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줄 알았는데 재밌어! 야구 만화 도감 2 : 심화편 반전 도감 5
익뚜 지음, 김양희 감수 / 후즈갓마이테일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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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줄 알았는데 재밌어! 야구 만화 도감 2: 심화편』은 야구의 세계를 한층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쓰인 책이다. 1편이 기본 규칙과 경기의 흐름을 설명하는 입문서였다면, 2편은 전략과 데이터, 포지션별 특징, 그리고 최신 제도와 문화까지 아우르며 야구의 복잡하면서도 흥미로운 면모를 드러낸다. 무엇보다 만화라는 형식을 통해 풀어내기에 ‘심화편’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구성 중 하나는 “선수 vs 선수” 코너다. 여기서는 한국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 선수를 한 장에서 비교해 보여준다.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과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폴 스킨스를 나란히 소개하는 방식으로, 독자는 두 선수의 스타일과 차이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국내와 해외를 연결해 보여줌으로써 한국 야구가 세계 무대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실감하게 한다.

또한, 이 책은 다양한 야구 용어와 전략을 소개한다. 커터와 싱커 같은 구종 설명은 물론, 허슬 플레이처럼 경기를 보는 이들이 자주 접하는 표현을 풀어내 초보 팬도 쉽게 따라올 수 있도록 돕는다. 최신 룰 변화 역시 빠짐없이 다루는데, 대표적인 것이 MLB의 수비 시프트 규제다. 2023년부터 내야수 4명이 모두 내야 흙 안쪽에 위치해야 하고, 2루 기준 좌우로 두 명씩 배치해야 한다는 규정이 생겼다. 이는 타자의 성향을 분석해 수비를 치우치게 배치하는 전략이 경기의 재미를 떨어뜨린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변화였다.

이 책은 단순히 규칙만 다루지 않고 야구 문화의 깊은 층위까지 보여준다. 일본과 미국에서 퍼펙트 게임 도중 번트를 시도하는 것이 금기시되는 문화, 큰 점수 차에서 도루를 자제하는 관습, 한국 프로야구에서 은퇴 경기를 존중하는 분위기 등이 그것이다. 2017년 이승엽의 은퇴 경기에서 상대팀이 승부보다 존중을 선택한 장면은 야구가 단순히 승패를 겨루는 스포츠가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투수가 사구를 던진 뒤 모자를 벗고 사과하는 제스처 역시 암묵적 예의의 한 부분이다. 이렇게 야구에는 규칙서에 적히지 않았지만 반드시 지켜야 하는 불문율이 존재한다.

선수들이 지니고 있는 징크스와 습관도 책의 재미를 더한다. 김성근 감독이 2010년 16연승 동안 면도를 하지 않았던 일화는 다소 미신적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팀의 긴장감과 결속을 상징하는 에피소드로 읽힌다. 이처럼 책은 기록과 통계, 규칙뿐 아니라 인간적인 면모까지 놓치지 않는다.

특히 세이버메트릭스에 대한 설명은 인상적이다. 타율이나 평균 자책점처럼 전통적인 기록 대신 OPS, wOBA, WAR 같은 정밀한 지표를 활용해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은 야구가 데이터와 통계의 스포츠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단순히 타율이 높은 선수나 ERA가 낮은 투수를 좋은 선수로 보는 것의 한계를 짚어주며, 실제 경기력과 팀 기여도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세이버메트릭스가 도입되었다는 설명은 독자에게 큰 깨달음을 준다. 오늘날 FA 계약이나 트레이드, 드래프트에 반드시 참고되는 지표가 된 이유도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책은 기술의 발전과 규칙의 변화를 빠짐없이 담아낸다. KBO가 세계적으로 앞서 로봇 심판을 도입해 2024년 1군 경기에서 완전히 정착시킨 과정은 한국 야구의 실험적 면모를 보여준다. 또한 피치 클록, 베이스 확대, 견제 제한, 연장전 승부치기, 타자 준비 시간 제한과 같은 스피드 업 규정은 경기 시간을 줄이고 템포를 높여 팬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빠르고 박진감 있는 경기를 선호하는 젊은 팬층에게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불펜 투수의 역할과 시대별 변화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중간 계투, 셋업맨, 마무리, 원 포인트 릴리프 등 다양한 불펜 투수의 역할을 통해 야구 경기가 단순히 선발과 타자만의 싸움이 아니라 여러 계층적 전략이 얽혀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이는 야구를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결국 이 책은 야구는 고정된 스포츠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한다는 사실이다.

팬들의 관심을 유지하고 경기를 더욱 공정하고 박진감 있게 만들기 위해 규칙과 문화는 계속 바뀌어 왔다.

『야구 만화 도감 2: 심화편』은 야구를 잘 모르지만 알고 싶어 하는 사람, 기본적인 경기 규칙은 알지만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 나아가 데이터와 전략을 즐기는 팬까지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만화라는 친근한 형식 덕분에 복잡한 내용을 쉽게 풀어내기에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고, 야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책을 읽고 나면 단순히 중계 화면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경기장을 찾아가 선수들의 플레이와 관중들의 열기를 몸으로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그만큼 야구의 매력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책이며, 읽는 이를 자연스럽게 야구장으로 이끌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다.


'후즈갓마이테일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대표적인 불문율과 그 이유
1. 큰 점수 차에서 무리한 플레이 금지
2. 홈런 후 과한 세리머니 금지
3. 노히트 노런, 퍼펙트게임 방해 금지
투수가 대기록에 도전 중일 때 번트 안 하기.
선수 입장에선 당연히 기록을 깨고 싶지만 번트로 깨는 건 예의 없는 행동으로 여겨져.
4. 빈 볼 맞으면 보복구로 대응
5. 투수가 마운드를 내려갈 땐 박수로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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