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공간을 판다
당근자판기(김진옥) 지음 / 모티브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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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이란 말 들어보셨나요?

공유 숙박에 관심은 많은데 막상 시작하는 사람은 드물다. 제도는 복잡해 보이고, 내국인 숙박은 불법이라는 소문이 여전히 돌아다니며, 적잖은 초기자본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마음을 쉽게 꺾어 버린다.

『나는 오늘도 공간을 판다』는 이 세 가지 장벽부터 치운다. 저자는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의 틀 안에서도 정부 실증특례를 받은 ‘위홈’ 플랫폼을 활용하면 내국인 숙박이 합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차근히 설명한다. 공유숙박은 음지의 편법이 아니라 제도 안에서 소자본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이며, 시작선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는 메시지다. 그래서 이 책은 “왜 지금 읽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가장 현실적인 대답을 건넨다. 막연한 관심을 실행으로 바꾸려는 이에게, 합법과 절차, 돈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 주기 때문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수치는 허황되지 않다. 숙소 한 채가 만드는 평균 월수익은 150~200만 원이고, 임대차 보증금과 세팅비를 모두 합쳐도 800만~2,500만 원 선에서 출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 번의 세팅으로 매달 현금흐름을 만든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부업”이 된다는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다만 이 책이 돈 얘기만 늘어놓는 매뉴얼이라면 여기서 멈췄을 것이다. 저자는 숙박업의 성패를 가르는 변수를 입지와 감성의 교차점에서 읽는다. 에어비앤비 이용자 70%가 20~30대 여성이라는 사실을 근거로, 내부의 분위기와 사용감, 사진이 잘 나오는 포인트 같은 ‘감성의 설계’가 입지의 아쉬움을 보완한다고 강조한다. 동시에 행정안전부 통계를 통해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 등록 호스트가 팬데믹 이후 빠르게 회복했고, 그중 58%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는 흐름도 짚는다. 공항 접근성과 랜드마크, 홍대·이태원 같은 거리문화가 만드는 수요의 밀도가 곧 호스트 분포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서울 안에서도 마포·용산·중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대목은,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망설이는 독자에게 꽤 구체적인 나침반이 된다.

합법 운영의 구조도 명료하다. 실증특례로 ‘특례 호스트’가 되면 내국인 대상은 연 180일, 외국인 대상은 365일 영업이 가능하고, 실제 운영은 내국인은 특례 플랫폼, 외국인은 아고다·부킹닷컴·에어비앤비 같은 글로벌 OTA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설계한다. 신규 진입자와 기존 사업자 각각의 신청 절차, 숙소 등록과 ID 발급, 특례 승인까지의 흐름을 가볍지 않게 훑어 주면서도, 아직 사용자 경험이 낯선 플랫폼의 불편함은 숨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모델이 매력적인 이유를 그는 세 가지로 응축한다. 초기비용이 낮고, 청소·빨래를 외주화해 운영 효율이 높으며, 매물 선별부터 인허가·홈스타일링·온보딩·CS·아웃소싱에 이르는 창업의 전 과정을 축소판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무 팁도 뼈대가 있다. 같은 자본이라면 큰 숙소 한 채보다 보증금을 낮춰 여러 채로 분산하는 편이 수익률이 좋고, 지나치게 낡아 수리비 폭탄이 예상되는 매물과 인접 세대가 많은 곳은 민원 리스크 때문에 피하라고 권한다. 방이 셋 이상인 구조가 단가와 수용 인원 면에서 유리하며 외관보다 내부 컨디션이 훨씬 중요하다는 조언은 실제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만하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는 MBTI로 극강의 I 성향이자 전화 공포(콜포비아)까지 있던 수강생 K가 코칭을 시작한 지 40일 만에 계약과 셀프 인테리어를 끝내고 오픈을 해냈다는 점이다. 지금은 월 평균 200만 원의 순수익을 꾸준히 벌어들이고 있다. 숙소를 방문한 사람들의 “겉바속촉, 재방문 의사 확실” 같은 후기를 받아 내는 이 여정은 공유숙박이 외향형 성격의 전유물이 아님을 증명한다. 실행의 첫걸음이 두려움을 이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살아 있는 사례로 보여 준다.

이 책은 임대 운영에서 끝나지 않는다. 저자는 에어비앤비는 출발선일 뿐, 목적지는 건물주라고 말하며 5,000만 원의 자기자본과 90% 대출 레버리지로 수도권 소형 모텔을 매입·운영한 과정을 숨김없이 풀어놓는다. 상업용 부동산의 LTV, 감정가 대비 저가 매입, 매입·시설자금 결합대출 같은 기술적 장치가 곁들여지고, ‘싼 물건’의 기준을 감정가 대비 매입가뿐 아니라 투자금 회수기간 1년 6개월이라는 단단한 숫자로 판별한다. 월 순이익 3,000만 원 구조를 설계하면 1년 6개월에 5억4천만 원을 회수하고 그 이후는 ‘무한대 수익률 구간’이라는 계산식은 도발적이지만, 은행에 200통 넘게 전화를 걸고, 대환 여지를 사전에 점검하며, 모텔에 카페와 기타 공간을 결합해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집요함이 그 도발을 현실로 끌어당긴다. 결국 핵심은 공식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수익 구조를 스스로 만들 줄 아는 역량이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이 책이 숫자와 절차를 넘어 마음을 건드리는 이유는 생활의 태도까지 닿기 때문이다. 경매로 수십 채의 집을 들여다보며 저자가 얻은 결론은 “부자가 되고 싶다면 집 정리부터 하라”는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불안이 쌓아 올린 물건과 통제되지 않는 공간은 삶이 무너지는 집의 공통 패턴이었다. 물건을 비우면 공간의 기운이 바뀌고, 공간이 바뀌면 우선순위가 선명해진다. 8년간의 가계부 작성으로 허튼 지출을 막고 자존감을 회복했다는 그의 고백은, 경제적 성장이 습관과 태도의 전환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운다.

마지막으로 그는 같은 정보를 듣고도 돈을 벌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완벽한 매물만 고집해 결정을 늦추는 태도, 과도하게 느린 판단으로 기회를 흘리는 습관, 그리고 무엇보다 실행력의 부재다. 여기에 “가난할수록 서울에 살아야 한다”는 불편하지만 현실적인 조언을 덧붙인다. 수요의 밀도와 교통·공항 접근성, 정보와 네트워크의 속도가 기회의 지형을 갈라놓는다는 냉정한 현실 인식이다.

결국 『나는 오늘도 공간을 판다』는 “합법·소자본·실행형” 공유숙박의 방법론을 데이터와 절차, 운영의 디테일, 실전 사례, 그리고 삶의 태도까지 한 권에 담았다. 철저히 실전에서 부딪히고 얻어낸 경험을 담아 성장으로 연결해 주는 책이다. 방 한 칸을 세팅하는 손끝, 엑셀 시트의 한 줄, 부동산에 거는 첫 통의 전화가 인생의 다음 장을 연다는 것을 자신의 경험으로 증명한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 시작해도 된다는 마음이 생긴다. 두려움은 설계로 대체되고, 망설임은 일정으로 바뀐다. 공간을 판다는 말이 결국 사람을 이해하고 마음을 설계한다는 뜻임을, 이 책은 끝까지 잊지 않게 한다.


‘단단한맘 @gbb_mom / 수련 @water_liliesjin‘님을 통해

'모티브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많은 분들이 공유 숙박업에 관심은 있지만, 쉽게 시작하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이라는 제도에 대한 정보 부족과 ‘내국인 숙박은 불법이다’라는 오해, 그리고 자본이 많이 들어간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하지만 방법은 분명 존재합니다. ’위홈‘이라는 플랫폼은 정부로부터 특례 승인을 받아 외국인 관광 도시 민박업 숙소에서 내국인의 숙박을 합법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 특례를 통해 이제는 개인도 소자본으로 합법적인 숙박업을 운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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