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월 1,000만원 버는 온라인 셀러가 되기로 했다
영영이 지음 / 빈티지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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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올랐던 감정은 ‘공감’이었다.

나 역시 온라인 셀러의 삶을 살아봤기 때문에 더 공감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이 책은 화려한 성공담을 담았다기 보다, 저자가 공무원이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버리고, 다른 길을 선택한 과정과 셀러로서 살아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저자는 공무원으로 지내는 동안 열심히 일할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는 구조 속에서 점점 수동적인 사람이 되어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책임감 있게 일하면 일이 더 몰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더 편해 보이는 현실에 의욕은 점점 사라져간다. 그 반복 속에서 “내가 문제인가? 이 구조가 문제인가?”를 묻게 되는 장면은 낯설지 않았다.

효율과 성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성향과 맞지 않는 환경에 오래 머물러 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곳을 벗어나야겠다는 결심이 이 책의 출발점이 된다.

온라인 셀러로서의 첫걸음은 ‘첫 상품’ 이야기에서 생생해진다.

저자가 처음 판매한 유아 스쿠터는 단순한 위탁상품이 아니라, 무엇을 팔까보다 누구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먼저 고민한 기획의 결과물이었다. 타겟을 30~40대 육아맘으로 명확히 설정하고, 기능만이 아니라 감성·디자인·사진의 분위기까지 고려했다. SNS에 아이와 함께 올릴 수 있는 장면을 상상하며 상품을 고르고, 체험단을 통해 실제 후기와 이미지를 확보해 상세페이지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 과정은 단순히 상품을 등록하는 일이 아니라, 상품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일이었다.

주문이 늘어나고 검색 상단에 노출되며 매출이 빠르게 커졌다. 첫 상품 하나로 큰 매출을 경험하고, 스토어 등급이 빅파워로 올라가며 선순환 구조에 들어서는 과정은 온라인 판매의 매력을 실감하게 한다.

하지만 그 이후에 선정한 상품에 비슷한 전략을 반복해도 같은 반응이 나오지 않게 된다.

그때 저자는 그 성공이 ‘초심자의 행운’에 가까웠음을 인정하게 된다.

이 순간부터 저자는 단기적인 히트 상품이 아닌, 운에 기대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방향을 생각하게 된다.

중반부에 이르러 저자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매출과 수익을 분리해서 바라보는 지점으로 옮겨간다. 많이 팔리는 상품이 반드시 좋은 상품은 아니라는 사실, 오히려 판매량은 적더라도 마진이 남는 상품이 사업의 체력을 만든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운다. 주문은 끊이지 않는데 통장은 늘 비어 있고, 바쁜 만큼 지쳐가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그는 깨닫는다. 온라인 판매는 누가 더 많이 파느냐의 경쟁이 아니라, 어떤 구조로 남기느냐를 설계하는 일이라는 것을. 이 인식의 전환은 위탁판매의 한계를 분명히 드러내고, 더 많은 시간과 자금이 들더라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야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사입판매로의 전환은 욕심이 아니라,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선택처럼 보인다.

이 책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사업이 커질수록 마주하게 되는 문제들을 숨기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사업자로 시작하는 이유와 한계, 이후 법인 전환을 고민하게 되는 지점, 판매채널에 따라 사업자 형태 변경이 불가능해 생길 수 있는 리스크까지 비교적 구체적으로 다룬다. 특히 정산 주기와 현금흐름에 대한 이야기는 초보일수록 놓치기 쉬운 핵심이다. 매출이 잘 나와도 정산이 늦으면 운영이 흔들릴 수 있고, 자금 회전 속도가 곧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스토어와 쿠팡의 구조적 차이, 플랫폼마다 다른 장단점을 알려준다.

사입판매로 넘어간 뒤에도 상황이 마냥 좋아지지는 않는다. 물건은 많이 팔리는데, 재고를 미리 확보해야 하는 구조 속에서 통장은 다시 비어간다. 이때 저자가 선택한 방식이 바로 마진 구조 분석이다.

원가, 수수료, 물류비, 포장 자재비까지 하나씩 정리하며 남는 구조를 들여다본다.

잘 팔리지만 실제로 남지 않는 상품은 과감히 정리하고, 판매량은 많지 않아도 마진이 남고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상품의 비중을 늘려간다. 이 지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판매 노하우를 넘어, ‘장사’와 ‘사업’을 가르는 기준을 분명히 보여준다.

후반부로 갈수록 저자의 관심은 진입장벽을 만드는 방향으로 확장된다. 어린이 KC 인증, 화장품 책임판매업 등록, 상표권 등록, 계절성 제품을 위한 추가 인증까지. 이 모든 과정을 대행사에 맡기기보다 직접 알아보고 부딪히며 진행해나간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번거롭지만, 그 과정을 스스로 경험하는 것이 결국 자신만의 자산이 된다는 태도를 보여 주는 것 같아 인상 깊었다.

OEM과 ODM의 차이, 지식재산권의 중요성, 물류를 직접 관리할지 3PL을 이용할지에 대한 판단 기준, 심지어 쿠팡 계정 정지로 매출이 0원이 되었던 순간의 감정과 이후의 대응까지, 실패와 시행착오 역시 빠짐없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잘된 순간보다 흔들렸던 순간에서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

결국 나는 <월 1,000만원 버는 온라인 셀러가 되기로 했다>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 책은 ‘월 1,000만 원’이라는 숫자를 목표로 삼으라고 말하지 않는다.

얼마나 팔고 있는가가 아니라, 얼마를 남기고 있으며 그 구조가 앞으로도 유지 가능한가를 묻는다.

운 좋게 터진 상품에 기대는 방식이 아니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구조를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

가격 경쟁이 아니라 가치로 선택받을 수 있는 기반을 쌓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끝까지 감당할 수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은 성공담이라기보다, 흔들리면서도 방향을 수정해온 한 사람의 기록에 가깝다.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는 현실적인 기준을, 이미 시작한 사람에게는 다시 구조를 점검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용기를 건네는 책이다. 무엇보다 이 일은 ‘얼마나 빨리 가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갈 수 있느냐의 문제라는 사실을 또렷하게 남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빈티지하우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열심히 일할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는 구조였다. 처음에는 열성적으로 업무에 임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왜 나한테만 일이 몰리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책임감 있게 일을 처리하면, 다음에도 나에게 일이 돌아왔고, 조용히 시간만 채우는 사람들은 오히려 더 편하게 지내는 모습이 반복됐다.
일하는 사람만 더 일하고, 월급은 다 똑같은 구조. 점점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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