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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지적이고 싶은 사람을 위한 명문장 필사책
박경만 지음 / 책글터 / 2025년 4월
평점 :

박경만의 『인생에서 지적이고 싶은 사람을 위한 명문장 필사책』을 읽으며, 좋은 문장이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흔들고 삶의 태도까지 바꿔놓을 수 있는지 새삼 실감했다. 평소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만나면 밑줄을 긋고 오래 기억하고 싶어 필사를 해왔는데, 이 책은 그런 습관을 한 권 안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해 준 느낌이었다. 저자가 서문에서 “좋은 문장을 만나면 오늘 하루의 완성이며 다시 시작이다”라고 고백한 부분은 깊은 공감을 주며 곱씹을수록 울림이 있었다.
책을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글쓰기에 관한 조언이었다. “사물은 언제나 있는 그대로 볼 것을 명심해야 한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그 대상 자체를 정확히 보지 않는다면 좋은 글을 쓸 수가 없다.”라는 구절은 글쓰기가 단순히 생각을 정리하는 기술이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는 태도임을 다시 일깨워 주었다. 필사가 단순한 베껴 쓰기가 아니라 본질을 직시하고 구체적인 언어를 길러내는 훈련이라는 사실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책 속에서 인용된 파스칼의 구절 또한 오래 남았다. “사악한 인간들은 그 어떠한 진리를 알고 있어도 자신들의 이익과 관련 있을 때에만 이것을 인정한다. 그 외의 경우에는 이 진리를 버린다.” 이 문장은 진리를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내려는 용기라는 점을 생각하게 만든다.
나 스스로는 과연 얼마나 일관되게 살아왔는지 되돌아보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저자가 전혜린을 회상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학창 시절 우연히 집어든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라는 책이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는 고백은, 나 역시 살면서 우연히 만난 책 한 권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삶의 방향을 흔들었던 경험과 겹쳐졌다. 전혜린처럼 불꽃 같은 삶을 살다 간 사람의 글이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 강렬한 힘이 될 수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루소의 『에밀』에서 발췌한 “인간의 정신적 고통은 전부 다 자신의 생각 속에 있다. (…) 시간이나 죽음은 우리의 약이나 다름없다.”라는 구절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실제 사건보다 그것을 해석하는 우리의 마음이 더 큰 고통을 만들어낸다는 통찰은 일상과 직결되는 메시지였다.
필사는 이런 문장을 내 안에 각인시키는 행위이고, 쓰는 과정은 곧 마음을 단단히 다지는 과정임을 알게 된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공자의 가르침, 롤로 메이의 철학, 에밀 쿠에의 자기암시가 이어진다.
공자는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어 신의와 절약, 사랑을 강조했고, 롤로 메이는 인간이 본성을 실현할 때 느끼는 기쁨이야말로 삶의 목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밀 쿠에는 “나는 날마다, 모든 것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라는 자기 암시를 통해 확신과 믿음을 키울 것을 권한다.
짧은 문장이지만 삶을 바꾸는 힘은 언제나 이런 꾸준한 반복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저자가 강조한 ‘삼다(三多)’, 즉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는 말이 다시 떠오른다. 평소 책 읽기는 이어가고 있었지만, 나만의 글쓰기를 소홀히 했던 것이 아쉽게 다가왔다. 그래서 앞으로는 틈새 시간을 내어 조금씩이라도 글을 쓰고, 그 속에서 다시 생각을 정리해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인생에서 지적이고 싶은 사람을 위한 명문장 필사책』은 그저 명문장을 모아둔 책이 아니다.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만들고, 필사의 의미를 새롭게 일깨우는 책이다.
읽는 동안 기억에 남는 문장들을 다시 써보고 싶게 만들었고,
책을 덮고 나서는 그 문장들을 머릿속 깊이 새겨두고 싶어졌다.
결국 필사는 글을 옮겨 적는 일이 아니라, 나의 삶과 태도를 되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성찰의 행위임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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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책글터(세이코리아)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117> 기쁨은 행복과는 달라서 인생의 목표가 될 수 있는데, 이 기쁨은 인간이 자신의 본성을 완수하는 데서 동반되는 감정이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성을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의 가치나 존엄성을 이 세상의 무엇보다도 값있게 여길 줄 아는 사람만이 맛보는 것이다. - 롤로메이(미국 심리학자) -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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