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툰 1 - 정치 고전툰 1
강일우 외 지음 / 펜타클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전툰 1: 정치』는 제목만 보면 청소년용 교양 만화처럼 가볍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정치철학 입문서 + 토론 교재 + 시대 읽기 안내서가 한 권에 들어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의 큰 장점은 한 고전을 네 가지 층으로 나눠 보여주는 구성이다.

먼저 ① 히스토리에서는 고전이 쓰인 시대와 저자의 삶을 함께 보여준다. 플라톤을 예로 들면, 페리클레스 시대가 저물고 전쟁과 혼란 속에서 민주정이 타락해 가는 아테네의 분위기, 소크라테스의 죽음이 플라톤에게 어떤 충격이었는지를 차근차근 짚어 준다. 그래서 『국가』가 “철학자의 어려운 책”이 아니라, 무너지는 조국 앞에서 ‘정의로운 나라는 가능한가?’를 묻는 한 인간의 절규로 다가온다.

② 다이제스트는 그 고전의 핵심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해 주는 파트다. 정의란 무엇인지, 이상적인 국가는 어떻게 구성되는지, 왜 플라톤이 철학자 왕을 주장했는지, 동굴의 비유가 어떤 뜻인지 등을 한 번에 정리해 주어, 원전의 숲을 보기 쉽게 “지도”처럼 펼쳐 준다.

③ 고전툰은 이 내용을 만화 형식으로 다시 풀어낸다. 이미 한 번 읽은 내용을 또 보는데, 장면과 대사를 따라가다 보면 개념이 이미지와 함께 기억에 남는다. 철학 이야기가 머리로만 읽는 텍스트가 아니라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처럼 느껴져, 고전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도 훨씬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의 백미는 ④ ‘북토크 – 지혜의 광장’이다. 여기서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루소뿐 아니라 밀, 홉스, 롤스 같은 사상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대를 초월한 토론을 벌인다. 중요한 건, 이 대화들이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각 사상가의 실제 저작과 맥락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목소리라는 점이다.

이 북토크가 특히 좋았던 이유는, 고전의 논쟁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던져 준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 “누가 통치해야 하는가? 엘리트인가, 민중인가?”라는 질문을 두고 플라톤은 전문가의 정치, 밀은 개인의 자유, 홉스는 질서를 강조하며 맞선다.

- 능력주의와 교육 불평등 문제를 이야기할 때는 한국 사회의 입시 현실을 예로 들며, “각자의 재능에 맞는 교육”과 “누가 재능을 판단할 것인가”라는 서로 다른 관점을 비교하게 한다.

- 코로나 팬데믹 시기의 방역 정책, AI·빅데이터·가짜뉴스 문제를 놓고는 자유와 안전, 기술과 민주주의의 균형을 세 사상가의 언어로 설명해 주어 훨씬 이해가 쉬웠다.

이 책이 좋은 점은, 플라톤 『국가』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한비자 『한비자』, 마키아벨리 『군주론』, 루소 『사회계약론』까지 함께 다룬다는 것이다. 각 장의 도입부에서 헬조선, 법이 부자에게는 솜방망이·약자에게는 쇠망치가 되는 현실, 분열된 나라와 외세 의존, 자유로운 줄 알았더니 점점 노예처럼 느껴지는 삶 등 아주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하면서 시작하기 때문에, 고전 속 고민이 자연스럽게 오늘의 문제와 연결된다.

결국 『고전툰 1: 정치』는 다섯 명의 사상가의 삶과 고민만 보여주는 책이 아니라, 이 고전들을 연결고리 삼아 서로 다른 시대와 장소에서 같은 주제를 두고 고민했던 여러 사상가들을 한 번에 만나게 하는 책이다.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단순히 정치 지식을 외웠다가 아니라, 삶과 사회를 바라보는 나만의 관점을 조금씩 세워 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고전을 처음 만나는 청소년에게도, 정치철학 기본기를 다시 다지고 싶은 성인에게도, 고전의 지혜를 통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충분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펜타클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채손독 인스타 @chae_seongmo




정의로운 사회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각자가 자신의 영혼을 올바르게 다스릴 때, 비로소 정의로운 국가가 가능합니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철학자가 되어, 지혜로운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민주주의이고 진정한 자유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