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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떨어진 화살을 굳이 가슴에 꽂지 마라 - 한·중·일 50만 독자를 위로한 신경 쓰지 않는 연습
나토리 호겐 지음, 이정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6년 2월
평점 :

“불교로 배우는 ‘마음 관리법’”
현시대는 개인의 자유가 커졌지만, 동시에 타인의 시선에 더 예민해진 시대이기도 하다.
남 눈치 안 보고 살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막상 미움받을 용기는 쉽게 내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자유롭고 싶지만 고립되고 싶지는 않고, 솔직하고 싶지만 상처받고 싶지는 않은 모순적인 상태
ㅡ 그 사이에서 우리는 늘 중간쯤에 머뭇거리며 살아간다.
결국 사람들은 점점 자기 안으로 들어가 혼자 버티고, 혼자 해결하려 애쓴다.
저자는 이런 시대를 ‘신경 쓰는 사회’라고 부른다.
남을 의식하며 살다 보니 마음이 쉴 틈 없이 긴장된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이 표현은 요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말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SNS, 성과 평가, 비교, 평판 등 우리는 늘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고, 이유 없이 피곤해질 때도 많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이 책은 삶의 피로를 개인의 나약함으로 돌리지 않고,
이 시대의 구조 자체가 사람들을 지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읽다 보면 나만 유난히 힘든 것이 아니라 모두가 비슷한 환경 속에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저자가 불교를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기 위한 콘텐츠라고 표현하는 점도 인상 깊다.
불교를 종교적 신앙의 영역으로만 보지 않고, 삶을 다루는 기술로 풀어낸다.
신을 통해서가 아닌, 인간이 가진 지혜와 성찰의 힘으로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고민이 많은 사람에게 잊어버려라!라는 말이 거의 소용없다고 말한다.
신경 쓰는 습관은 이미 자동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생각하지 않으려고 할수록 오히려 더 생각나게 된다.
그래서 그는 마음을 ‘카메라’에 비유한다. 우리는 인생에서 어떤 장면을 찍어 저장할지 스스로 선택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실패, 창피함, 분노, 굴욕 같은 장면만 반복해서 찍는다. 그러다 보니 그 장면이 인생 전체처럼 느껴진다.
이 설명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부정 편향’과도 연결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나쁜 기억을 더 강하게 저장한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집착이고, 심리학적으로 말하면 생존 본능이다.
이 책의 뛰어난 점은 억지로 잊으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어디에 초점을 둘지 바꾸라고 말한다. 이것이 훨씬 현실적인 방법이다.
결국 제목에서 가르키고 있는 화살은 사건이 아니라 기억이 아닐까.
이미 지나간 일인데 내가 계속 떠올리며 스스로를 찌르고 있기 때문이다.
남이 쏜 화살보다 내가 다시 집어 든 화살이 더 아프다는 사실을 일깨우게 한다.
저자는 불교가 ‘좋은 사람 만들기 프로젝트’가 아니라고 말한다.
불교의 목표는 도덕적 완벽함이 아니라 마음의 안정이다.
그래서 십선계도 더 잘하라는 뜻이 아니라 망가뜨리는 행동을 줄이라는 뜻이다.
욕심, 분노, 험담, 거짓말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삶은 훨씬 가벼워진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착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그래서 성인이 되어서도 남의 기대를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한다.
인정받으면 안심하고, 외면받으면 무너진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잘 살아도 만족이 없다.
이 책은 그 기준을 바꾸라고 한다. 착한 사람이 아니라 편한 사람이 되라고 말한다.
남에게 잘 보이느라 지쳐온 삶에서, 이제는 내 마음이 편안한 삶으로 방향을 바꾸라고 권한다.
우리는 착한 사람 노릇을 하느라 너무 오래 자신을 방치해왔기 때문이다.
이 책은 완벽하게 살려고 애쓰는 태도가 오히려 삶을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점을 여러 비유를 통해 설명한다. 빈틈이 전혀 없는 구조는 겉보기에는 단단해 보이지만, 작은 충격에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 반대로 어느 정도의 여유와 느슨함이 있을 때 사람은 오래 버틸 수 있고, 마음도 안정된다.
또한 저자는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지나치게 애쓰는 태도를 경계한다. 우리는 사실 누군가에게 특별히 좋아 보이고 싶어서라기보다, 미움받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 때문에 더 많이 노력한다. 그래서 필요 이상으로 웃고, 상대에게 맞추고, 하고 싶은 말도 삼킨 채 참는다. 그렇게 쌓인 피로는 어느 순간 한꺼번에 터져 나오며 관계마저 힘들게 만든다.
험담에 대한 설명 역시 인상 깊다. 저자는 험담을 단순한 도덕적 문제로 보지 않는다. 그것은 결국 자신의 삶을 불안하게 만드는 선택이라고 말한다.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험담하는 순간, 그 공간 전체의 분위기가 흐트러지고, 그 안에 있는 나 역시 편안할 수 없게 된다. 잠깐의 위로처럼 느껴질지 몰라도, 결국 불안과 불신을 키우는 행동일 뿐이다.
이처럼 이 책은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는 방법’보다 ‘망가지지 않게 지키는 태도’에 초점을 맞춘다. 무리하게 잘 보이려 애쓰지 않고, 쓸데없는 험담을 멀리하며, 적당한 거리와 여유를 지키는 것. 그것이 오래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임을 차분하게 보여준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보시’에 대한 설명이다.
저자는 진짜 보시란, 무엇을 주었는지조차 기억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주는 사람은 준 줄 모르고, 받는 사람은 받은 줄 모르는 상태가 가장 바람직하다는 불교의 가르침을 소개한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해줬는데!”라는 말이 마음속에 떠오르는 순간,
이미 그것은 순수한 베풂이 아니라 보답을 기대하는 거래가 되어버린다고 말한다.
선의에 기대가 섞이는 순간, 관계는 가볍게 흐르지 못하고 점점 무거워진다.
이런 이유로 저자는 베풀었으면 잊어버리라고 말한다.
기억하지 않을 때에야 비로소 마음이 자유로워지고 관계도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관계에서의 갈등을 대하는 태도 역시 같은 맥락이다.
참기만 하는 관계는 오래가지 않는다. 불만을 쌓아두는 대신, 초기에 조율하는 것이 오히려 진짜 배려라고 말한다. 솔직한 대화는 싸움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관계를 지키기 위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또 저자는 실패를 불교의 ‘무상’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한다.
모든 것은 같은 상태로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오늘의 실패가 내 인생 전체를 결정하는 일은 결코 없다고 말한다.
우리는 해마다 새로운 나이를 맞이하고,
매일 어제와는 다른 생각과 경험을 쌓으며 살아간다.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내가 아니고,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와도 같지 않다.
그만큼 인간은 매일 조금씩 새로 태어나고 있는 존재다.
그래서 이 책은 끝까지 버텨라! 절대 포기하지 마라!라고 외치는
많은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방향을 택한다.
무조건 참고 견디라고 다그치기보다, 힘들면 잠시 멈춰도 괜찮고,
넘어졌다면 다시 일어서면 된다고 말해준다.
완벽하게 버티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다시 걸어갈 수 있는 마음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해준다.
저자는 ‘자연체(自然體)’라는 개념을 통해 마음의 긴장을 풀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자연체란 유도나 검도에서 말하는 기본 자세로, 공격과 방어에 가장 적합한 상태를 가리킨다.
온몸에 힘을 잔뜩 주고 경직된 자세가 아니라, 힘을 빼고 중심을 잡은 유연한 상태다.
이 개념을 삶에 적용하면 의미가 더 분명해진다.
항상 무언가를 대비하며 긴장하고, 혹시 모를 상황을 머릿속에서 수없이 시뮬레이션하는 사람일수록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을 때 오히려 더 크게 흔들린다.
모든 일이 계획대로 흘러갈 것이라고 전제하는 태도 자체가 이미 경직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모든 일이 예상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진짜 용기라고 말한다.
이것은 체념이 아니라, 현실을 인정하는 성숙한 태도다.
아무리 준비해도 변수는 생긴다. 그 사실을 인정할 때에야 비로소 마음에 힘을 빼고 자연체로 설 수 있다.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과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생각이 엇갈리는 일은 당연하다.
이때 “왜 저렇게 생각하지?”라고 설득하려 들기보다,
“그럴 수도 있지”라고 한 발 물러설 수 있다면 관계는 훨씬 덜 소모된다.
저자는 이해와 동의를 구분하라고 말한다.
이해한다는 것은 상대의 생각이 존재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지,
그 생각에 반드시 동의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 차이를 알지 못하면, 모든 관계가 설득과 논쟁의 장이 되어버린다.
모든 사람을 설득하려는 태도는 결국 나만 지치게 한다.
반대로 자연체로 서 있는 사람은 상대를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는다.
그럴 때 마음은 훨씬 오래 편안해진다.
저자는 사람을 서로 비교하는 태도가 마음을 가장 쉽게 병들게 만든다고 말한다.
비교해서 이기면 우쭐해지고 오만해지며 비교해서 지면 스스로를 깎아내리며 열등감에 빠진다.
어느 쪽이든 마음이 편해질 수는 없다.
그래서 저자는 사람 자체를 비교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그 사람이 보여준 ‘행동’만을 반면교사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저 사람보다 내가 낫다’거나 ‘나는 저 사람보다 못하다’고 생각하기보다,
‘저런 행동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스스로를 점검하는 쪽이 훨씬 건강하다는 것이다.
배신에 대해서도 저자는 지나치게 이상적인 기대를 경계한다.
인간관계에는 절대적으로 안전한 영역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배신 앞에서도 마음이 덜 무너진다고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고, 때로는 기대를 저버릴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해준다’는 마음에 대한 고민 역시 깊다.
저자는 남을 돕고 싶어 하는 마음 자체는 소중하다고 말하면서도,
그 마음을 위선으로 오해해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경계한다.
완벽한 동기와 순수한 마음이 갖춰질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결국 아무 행동도 하지 못한 채 머릿속 생각에만 머무르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는 『화엄경』을 통해 “의미는 내가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쑤시개, 다리, 나뭇잎, 길처럼 일상의 사소한 대상에도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은 달라진다. 인생에는 미리 정해진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선택한 해석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결국 남과 나를 비교하며 흔들리기보다, 배신과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완벽하지 않아도 행동하며 자신만의 의미를 만들어갈 때 비로소 마음은 흔들리지 않고 단단해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불교의 핵심 가르침인 ‘삼법인’을 통해 말한다.
인간은 결코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삼법인은 불교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세 가지 진리로,
‘제행무상’, ‘제법무아’, ‘열반적정’을 가리킨다.
모든 것은 변하고 고정된 실체는 없으며 그 사실을 깨달을 때 마음은 평온해진다는 뜻이다.
이 가운데 특히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무아(無我)’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나’라는 실체는 없다는 가르침이다.
저자는 이를 책에 비유해 설명한다.
책은 읽을 때는 책이지만, 쌓아두면 받침대가 되고, 찢으면 불쏘시개가 되며, 버리면 쓰레기가 된다.
책의 본질이 하나로 고정되어 있지 않듯 사람 역시 상황과 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달라진다.
그런데 우리는 쉽게 말한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나는 이 정도밖에 안 돼.”
“나는 안 변해.”
이 말들은 자신을 지키는 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스스로를 가두는 말이기도 하다.
변하지 않는 ‘나’를 만들어 놓고, 그 안에 자신을 묶어두기 때문이다.
무아 사상은 바로 이 믿음을 깨뜨린다.
나는 지금의 내가 전부가 아니며 앞으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실패한 나도, 흔들리는 나도, 지친 나도 모두 잠시 그런 상태일 뿐이다.
이 메시지는 특히 자존감이 낮은 사람에게 중요하다.
변할 수 없다고 믿는 순간 사람은 자신을 포기한다.
나는 원래 이래!라는 말로 가능성을 닫아버리기 때문이다.
불교는 그 포기를 허락하지 않는다. 너는 아직 끝난 존재가 아니며 지금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한다.
당신은 고정된 사람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존재라고 말해준다.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더 알게 된 사실은,
우리는 이미 충분히 힘들게 살고 있는데 거기에 스스로 상처를 더 얹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비교, 기대, 험담, 집착으로 이미 떨어진 화살을 다시 주워 굳이 자기 가슴에 꽂고 있다는 것이다. 불교는 우리에게 완벽해질 필요도 없고, 착한 척할 필요도 없고, 남을 이길 필요도 없다고 말해준다.
그저 마음을 덜 다치게 살면 된다고 말한다.
『땅에 떨어진 화살을 굳이 가슴에 꽂지 마라』는 더 잘 살라고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지친 사람에게 이제 좀 쉬어도 된다고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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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키다 @ekida_library'님을 통해 '포레스트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제작비를 지원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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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좋은 사람‘이 되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이것이 도덕과 다른 부분이다. 그렇다면 불교에서 강조하는 가르침은 무엇일까. 내 생각은 이렇다. 무슨 일이 있어도 언제나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경지를 목표로 삼는 것이다. 이 경지에 다다라 깨달음을 얻은 마음을 보리심菩提心이라고 부른다. 불교에서는 보리심을 토대로 하는 구체적인 생활 방식을 계로 설명한다. 흔히 계율이라고 표현하는데, 계와 율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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