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효진 선생님과 글쓰는 아이들 : 감성편 - 평생 글쓰기의 첫 단추 글쓰는 아이들
옥효진 지음 / 로그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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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효진 선생님과 글쓰는 아이들』은 글쓰기를 처음 배우는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쓰는가’ 이전에 ‘왜 써야 하는가’를 먼저 묻는 책이다. 국어 시간의 숙제를 넘어서 글은 내 생각을 꺼내 정리하고, 나를 표현하며 세상과 연결되는 방식임을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아이의 손을 잡고 글쓰기의 출발선에 함께 서는 이 책은, 겁내지 않고 자기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있도록 다정하게 길을 안내해준다.

책의 시작은 이런 말로 문을 연다.

“생각을 글로 옮긴다는 건 내 머릿속의 생각을 꺼내 정리하고, 문장으로 만들어 읽는 사람에게 잘 전달되도록 하는 과정이에요. 이건 절대 저절로 되지 않아요.”

이 말은 곧 글쓰기가 선천적인 재능이 아니라 후천적인 연습의 결과라는 점을 강조한다.

피아노를 잘 치고 싶으면 악보를 읽고 건반을 익히듯, 축구를 잘하고 싶으면 드리블과 슛을 연습하듯,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어렵고 서툴 수 있지만, 자주 쓰고 꾸준히 다듬으면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준다.

이 책은 여러 갈래의 글을 주제별로 소개하며, 각각의 글이 쓰이는 목적과 특징을 짚어준다.

설명문, 감상문, 일기, 편지, 주장하는 글, 이야기 글 등 아이들이 자주 접하는 형식들을 중심으로,

어떻게 써야 하는지, 어떤 구조로 생각을 정리해야 하는지를 차근차근 안내한다.

여기에 더해 ‘문해력 단어 짚고 가기’를 통해 낯선 어휘를 풀어주고,

‘옥 선생님의 한 줄 더!’라는 코너에서는 질문이나 조언을 던지며 아이 스스로 생각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글의 개념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써보는 흐름으로 이어지는 구성은 학습 효과를 높인다.

무엇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문장을 잘 쓰게 하려는 목적을 넘어서,

글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는 데 있다.

하루하루 일기를 쓰며 나의 감정을 돌아보고,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하고, 감상문을 쓰며 감정을 오래 간직하는 경험은 모두 글쓰기를 통해 가능해진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단지 정보를 나열하는 법이 아니라, 자신만의 시선과 감정을 담아내는 법을 배운다.

글쓰기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아이들에게도 이 책은 가볍게 다가간다.

멋진 문장을 쓰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나답게 적는 것이다.

글을 쓰다 보면 나도 몰랐던 내 생각을 발견하게 되고, 그 안에서 작은 성장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글쓰기는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야 한다.

책에 각 장의 첫 부분에는 사자성어를 활용해 글쓰기와 삶의 감정을 연결 짓는다.

예를 들어, 하루하루의 기분에 따라 들쭉날쭉해지는 감정들을 돌아보는 장면에서는 ‘일희일비(一喜一悲)’라는 말이 소개된다. 작은 일에 너무 기뻐하거나 금세 실망하기보다는, 글쓰기를 통해 감정을 차분히 들여다보고 정리할 수 있는 힘을 기르자는 의미다.

또 ‘요산요수(樂山樂水)’는 자연을 즐기고 삶을 여유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말하는데, 이는 감상문이나 자연 관찰 일기와 같은 글쓰기를 통해 세상을 찬찬히 바라보는 태도를 기를 수 있다는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다.

글을 쓰면서 점점 더 자신의 생각이 구체화되고, 문장 속에 자신만의 말투와 감정이 묻어나기 시작할 즈음엔 ‘점입가경(漸入佳境)’이라는 말처럼, 글쓰기의 재미가 서서히 깊어짐을 경험하게 된다.

기쁨과 슬픔, 분노와 두려움 같은 감정들이 글 속에 담기는 순간들에서는 ‘희로애락(喜怒哀樂)’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글은 결국 내가 살아가는 방식, 내가 느끼는 감정의 기록이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은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는 의미지만, 이 책은 여기에 이렇게 말한다. “백 번 보고도 한 번 글로 써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 글쓰기는 경험을 정리하고, 감정을 정제하며 기억을 오래 남기는 가장 좋은 방식이라는 것이다.

『옥효진 선생님과 글쓰는 아이들』은 글쓰기를 가르치는 책이 아니라, 글을 통해 자신을 만나게 해주는 책이다. 교과서 속 형식을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표현하는 데 꼭 필요한 말의 도구를 아이 손에 쥐여주는 책이다. 아이가 쓴 첫 문장은 서툴고 짧을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자신만의 시선과 목소리가 담겨 있다. 이 책은 그 시작을 응원하고, 계속해서 쓰고 싶어지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이 책을 통해 아이는 글이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다리는 언젠가 세상과 자기 자신을 향해 더 깊이 걸어갈 수 있는 길이 되어줄 것이다.


'로그인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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