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이 사랑하는 대한민국 컬러링 여행
김규슬 지음 / 트러스트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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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이 사랑하는 대한민국 컬러링 여행』은 ‘색으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책이다. 단순히 밑그림을 채우는 컬러링북이 아니라, 여행과 예술을 하나의 느낌으로 엮어내는 작가의 시선이 고스란히 담긴 감성 여행서다.


작가 김규슬은 성균관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유럽과 아시아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글과 그림으로 풍경을 기록해온 여행 에세이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현지를 직접 걷고 머물며 그려낸 스케치는 그곳의 공기와 분위기를 섬세하게 담아내며, 독자에게 단순한 정보 이상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프랑스 스케치 여행』, 『아프리카 나미비아 컬러링 여행』, 『스위스·오스트리아 컬러링 여행』 등 다양한 시리즈로 이어진 그의 작업은 이번 책에서 ‘대한민국’이라는 공간으로 돌아온다.


이 책은 대한민국 소개로 시작한다.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이 만나는 동아시아 동안에 위치한 나라, 남북 약 1,100km에 이르는 육지와 4,000여 개의 섬, 태극기와 무궁화, 한글이라는 고유 문자까지.

이 책은 특히 한글과 영어가 함께 병기되어 있어,

외국인 독자도 자연스럽게 한국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점이 인상적이다. 컬러링북이면서 동시에 작은 문화 안내서이기도 하다.


이후 펼쳐지는 장면들은 한국의 계절, 역사, 현대적 분위기를 폭넓게 아우른다. 초여름 부여 궁남지의 연분홍 연꽃이 차례로 피어오르는 부여 서동 연꽃 축제 장면에서는 연못 위를 스치는 바람과 물결의 흐름이 그림 속에 살아 있다. 오전에 방문하면 꽃이 가장 활짝 핀다는 작은 팁까지 더해져 여행의 현실감도 놓치지 않는다.


북악산 아래 자리한 청와대 장면에서는 파란 기와와 단정한 선,

일월오봉도를 배경으로 한 전통적 상징성이 강조된다.

산 그림자가 드리운 고요한 공간을 색으로 채우다 보면,

정치적 상징을 넘어 한 시대의 풍경을 마주하는 느낌이 든다.


성수동의 크리스찬 디올 하우스는 또 다른 결의 한국을 보여준다. 공장과 공방이 많던 동네가 패션과 예술의 공간으로 변모한 모습은 현대 서울의 역동성을 상징한다.

부드러운 곡선 외관과 도시적 분위기를 어떤 색으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을 자아낼 수 있다.


해운대 해변 열차 장면에서는 푸른 바다와 등대,

곡선 철로가 어우러지며 부산 특유의 개방감과 속도감을 전달한다. 바다 쪽 좌석을 선택하라는 팁은 실제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색을 채우는 독자에게 장면의 방향성을 상상하게 만든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색칠하는 행위가 곧 여행의 경험이 된다는 점이다. 실제 풍경에 가까운 색을 써도 좋고, 전혀 다른 나만의 색을 입혀도 무방하다. 연꽃을 더 짙게 물들이거나, 청와대의 하늘을 붉은 노을빛으로 바꿔도 된다. 선택하는 색마다 또 다른 대한민국이 완성된다.

복잡한 일상 속에서 한 장면을 천천히 채워가는 시간은 명상과도 같다. 동시에 우리는 그 공간의 문화와 역사, 현재의 모습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여행을 떠나기 전 설렘을 키우는 책으로, 혹은 다녀온 뒤 추억을 되새기는 기록장으로도 충분하다.


『세계인이 사랑하는 대한민국 컬러링 여행』은 한국이라는 공간을 ‘본다’는 차원을 넘어, ‘느끼고 채워 넣는’ 경험으로 확장시킨다. 색연필을 들고 한 장을 완성할 때마다 우리는 그림 속 어딘가에 서 있게 된다. 여행과 예술을 동시에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가장 따뜻한 방식의 여행 안내서다.


'우주서평단'을 통해 '트러스트북스 출판사' 도서를 지원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청와대
The Blue House (Cheong Wa Dae)

산과 상징이 만난 풍경
북악산 아래 자리한 청와대는 파란 기와와 단정한 선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일월오봉도를 배경으로 한 건물 배치는 전통적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청와대 경내를 걷다 보면 산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한국 정치의 상징적 공간을 느낄 수 있다.

TIP
북악산 둘레길에서 내려다보면 청와대 주변 산세가 한눈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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