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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 소란한 삶이 고요해지는 순간
에크하르트 톨레 지음, 최윤영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2월
평점 :

에크하르트 톨레의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출간 20주년 기념 한영 합본판)』은 바쁘게 흘러가는 현대의 삶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지금 이 순간’을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 전 세계 수많은 독자에게 깊은 영향을 준 『지금 이 순간의 힘』의 저자인 톨레가 전하는 사유가 담긴 이 책은 긴 설명이나 논리를 앞세우기보다 짧은 문장과 자연 사진, 그리고 사색적인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어판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와 영문판 『Eckhart Tolle’s Findhorn Retreat』이 한 권에 담긴 독특한 구성 역시 이 책의 특징이다. 앞부분에서는 한국어로 톨레의 사유를 읽고, 뒤쪽에서는 그가 직접 촬영한 자연 사진과 함께 영문 원문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이해인 수녀의 추천사처럼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게 만드는 책이다. 화려한 이론이나 복잡한 철학 대신 간결하고 명료한 문장으로, 결국 우리가 충실하게 살아야 할 시간은 오직 ‘지금’뿐이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 준다. 톨레는 삶의 본질적인 평화와 행복이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현재를 온전히 살아내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책의 시작은 스코틀랜드 핀드혼 공동체 이야기로부터 출발한다. 1960년대, 풀 한 포기 자라기 힘든 모래와 자갈뿐인 황무지에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꿈꾸던 사람들이 모여 공동체를 만들었다. 그들은 자연과 깊은 관계를 맺으며 척박한 땅에 생명을 불러왔고, 그 과정에서 인간과 자연의 연결을 다시 발견했다. 톨레 역시 핀드혼 숲에서 머무르며 새와 나무, 꽃과 바람, 강물과 숲을 스승처럼 바라보게 되었다고 말한다. 자연은 그에게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법’을 가르쳐 준 존재였다. 고요하게 자연을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생각의 소음에서 벗어나 존재 자체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톨레는 현대인이 과거와 미래에 지나치게 집착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지나가 버린 과거를 아쉬워하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렇게 사는 동안 정작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현재’는 놓쳐 버린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알고 더 많은 것을 가지려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더 많은 정보와 더 많은 물건이 정말 삶을 충만하게 만들 수 있을까.
책 속에서 톨레는 정보와 물질이 넘쳐나는 시대를 날카롭게 바라본다. 우리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수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미 정보 속에 빠져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는 묻는다. 더 많은 정보와 더 많은 물건이 과연 우리 삶의 목적이 될 수 있을까. 더 크고 화려한 쇼핑몰과 더 많은 소비가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줄까. 더 많이 가진다고 해서 우리가 진정한 자아를 찾을 수 있을까. ‘더 많이’라는 욕망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은 단순한 문장처럼 보이지만 현대 소비 사회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또한 이 책은 사랑과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다. 우리는 흔히 사랑을 특정한 사람이나 형태 속에서 찾으려 한다. 하지만 톨레는 진정한 사랑은 어떤 사람에게서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 상대 안에 있는 ‘형태 없는 본질’을 알아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다른 사람 안에서 결국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경험이다. 이 깨달음은 자연 속에서 더 쉽게 느낄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자연을 바라보며 고요하게 머무르는 순간 우리는 생각을 잠시 내려놓게 되고, 그때 존재 자체를 느끼게 된다. 그 경험을 사람과의 관계 속으로 가져올 때 관계 역시 달라진다. 상대를 바꾸려 하거나 판단하려 하지 않고, 자연을 바라보듯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톨레는 또 인간이 불행해지는 이유를 단순하게 설명한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거나, 그것을 얻은 뒤에도 또 다른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와 성공을 이루어도 여전히 불안과 결핍 속에 머무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문제는 외부의 조건이 아니라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더 원하게 만드는 마음의 구조라는 것이다. 생각과 욕망에 자신을 동일시하는 순간 우리는 끝없는 결핍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그는 이러한 상태에서 벗어나는 길을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는 것’에서 찾는다.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존재 자체를 바라볼 때 삶은 훨씬 단순해진다. 특별해져야 한다는 압박도, 남들에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욕망도 서서히 사라진다. 더 이상 다른 사람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려 하지 않게 되고 비교나 경쟁에서도 벗어나게 된다.
책 후반부에 등장하는 문장 “당신은 하늘이고 구름은 그저 오고 가는 것일 뿐이다”라는 비유는 이 책의 메시지를 가장 잘 보여준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 사건들은 하늘을 스쳐 지나가는 구름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들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바라보고 있는 의식, 즉 존재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삶은 더 이상 무거운 짐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하나의 흐름이 된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는 빠르게 읽고 지나가는 책이라기보다 잠시 멈추어 곱씹게 만드는 책이다.
페이지마다 짧은 문장과 자연 사진이 배치되어 있어 마치 한 편의 명상집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자기계발서라기보다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게 만드는 작은 쉼표 같은 책에 가깝다. 책을 읽고 나면 한 가지 단순한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붙잡고 있는 걱정과 집착, 그리고 수많은 생각들은 결국 구름처럼 지나가는 것들이라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그 구름을 바라보는 하늘 같은 존재, 바로 지금 이 순간의 나 자신이다. 그래서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 삶의 의미는 더 많은 것을 얻는 데 있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내는 데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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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다산초당)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형체를 지닌 건 모두 변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변해가는 모습 사이로 변치 않는 생명의 빛이 배어 나옵니다. 이제 겉모습은 어떻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너머의 진짜 모습이 투명하게 비치기 시작하니까요.
우리의 모습 또한 영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여기, 가만히 앉아 있느느 나 자신에게 집중해 보세요. 무언가 맑고 투명한 느낌이 전해집니다. 고요함이라 부르든, 깨어 있음이라 부르든, 내가 존재한다는 깊은 자각이라 부르든 상관없습니다. 그것은 겉모습 너머에 있는 나의 진짜 모습입니다. 이전에는 복잡한 서사와 수많은 생각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을 뿐입니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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