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평생 독서법 - 잘 고르고, 읽고, 쓰는 즐거움
김선영 지음 / 더퀘스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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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의 『다시 시작하는 평생 독서법』은 책 읽기를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평생 써먹을 수 있는 능력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돕는 책이다. 저자는 “마감에 쫓겨 대충 지은 집은 1년만 지나도 비가 새고 벽에 균열이 가듯, 실패하는 독서에도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평생 할 독서라면 첫 단추부터 제대로 꿰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독서의 출발선을 다시 세우는 매뉴얼이자, 19년 차 글쟁이가 직접 체득한 독서 경험의 보고다.

책은 우선 독자에게 스스로의 독서 습관을 점검해보라고 권한다. 외출 시 항상 책을 챙기는지, 스마트폰에 독서 관련 앱이 몇 개나 있는지, 한 달에 책을 얼마나 사거나 읽는지를 체크하며, 지금 나와 책의 거리가 얼마나 가까운지를 성찰하게 한다. 반대로 베스트셀러만 고르고, 30분 이상 집중이 힘들며, 영상을 주로 소비한다면 여전히 책과 서먹한 사이일 수 있다. 이 단순한 자기 진단은 독자에게 죄책감을 주는 대신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동기 부여로 이어진다.

이 책의 초반부는 “왜 책이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답한다. 저자는 문해력을 단순한 해독 능력이 아니라 정보를 찾아내고, 이해하고, 해석하고, 소통하고, 계산하는 힘으로 정의한다. 문해력이 뛰어난 사람은 학업과 직장에서 성과를 내고, 관계에서도 소통 능력을 발휘한다. 무엇보다 평생 책을 즐길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책은 내가 살지 못한 세상을 경험하게 하고,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나게 하며, 공감 능력과 여유를 키운다. 신체는 늙어도 정신은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해력은 진정한 평생 자산이다.

실천적 조언 또한 풍성하다. 독서를 방해하는 대표적 요인으로 저자는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을 억지로 읽으려는 태도다. 어렵고 낯선 어휘가 가득하면 독서는 곧 좌절로 이어진다. 둘째, 틈새 시간을 흘려보내는 습관이다. 독서는 한가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라 시간을 경영하는 이들의 습관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날 책을 꼭 챙기는 것이 좋은 예다. 셋째, 집중력을 방해하는 환경이다. 스마트폰을 시야에서 치워두는 단순한 조치가 책에 몰입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임을 강조한다.

책 고르는 법에 대해서도 구체적 지침이 제시된다. 신간을 탐색할 때는 온라인 서점의 ‘미리보기’ 기능을 적극 활용하라고 권한다. 차례와 서문만 봐도 책의 방향성과 자신의 필요가 맞는지 판단할 수 있다. 또한 요약본만 소비하는 습관은 사고 과정을 단절시키므로 원문을 읽으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독서는 저자의 사고 과정을 잠시 빌려보는 행위이기에, 그 과정을 직접 밟아보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은 설득력이 있다.

온라인 서점 활용법도 흥미롭다. 빠른 배송이 필요한 책은 알라딘, 다양한 할인 혜택을 원한다면 예스24, 실시간 재고 확인이 필요할 땐 교보문고를 추천한다. 각각의 플랫폼은 굿즈, 퀴즈, 출석 체크 이벤트 등 나름의 방식으로 독자와 소통하며, 이 작은 장치들이 독서 루틴을 강화하는 실질적 동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출판사의 SNS는 신간 소식, 작가 이벤트, 독서 챌린지, 명문장 이미지 등 풍성한 독서 접점을 제공한다. 영리한 독자는 이를 생활 루틴 속에 편입시켜 ‘갓생’의 일부로 만든다.

또한 리뷰를 참고하되 맹신하지 말고, 리뷰의 신뢰도를 판별하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는 조언도 실용적이다. 신간을 자주 접하는 독자라면 ‘알짜 리뷰’를 골라내는 눈이야말로 실패 없는 독서 생활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저자는 제한 시간별 자투리 독서법을 제시한다. 15분, 30분, 50분 어떤 시간이든 서문과 차례부터 읽으라는 공통 원칙은 ‘짧은 시간에도 책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힘’을 길러준다.

정독법 10가지는 이 책의 핵심 중 하나다. 밑줄과 메모, 필사, 맥락 파악, 장마다 핵심 요약하기, 시간 정해 읽기, 다른 책과 연결해 읽기, 비판적으로 읽기, 관련서를 병행하기, 소리 내어 읽기, 그리고 최신 방식으로 AI와 대화하며 읽기까지 제시된다. 단순한 속독·다독이 아니라 깊이 있는 독서, ‘책 읽는 순간을 즐기는 독서’를 강조한다. 숫자로 완독 권수를 자랑하는 풍토와 결별하고, 읽는 과정 자체를 행복으로 받아들이라는 메시지가 뚜렷하다.

책은 번역서 고르는 법, 역자와 편역의 차이, 인문 고전 입문서와 원전 구별법 같은 실질적 팁도 아낌없이 담고 있다. 이는 독자가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스스로 판별할 수 있는 ‘독서 주체’로 서도록 돕는다. 오프라인의 즐거움 또한 놓치지 않는다. 전북 완주의 삼례책마을 같은 공간 경험을 통해 책 읽기의 지평을 넓히도록 권한다.

각 장 말미에는 ‘도끼 같은 책’ 코너가 실린다. 카프카의 말처럼, 영혼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책으로서 토드 로즈의 『평균의 종말』, 조지 오웰의 『1984』, 최인철의 『굿 라이프』, 칩 히스·댄 히스의 『후회 없음』 등을 추천한다. 이는 저자가 실제로 고정관념을 깨고 삶을 확장하게 만든 책들이기도 하다.

『다시 시작하는 평생 독서법』은 단순히 독서법을 나열한 책이 아니라, 독서라는 행위를 ‘생활로 돌려놓는’ 책이다. 꽃길보다는 ‘책 읽는 길’을 걸으라는 저자의 당부처럼, 책은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고, 한 번 제대로 습관으로 들이면 평생을 함께할 든든한 친구가 된다. 독서를 미루어온 사람에게는 첫 계기가, 꾸준히 읽어온 독자에게는 보강 훈련표가 되어주는 책이다. 지금 이 순간, 차례와 서문만 읽어보아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 책이 독서의 즐거움을 평생의 습관으로 바꿔줄지도 모른다.

'더퀘스트 출판사의 오퀘스트라 2기' 활동을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아포리즘‘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책은 맛보기용으로 적절하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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