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자존감 공부 - 천 번을 미안해도 나는 엄마다, 2025 최신 개정증보판 김미경의 인생 수업 2
김미경 지음 / 어웨이크(AWAKE)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미경의 『엄마의 자존감 공부』는 엄마라는 이름을 가진 모든 여성들에게 “당신의 삶을 먼저 존중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다. 저자는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는 열망이 때로는 불안으로 바뀌어 아이를 다그치고 조급하게 만드는 과정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넌 왜 생각이 없니, 꿈이 없니, 왜 엄마 말을 안 듣니”라고 몰아붙였던 순간들을 돌아보며, 그 모든 것이 아이의 부족이 아니라 자신의 불안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아이는 생각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기만의 생각이 있었고, 꿈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아직’ 없었던 것이었다. 아이가 엄마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은 엄마의 말이 틀렸기 때문이라는 고백은 부모의 불안이 어떻게 관계를 왜곡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저자는 엄마의 인생을 세 시기로 나누어 설명한다. 아이를 키우며 힘 있는 보호자가 되어야 하는 1기 엄마, 자녀가 성인이 된 뒤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 걸어가는 2기 엄마, 그리고 존엄하게 나이 들어 끝까지 지혜와 품을 보여주는 3기 엄마.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도, 엄마가 노년이 되어서도 엄마의 역할은 끝나지 않는다. 이 긴 여정을 버티게 하는 힘은 결국 엄마 자신의 자존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책에서 가장 큰 울림을 주는 부분은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이미 자존감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겨우 3킬로그램 남짓한 아기이지만 죽음을 통과해 세상으로 나온 그 자체가 위대한 성취이자 자부심이라는 것이다. 아이의 첫 번째 마음은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자존감이고, 부모는 그 마음을 인정하고 키워주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잘 먹이고 입히는 것만이 육아의 전부가 아니라, 아이가 가진 첫 자존감을 지켜주는 것이 진정한 육아라는 말은 모든 부모가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저자는 자존감을 인생의 필터라고 표현한다. 자존감이 크면 불행을 행복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자존감이 작으면 작은 불행조차도 크게 확대된다. 자신을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기는 아이는 좋은 선택을 하지만,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라 여기는 아이는 매번 스스로를 가두는 선택을 한다. 부모의 인정과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는 무기력해지고 도전조차 하지 못하며, 결국 평생 부모의 숙제로 남기도 한다. 반대로 자신을 믿는 힘을 가진 아이는 어떤 길을 가더라도 주체적으로 성장해 나간다.

그렇다면 부모는 어떻게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줄 수 있을까. 저자는 먼저 엄마 자신이 자라야 한다고 말한다. 자존감이 부족한 엄마는 아이의 신호를 알아채지 못하고, 아이가 보내는 분노와 우울의 표현조차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린다. 결국 부모가 먼저 자기 안의 상처를 돌보고 자존감을 회복해야만 아이의 자존감을 지켜줄 수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스몰윈(Small-win)’ 전략을 제시한다. 사소한 성취를 반복하며 자신이 쓸모 있는 존재임을 느끼는 과정이 엄마를 단단하게 만들고, 그 힘으로 아이에게 공감과 여유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책 속에서 소개되는 ‘130프로 해석법’은 특히 인상적이다. 저자가 존경하는 한 스승에게 배운 원칙인데, 사람을 믿는다는 것은 잘한 100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잘못한 30까지 합쳐 130을 믿어주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누구나 잘못과 부족함을 갖고 있는데, 상대에게 완벽함만 요구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오랫동안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면 부족함까지 함께 끌어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깨달음 덕분에 저자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원칙은 아이와 부모의 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아이의 부족한 모습, 실수와 실패까지 포함해 믿어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아이의 자존감을 건강하게 키워주는 길이다. 부모가 완벽함만 요구하면 아이는 늘 불안 속에서 위축되지만, 있는 그대로 존중받으면 자신을 긍정하고 당당히 나아갈 힘을 얻는다.

또한 저자는 아이의 영혼은 부모의 복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육체는 부모를 통해 태어나지만 영혼은 하늘에서 온 고유한 것이기에, 부모를 닮을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인간은 태어날 때 이미 각자 고유한 성품과 색깔을 지니고 태어나며, 양육이란 없는 것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것을 꺼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라는 설명은 부모의 시각을 새롭게 바꾸어준다.

나아가 저자는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행복=공부=좋은 대학=좋은 직장”이라는 도식을 비판한다. 공부 재능이 없다는 것은 반드시 다른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며, 세상에는 수많은 재능이 존재한다. 부모가 공부라는 단칸방에만 아이를 가두면 아이는 스스로의 천재성을 발견할 기회를 잃는다. 실제로 저자의 딸이 재봉틀을 통해 ‘자기 주도 사이클’을 완성하고 자신감을 얻은 경험은,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통해 성취와 자존감을 키워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저자는 아이를 20년 프로젝트가 아니라 60년 프로젝트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성과를 조급하게 요구하지 않고 충분한 시간을 주는 태도, “엄마 금방 안 죽으니까 천천히 해”라는 말처럼 기다려주는 태도는 아이를 자유롭고 깊이 있게 성장하게 만든다. 엄마의 여유로운 기다림이야말로 아이의 자존감을 지켜주는 가장 큰 힘이다.

그리고 이 모든 메시지는 이번 개정증보판에서 한 걸음 더 확장된다. 초판 이후 8년이 흐르는 동안 교육 환경은 급변했고, 책은 AI 시대와 ‘7세 고시’ 같은 최근 이슈까지 짚어낸다. 조기 스펙과 점수 논리에 부모가 휘둘릴수록 아이의 주도권과 자기해석 능력은 약해진다. 저자는 변하는 도구와 제도에 시선을 빼앗기기보다, 변하지 않는 본질—자존감, 해석력, 회복탄력성, 그리고 관계에서의 신뢰—을 최우선에 두라고 권한다. 시대가 바뀌어도 아이가 스스로의 삶을 설계하는 힘은 이 본질에서 나온다는 점을, 이번 판은 더욱 명확히 일깨운다.

결국 『엄마의 자존감 공부』가 전하는 핵심은 단순하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면, 먼저 엄마 자신을 존중하라. 엄마가 행복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갈 때 아이도 자신을 괜찮은 존재라 믿으며 당당히 살아갈 수 있다. 이 책은 아이와 갈등에 지친 부모, ‘좋은 엄마’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여성, 공부와 성취보다 아이의 진짜 행복을 고민하는 부모, 그리고 노년에도 엄마라는 역할을 이어가야 할 이들에게 따뜻한 길잡이가 된다.

김미경은 이 책을 통해 엄마라는 무거운 이름을 새롭게 정의한다. 완벽할 수 없는 엄마일지라도 매일 자존감을 채워가며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것, 그것이 진짜 엄마의 길이라는 메시지는 오랫동안 독자의 마음에 남는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들

아이와 끊임없는 갈등 속에서 지쳐 있는 부모

‘좋은 엄마’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자신을 잃어가는 엄마들

공부와 성취보다 아이의 진짜 행복을 고민하는 부모

노년에도 엄마라는 역할을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하는 여성들



'도서출판 어웨이크북스'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자존감은 불행을 행복으로 해석하는 필터다. 자존감이 크면 클수록 불행을 행복으로도 해석하고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기도 한다. 나를 귀하게 여기는 만큼 나를 위한 가장 행복한 결론을 내는 것이다.
하지만 자존감이 작으면 작은 불행을 오히려 크게 확대하기도 한다. 모든 사건이 ‘큰일 났다, 나 어떡하지?’로 결론이 나는 것이다.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괜찮은 선택을 하고,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매번 쓸모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아주 사소한 일상의 선택까지도 조절하고 결정하는 힘이 바로 자존감이다. - P3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