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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을 모으는 내 아이의 첫 ETF - 초등학생도 이해하는 절세 효과 만점의 ETF 투자법
미즈쑤(김수연) 지음 / 푸른향기 / 2026년 1월
평점 :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왜 우리는 돈에 대해 이렇게 늦게 배웠을까?”였다.
학원과 진로, 스펙과 성취에 대한 이야기는 익숙하지만, 정작 돈을 어떻게 벌고, 쓰고, 관리해야 하는지는 대부분 삶을 살아가는 과정 중에 부딪히며 익히게 된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학교에서 돈을 배운 기억은 희미하고, 현실에서의 배움은 대개 후회와 함께 찾아왔다. 그런 경험을 떠올릴수록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아이들만을 향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1억을 모으는 내 아이의 첫 ETF』는 자녀 경제교육서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금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살아온 저자의 성찰에서 출발한 책에 가깝다.
저자는 그렇게 열심히 돈을 벌어 왔지만, 왜 항상 돈이 부족하게 느껴졌는지,
왜 열심히 일해도 불안이 사라지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자신의 삶에서 차분히 복기한다.
결혼 후 카드 명세서를 들여다보며 느꼈던 막막함, 외식과 야식, 주말의 편안한 한 끼 같은 선택들이 쌓여 만들어진 지출의 흐름, 그리고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는지조차 계산하지 않았던 모습을 자각하게 된다.
이 장면들은 특정 개인의 실패담이 아니라, 많은 성인 독자에게 익숙한 풍경처럼 다가온다.
존 리가 말한 ‘금융문맹은 질병과 같다’는 문장을 인용하는 대목에서, 나는 그 표현이 꽤 정확하다고 느꼈다. 돈을 이해하지 못하면 돈을 다룰 수 없고, 돈을 다루지 못하면 결국 인생은 불리한 방향으로 흐른다. 저자가 구조조정을 겪으며 느낀 절망과 동시에 떠올린 다짐은 그래서 더 설득력이 있었다.
더 이상 돈에 끌려 다니지 않고, 돈을 이해하고 관리하며 삶의 방향을 다시 세우겠다는 결심이,
나에게도 깊게 와닿기도 했다.
이후 책은 시선을 넓혀 유대인의 자녀 경제교육 사례를 소개한다.
바르미츠바와 바트미츠바라는 성인식에서 아이에게 주어지는 성경책, 시계, 그리고 축의금.
이 세 가지는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삶의 기준, 시간의 주인이 되기, 돈의 목적을 동시에 전하는 상징이다. 저축, 투자, 기부라는 돈의 세 가지 쓰임을 어린 시절부터 경험하게 하는 것은, 돈을 모으는 기술보다 돈을 대하는 태도가 먼저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한다. 이 대목을 읽으며 나는 이 이야기가 꼭 아이에게만 필요한 교육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이 되어서야 겨우 이해하기 시작한 개념들을, 우리는 너무 늦게 만난 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사례는 분산투자와 시간의 힘을 설명하는 장치로 이어진다. 한곳에 몰아 넣지 않고 나누는 전략, 그리고 복리가 작동할 수 있도록 시간을 충분히 주는 선택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여기서 ETF를 단순한 투자 상품이 아니라, 이런 사고방식을 가장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도구라고 말한다. ETF가 주식처럼 거래되면서도 펀드처럼 분산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과 한 종목이 곧 하나의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는 점은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된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ETF를 시장을 이기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시장의 성장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설명하는 부분이다. 개별 종목 투자가 특정 기업의 미래에 베팅하는 일이라면, ETF는 경제 구조 전체의 성장에 올라타는 선택에 가깝다. 지수에서 경쟁력을 잃은 기업은 빠지고, 성장성이 높은 기업이 새로 편입되며, 시장 스스로 우량함을 유지하려는 구조가 작동한다는 설명은 투자에 대한 시선을 바꿔 놓는다.
투자는 결국 똑똑해지는 게임이 아니라, 감정을 덜 개입시키는 구조를 선택하는 일이라는 말한다.
이 책은 감정 통제의 중요성도 반복해서 강조한다. 투자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지식 부족이 아니라 감정이라는 말처럼, 손실 앞에서의 두려움과 작은 수익 앞에서의 욕심이 충동적인 선택을 만든다. ETF가 장기투자에 적합한 이유는 바로 이 감정의 개입을 줄여주는 구조 덕분이다 단기간에 큰 수익을 노리는 대신, 시장의 성장 흐름을 믿고 시간을 편으로 만드는 전략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현실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 자녀 명의 계좌 개설이나 증여처럼 현실에서 바로 마주하게 되는 절차들에 대한 이야기, 포트폴리오 구성의 기본 원칙, 시장이 흔들릴 때의 태도 등은 특정 상황에 국한되지 않고 돈을 다루는 기본기가 된다. 저자가 재테크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이 오히려 이 책을 더 현실적으로 느끼게 한다. 어려운 용어나 복잡한 기법을 앞세우기보다, 일상에서 바로 따라갈 수 있는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깨달음을 담백하게 풀어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나면 ‘1억’은 도달해야 할 목표 금액이라기보다, 얼마를 모을지보다 먼저 ‘돈을 어떤 방식으로 다룰지’부터 정하라는 질문으로 다가온다. 이 책이 말하는 핵심은 돈을 많이 버는 법이 아니라, 돈을 이해하는 법이다. 돈은 목표가 아니라 선택의 폭을 넓히는 도구이며, 돈을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내 삶의 구조—수입과 지출, 시간과 리스크, 욕망과 감정—를 읽어내는 일이다. 그래서 『1억을 모으는 내 아이의 첫 ETF』는 아이를 위한 경제교육서이면서 동시에, 뒤늦게라도 돈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 하는 어른에게 건네는 안내서 같이 느껴진다. 지금까지의 선택을 탓하기보다, 오늘부터의 선택을 다시 설계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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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향기 서포터즈 13기' 활동을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나는 최고 수익률을 추구하거나 레버리지를 이용해 초호화 생활을 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 그 두 가지는 친구들에게 잘난 인상을 주려고 하는 게임처럼 보이고, 모두 숨은 리스크가 있다. 그냥 매일 아침 나와 내 가족이 하고 싶은 건 뭐든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잠을 깨고 싶을 뿐이다. - 모건 하우절 ‘돈의 심리학’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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