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보는 기술 - 역술가 박성준이 알려주는 사주, 관상, 풍수의 모든 것
박성준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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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보는 기술』은 사주·관상·풍수를 바탕으로 운의 흐름을 읽는 법을 일상 속 눈높이에서 풀어낸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박성준은 이전에 무속인 연애 프로그램 〈신들린 연애〉를 보면서 처음 알게 된 분이다. 그때부터 차갑게 웃지도 않으면서 할 말은 또 정확하게 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에 남기도 했다. 요즘에는 강남, 이수지 같은 유튜브 채널에도 종종 나오는데, 화면 속에서 늘 같은 톤으로 담담하게 팩트를 말하는 모습이 꽤 기억에 남는다. 방송, 상담, 풍수 컨설팅 현장에서 30년 넘게 활동해 온 사람답게, 사주나 관상을 그냥 운세 풀이가 아니라 사람과 상황을 읽어내는 기술처럼 설명해 주는 점이 이 책에서도 그대로 느껴진다.

책의 초반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운이 좋아질 때 나타나는 변화와 신호’ 를 매우 구체적으로 다룬 부분이었다. 저자는 흔히 말하는 ‘호사다마(好事多魔, 좋은 일이 오기 직전 오히려 시련이 끼어드는 현상)’를 운의 교체기인 ‘교운기’의 특징으로 설명한다. 운이 바뀌는 시점에는 주변 사람들이 먼저 달라진다고 한다. 새로운 멘토나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한 사람이 나타나거나, 반대로 인연이 자연스럽게 정리되기도 한다. 퇴사·이혼처럼 환경이 재배치되는 일도 모두 새 운을 맞이하는 과정으로 읽어 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의 감각이 달라지는 변화인데, 예전 같으면 불안했을 일을 담담히 넘기고, 갑자기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다거나, 집을 정리하고, 돈을 쓰는 기준이 바뀌는 등의 변화가 그 신호라고 한다.

저자는 『삼명통회』를 인용하며, 이런 큰 변화는 대개 10년 단위의 대운이 바뀌는 전환기에 몰려 있으며, 과거의 힘들었던 시기를 연도별로 기록해보면 비슷한 숫자의 나이대가 다시 찾아올 수 있다고 조언한다. 명리의 십성은 성향을 이해하는 간편한 도구로 소개되는데, 비견은 자존심, 겁재는 경쟁심, 식신은 분석력, 상관은 표현력 등으로 풀어주어 독자가 자신의 타고난 기질을 손쉽게 짚어볼 수 있다.

돈과 관계를 엮어 설명하는 부분도 설득력 있다. 명리에서 ‘재성’은 돈뿐 아니라 소유·연애·인연을 함께 포함하는 개념이라, 남성의 경제운과 연애운이 동시에 움직이는 이유를 이 흐름으로 설명한다. 지갑 속 지폐를 가지런히 관리하는 남자는 대체로 사람도 소중히 대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반대로 돈을 구겨 넣고 다니는 사람은 관계에서도 가벼울 수 있다는 저자의 생활감 넘치는 예시가 인상적이다.

관상 파트에서는 『마의상법』의 “觀人之貌, 先看氣色 관인지모, 선간기색 = 사람을 볼 때는 먼저 기색을 보라)는 구절을 앞세워, 첫인상을 관찰하는 방식부터 귀상·부상·악상·빈천상·고상·수상·요상·위상 등 여덟 가지 상을 소개한다. 하지만 그는 곧 얼굴보다 마음의 상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며 육천상(六賤相,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 남 험담을 일삼는 자, 아부에 능한 자 등)을 통해 태도와 말버릇이 결국 그 사람의 ‘진짜 관상’임을 강조한다. 표정이 전부가 아니며 잘 웃는 사람이 반드시 선한 것도 아니고, 무표정한 사람이 반드시 차가운 것도 아니라는 대목은 사람을 볼 때의 관점을 다시 세워 준다.

후반부에서는 작은 변화에서 큰 결과를 읽어내는 견미지저(見微知著)의 태도를 소개하며 전조를 읽는 힘의 중요성을 말한다. 운이 좋지 않을 때는 무리한 도전보다 공부·독서·베풂으로 기운을 순환시키는 것이 최선이라 조언한다. 명리에서 재성은 막힌 기운을 터주고 귀인을 불러오는 힘을 가진다고 보기 때문데, 흉운일수록 나누고 베푸는 게 실질적 해법이라는 점이 특히 인상 깊다.

풍수 파트에서는 부자 동네가 왜 산 중턱에 많은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고, 원룸에서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인테리어 방향을 제시한다. 바람·햇빛·시야·지세의 균형을 이야기하며 집의 크기가 아니라 자연의 흐름에 나를 맞추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전체적으로 『운명을 보는 기술』은 운명을 바꿔주겠다는 약속 대신, 사람·공간·상황을 세심하게 관찰하며 스스로 흐름을 읽는 감각을 키워주는 책이다. 사주·관상·풍수를 믿는 정도를 떠나 내 삶의 패턴을 한 번쯤 점검해 보고 싶은 사람에게 유용한 책이다.


'페이지2북스/포레스트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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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火旣濟卦 수화기제괘 · 『주역』
이미 이룬 일에 집착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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