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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툰 2 - 경제 ㅣ 고전툰 2
강일우.김경윤.송원석 지음 / 펜타클 / 2025년 11월
평점 :

유튜브에서 재미와 정보를 주는 영상들을 떠올리며 책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겉으로 보기엔 이타적인 콘텐츠 같지만, 대부분의 유튜버들은 더 많은 구독자와 광고 수익, 인지도를 얻기 위해 영상을 만든다. 자기 이익을 좇아 움직이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에게 웃음과 지식을 나눠 준다는 점에서, 이는 애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을 설명하는 좋은 비유다. 사람들은 각자 이익을 위해 행동하지만, 경쟁과 교환이 이루어지는 시장에서는 그 이기심이 전체의 부와 번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스미스의 핵심 주장이다.
이 책은 이 추상적인 개념을, 스미스의 삶을 따라가며 구체적인 이야기로 풀어낸다. 스코틀랜드의 작은 항구도시에서 자란 소년 스미스는 책을 좋아하는 조용한 아이였지만, 동시에 항구에서 석탄을 나르고 흥정하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며 “왜 사람들은 이렇게 열심히 일할까, 가격은 어떻게 정해질까?”를 궁금해했다. 글래스고 대학에서 계몽주의 철학자 허치슨에게 “인간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도덕적 존재”라는 사상을 배우며, 인간이 과연 이기적인가 도덕적인가라는 평생의 질문을 품게 된다. 옥스퍼드에서 경쟁 없는 교육 현장을 보며 경쟁이 사라지면 사람은 게을러진다는 통찰도 얻는다.
교수가 된 뒤 급격히 변하는 글래스고의 무역과 산업 현장을 직접 목격한 스미스는, 인간 노동과 생산, 무역이 만들어 내는 부의 메커니즘을 집요하게 탐구한다. ‘도덕감정론’으로 공감 능력을 가진 인간을 그려낸 그는, 이후 유럽 여행에서 계몽주의자와 중농주의자들을 만나 “부는 농업만이 아니라 모든 생산적인 노동에서 나온다”는 확신을 굳힌다. 새벽 다섯 시 산책과 집필을 반복한 끝에 완성한 『국부론』에서 그는 국가의 부가 금과 은이 아니라 노동 생산성에서 나오며, 자유로운 교환이 이루어질 때 무역은 상호 이익이 되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개인들의 행동이 시장이라는 장치를 통해 사회 전체의 이익으로 조정된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국방·사법·도로·항만 같은 공공재는 국가가 맡아야 한다고 보며, 시장을 만능으로 신격화하지도 않는다.
책의 다음 장면에서는 ‘지혜의 광장’이라는 가상의 북토크가 펼쳐진다. 진행자 아고라가 애덤 스미스, 케인스, 리카도를 불러 “시장은 정말 만능인가?”를 두고 토론을 연다. 스미스는 자신이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이 무조건적인 해결사가 아니며, 공정한 경쟁과 충분한 정보, 올바른 제도가 있을 때에야 시장이 균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부의 역할 역시 국방과 사법, 공공사업 등에서 분명히 인정했음을 환기한다. 케인스는 대공황과 코로나19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시장의 자율 조정만 기다리다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파국을 맞게 된다고 반박하며, 정부의 적극적 재정 지출과 공공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리카도는 장기적으로는 자유무역과 비교우위에 기반한 경쟁이 전체 부를 극대화한다며, 과도한 보호와 보조금이 오히려 비효율을 낳는다고 힘주어 말한다. 세 사람의 대화를 통해 독자는 ‘시장 vs 정부’라는 흑백 구도가 아니라,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조건과 균형을 생각하게 된다.
이어지는 장에서는 스미스의 낙관을 뚫고 나온 다른 목소리들도 차례로 등장한다.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돈이 돈을 낳는” 구조 속에서 노동자가 아무리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파헤치며, 자본주의의 축적 메커니즘과 착취 구조를 비판한다. 헨리 조지는 『진보와 빈곤』에서 토지 소유의 불평등과 불로소득이 진보 속에서 오히려 빈곤을 심화시키는 핵심 원인이라고 보고, 토지에서 생기는 이익을 사회 전체가 공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베블런은 『유한계급론』을 통해 명품과 SNS 과시, 유행 쫓기를 “과시적 소비”라는 개념으로 분석하며, 자본주의 사회의 비이성적 욕망이 어떻게 계급과 모방을 통해 재생산되는지 보여준다. 조선의 박제가는 절약만을 미덕으로 삼는 풍조를 비판하며, 합리적 소비와 활발한 교류가 생산을 일으키고 나라를 부유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책은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서 출발해, 케인스와 리카도, 마르크스·헨리 조지·베블런·박제가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시대와 사상을 교차시킨다. 그 과정에서 시장과 국가, 노동과 자본, 소비와 욕망, 토지와 불평등 같은 문제들이 한 권의 ‘경제 고전툰’ 안에서 입체적으로 엮인다. 결국 독자에게 남는 질문은 단순히 시장에 맡길 것인가, 국가가 개입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조건에서 누구를 위한 경제를 만들 것인가라는 더 근본적인 물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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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재미와 정보를 주는 영상들을 떠올리며 책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겉으로 보기엔 이타적인 콘텐츠 같지만, 대부분의 유튜버들은 더 많은 구독자와 광고 수익, 인지도를 얻기 위해 영상을 만든다. 자기 이익을 좇아 움직이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에게 웃음과 지식을 나눠 준다는 점에서, 이는 애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을 설명하는 좋은 비유다. 사람들은 각자 이익을 위해 행동하지만, 경쟁과 교환이 이루어지는 시장에서는 그 이기심이 전체의 부와 번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스미스의 핵심 주장이다.
이 책은 이 추상적인 개념을, 스미스의 삶을 따라가며 구체적인 이야기로 풀어낸다. 스코틀랜드의 작은 항구도시에서 자란 소년 스미스는 책을 좋아하는 조용한 아이였지만, 동시에 항구에서 석탄을 나르고 흥정하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며 “왜 사람들은 이렇게 열심히 일할까, 가격은 어떻게 정해질까?”를 궁금해했다. 글래스고 대학에서 계몽주의 철학자 허치슨에게 “인간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도덕적 존재”라는 사상을 배우며, 인간이 과연 이기적인가 도덕적인가라는 평생의 질문을 품게 된다. 옥스퍼드에서 경쟁 없는 교육 현장을 보며 경쟁이 사라지면 사람은 게을러진다는 통찰도 얻는다.
교수가 된 뒤 급격히 변하는 글래스고의 무역과 산업 현장을 직접 목격한 스미스는, 인간 노동과 생산, 무역이 만들어 내는 부의 메커니즘을 집요하게 탐구한다. ‘도덕감정론’으로 공감 능력을 가진 인간을 그려낸 그는, 이후 유럽 여행에서 계몽주의자와 중농주의자들을 만나 “부는 농업만이 아니라 모든 생산적인 노동에서 나온다”는 확신을 굳힌다. 새벽 다섯 시 산책과 집필을 반복한 끝에 완성한 『국부론』에서 그는 국가의 부가 금과 은이 아니라 노동 생산성에서 나오며, 자유로운 교환이 이루어질 때 무역은 상호 이익이 되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개인들의 행동이 시장이라는 장치를 통해 사회 전체의 이익으로 조정된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국방·사법·도로·항만 같은 공공재는 국가가 맡아야 한다고 보며, 시장을 만능으로 신격화하지도 않는다.
책의 다음 장면에서는 ‘지혜의 광장’이라는 가상의 북토크가 펼쳐진다. 진행자 아고라가 애덤 스미스, 케인스, 리카도를 불러 “시장은 정말 만능인가?”를 두고 토론을 연다. 스미스는 자신이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이 무조건적인 해결사가 아니며, 공정한 경쟁과 충분한 정보, 올바른 제도가 있을 때에야 시장이 균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부의 역할 역시 국방과 사법, 공공사업 등에서 분명히 인정했음을 환기한다. 케인스는 대공황과 코로나19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시장의 자율 조정만 기다리다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파국을 맞게 된다고 반박하며, 정부의 적극적 재정 지출과 공공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리카도는 장기적으로는 자유무역과 비교우위에 기반한 경쟁이 전체 부를 극대화한다며, 과도한 보호와 보조금이 오히려 비효율을 낳는다고 힘주어 말한다. 세 사람의 대화를 통해 독자는 ‘시장 vs 정부’라는 흑백 구도가 아니라,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조건과 균형을 생각하게 된다.
이어지는 장에서는 스미스의 낙관을 뚫고 나온 다른 목소리들도 차례로 등장한다.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돈이 돈을 낳는” 구조 속에서 노동자가 아무리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파헤치며, 자본주의의 축적 메커니즘과 착취 구조를 비판한다. 헨리 조지는 『진보와 빈곤』에서 토지 소유의 불평등과 불로소득이 진보 속에서 오히려 빈곤을 심화시키는 핵심 원인이라고 보고, 토지에서 생기는 이익을 사회 전체가 공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베블런은 『유한계급론』을 통해 명품과 SNS 과시, 유행 쫓기를 “과시적 소비”라는 개념으로 분석하며, 자본주의 사회의 비이성적 욕망이 어떻게 계급과 모방을 통해 재생산되는지 보여준다. 조선의 박제가는 절약만을 미덕으로 삼는 풍조를 비판하며, 합리적 소비와 활발한 교류가 생산을 일으키고 나라를 부유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책은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서 출발해, 케인스와 리카도, 마르크스·헨리 조지·베블런·박제가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시대와 사상을 교차시킨다. 그 과정에서 시장과 국가, 노동과 자본, 소비와 욕망, 토지와 불평등 같은 문제들이 한 권의 ‘경제 고전툰’ 안에서 입체적으로 엮인다. 결국 독자에게 남는 질문은 단순히 시장에 맡길 것인가, 국가가 개입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조건에서 누구를 위한 경제를 만들 것인가라는 더 근본적인 물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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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것이 애덤 스미스의 핵심 주장입니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이익을 좇지만, 경쟁과 교환이 이뤄지는 시장에서는 그 행동이 사회 전체의 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은 이런 자율적 조정의 힘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런 생각을 체계적으로 펼친 ’국부론’은 한 괴짜 교수의 날카로운 관찰력 18세기 스코틀랜드의 급격한 경제 변화, 그리고 유럽 전역을 훱쓴 계몽주의 사상이 뒤섞여 빚어낸 산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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