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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말이 곧 당신의 수준이다 ㅣ 세계철학전집 7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12월
평점 :

비트겐슈타인이 세상을 떠난 날짜(1951.04.29)가 내가 태어난 날과 같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았다.
단지 날짜가 같다는 우연일 뿐인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끌렸다.
내가 블로그와 인스타를 시작할 때 프로필 문장으로 고를 만큼 강렬했던 말이 있다.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다.”
이 문장을 남긴 사람이 비트겐슈타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그가 더욱 궁금해졌다.
그 궁금증을 따라 펼친 책이 『당신의 말이 곧 당신의 수준이다』였다.
어렵게 느껴졌던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일상 속 예시로 풀어내어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그만큼 그의 생각에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비트겐슈타인의 언어 철학을 일상의 문장으로 설명하며, 말이 단순한 표현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크기와 형태를 결정짓는 기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은 비트겐슈타인이 남긴 한 문장,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다”를 중심에 두고,
우리가 느끼는 답답함의 원인을 ‘상황’이 아니라 ‘언어’에서 찾게 만든다.
살다 보면 인생이 참 답답할 때가 있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지도 모르겠고, 잘해내고 싶은데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럴 때 우리는 흔히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돈이 없어서 그래.” “내가 똑똑하지 않아서 그래.”
그래서 그나마 가진 것이라도 지키려고 아등바등 버티며 살아간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익숙한 결론을 잠시 멈추게 한다.
내가 말하고 특정 지을 수 있는 세계가 곧 내 한계라면,
지금의 답답함은 돈이나 능력 때문이 아니라 ‘말하지 못한 세계’가 내 삶에 남아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트겐슈타인은 여기서 질문을 바꾼다.
“지금 당신이 말할 수 있는 세계는 어디까지인가?”
즉, 우리가 힘든 이유는 정말 돈이나 능력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범위’ 안에서만 살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나 역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만 말하며
그 안에서 스스로 한계를 만들어왔던 건 아닐까 싶어진다.
“내가 답답한 건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세계를 좁혀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비트겐슈타인은 상황을 탓하기 전에 먼저 언어를 돌아보라고 말한다.
내가 어떤 말을 쓰고 있는지, 어떤 말 앞에서 쉽게 포기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라고 말이다.
그리고 질문을 바꾸고, 쓰는 말을 바꾸기 시작하면
보이지 않던 길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불가능하다고 단정했던 일들도 다른 가능성으로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결국 언어는 우리의 한계를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세계를 넓히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답답할수록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돈이나 능력이 아니라,
내 삶을 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언어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언어를 단순한 소통 도구가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틀이라고 설명한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모르면 사랑을 느껴도 제대로 표현하기 어렵고,
‘외로움’이라는 말을 모르면 그 감정을 막연하게만 느끼게 된다.
이처럼 우리가 쓰는 단어는 우리가 느끼고 이해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준다.
여기서 말하는 언어의 한계는 단순히 단어를 많이 아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생각의 깊이, 시야의 넓이, 상상력까지 모두 포함한다.
그래서 이 책은 자연스럽게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로 이어진다.
새로운 단어를 배우는 일은 새로운 세계를 배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쓰는 말이 거칠어지면 마음도 거칠어지고, 내가 쓰는 말이 단순해지면 생각도 얕아진다.
이 책은 그런 언어의 힘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세계는 사물의 모음이 아니라, 사실들의 모음이다”라는 주장이다.
책, 의자, 컵을 많이 가진다고 해서 좋은 세계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책이 책상 위에 놓여 있다”처럼 사물들이 어떤 관계로 연결되어 있는지가 중요하다.
즉,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가 세계를 만든다.
우리는 종종 좋은 차, 큰 집, 비싼 옷에 집착한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차를 타고 어디로 가는지, 그 집에서 누구와 시간을 보내는지, 그 옷을 입고 무엇을 하는지다.
같은 칼이라도 요리를 하면 좋은 도구가 되고, 누군가를 해치면 무기가 된다.
의미는 물건이 아니라 그 물건이 쓰이는 상황에서 생긴다.
그래서 저자는 당신이 무엇을 가졌는지가 아니라 지금 당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고 말한다.
그렇다면 내 세계를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세계는 작은 사태들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우리는 인생을 한 덩어리로 생각할 때가 많다.
“내 인생은 왜 이럴까?” “나는 왜 불행할까?”
이렇게 막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하루를 잘게 나누어 보면 다르다.
아침에 일어난 일, 커피를 마신 일, 누군가와 대화한 일, 상처받은 일, 인정받지 못한 일.
이 작은 일들이 모여 하루를 만들고 인생을 만든다.
불행도 마찬가지다.
막연한 감정이 아니라 구체적인 이유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하나씩 살펴보면 무엇을 바꿔야 할지 보이기 시작한다.
작은 변화 하나가 세계를 바꾼다는 말이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이 책은 또 말한다. “사상은 사실들의 논리적 그림이다.”
쉽게 말하면, 생각도 현실과 맞아야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성공하고 싶지만 노력은 하기 싫고, 건강하고 싶지만 운동은 하기 싫다는 말은 현실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 마음은 이해되지만 실제로 이루어질 수 없는 말이다.
그래서 무엇이 가능한지 구분하는 힘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힘이 오히려 우리를 자유롭게 만든다고 한다.
또 “사상은 의미 있는 명제이다”라는 말도 나온다.
사실과 연결되지 않은 추측을 진짜 생각처럼 붙잡고 있으면 불안해진다.
“저 사람이 나 싫어하나?”
“앞으로 망하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들처럼 말이다.
이럴 때 내 생각이 현실에서 확인 가능한지 점검하면 머릿속이 훨씬 가벼워진다.
결국 이 책이 말하는 말은 꾸며내는 기술이 아니라 삶을 정리하는 도구다.
말은 현실을 그리는 그림과 같다.
그림이 현실과 닮아야 의미가 있듯 말도 행동과 맞아야 힘을 가진다.
그래서 “잘 되겠지” 같은 막연한 말보다 “나는 이것을 하겠다”라는 구체적인 말이 중요하다.
틀릴 수도 있지만, 그렇게 말해야 움직이게 된다.
또 좋은 말만 한다고 삶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말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 ‘어울림’의 관점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을 덮고 나면 결국 한 가지 생각으로 돌아오게 된다.
언어는 세계를 담는 그릇이라는 것이다.
그릇이 크면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고 작으면 그만큼만 담을 수 있다.
내가 어떤 말로 하루를 설명하는지, 어떤 문장으로 나를 평가하는지에 따라
내가 사는 세계의 색깔도 달라진다.
행복과 불행 역시 상황보다 그 상황을 바라보는 태도에서 갈라진다.
그래서 삶이 막힐 때 상황부터 탓하기보다 먼저 돌아보게 된다.
내가 쓰는 말이 현실과 맞는지, 내가 던지는 질문이 정말 답이 있는 질문인지 말이다.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은 분명하다.
삶을 바꾸는 일은 거창한 결심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오늘 내가 쓰는 말을 조금 더 정확하게 만들고, 조금 더 솔직하게 현실과 맞추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 작은 변화가 결국 내 세계를 바꾼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
- 매일 열심히 사는데도 이상하게 삶이 제자리인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
- 머릿속 생각이 많아 자주 지치고 불안해지는 사람
- 관계에서 오해가 잦고 말이 자꾸 어긋난다고 느끼는 사람
- ‘좋은 말’을 배우기보다 ‘정확한 말’로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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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쥬리 @happiness_jury 님의 서평단’ 활동을 통해
'모티브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비트겐슈타인은 사람이 이해하고 말할 수 있는 언어의 범위가 곧 그 사람이 바라볼 수 있는 세계의 범위를 결정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말했다.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보자. 누군가 ‘사랑‘이라는 단어를 배우지 못했다면, 그 사람은 사랑을 느낄 수는 있어도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거나 표현하지 못할 것이다. 반대로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배우지 못한 사람은 그 감정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막연한 불편함으로만 느낄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단순히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보고 이해하고 경험하는 하나의 틀에 가깝다. 이 틀이 좁은 사람일수록 삶은 더 한정적이고 답답하게 느껴질 것이고, 아는 단어가 적을수록 생각하는 것이 제한될 것이고, 표현할 수 있는 폭이 좁을수록 경험할 수 있는 세계 역시 그만큼 좁아질 것이다. 그래서 책을 읽어야 한다.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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