데,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다.
또 은퇴 이후 고정비를 세세하게 나누어 보여준 부분도 인상 깊었다.
막연하게 ‘돈이 많이 들겠지’라고 생각하던 것을 항목별로 눈에 보이게 정리해주니,
머리로가 아니라 몸으로 이해되는 느낌이었다.
책을 읽을 수록 은퇴 준비는 나중의 일이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해야 하는 거구나를 느끼게 해준다.
아직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사실은 준비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걸 조금 늦게 깨달은 기분이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알게 된 것만으로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유익한 정보를 준 책을 넘어서,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고마운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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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상상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솔개는 수리과에 속한 맹금류로, 하늘을 우아하게 나는 모습과 강한 생존력으로 잘 알려진 새다. 특히 ‘솔개 이야기‘는 인생의 전환점에서 다시 도약하려는 사람들에게 자주 비유되는 우화로, 새로운 시작과 도전을 상징한다. 솔개 이야기를 한번 들어 보자. 이 새가 무려 80년이나 산다는데, 40년쯤 되면 인생이 한 번 꼬인다. 부리는 무뎌지지, 발톱은 힘이 빠지지, 날개는 닳아빠져서 사냥도 못한다. "아, 나 이제 끝났구나…." 할 때 이 솔개가 뭘 하냐면, 산으로 올라가서 자신을 박살낸다. 부리를 깨고, 발톱을 뽑고, 깃털까지 뽑아 버린다. 그걸 4개월이나 참고 견디면? ’짠! 새 부리, 새 발톱, 새 날개 달고 다시 비상!‘ 이건 그야말로 은퇴 준비 교과서와 같다. 솔개도 다시 날아오르기 위해 준비를 하는데 우리는 왜 하지 않는가? 우리도 쉽 살 정도 되면 몸도 지치고, 일도 슬슬 정리할 시기를 맞는다. 그런데 문제는, 준비 하나 없이 은퇴를 맞으면 그때부터 진짜 피눈물 난다는 것.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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