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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
이세훈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카를 야스퍼스는 이러한 실존의 절박한 순간을 ‘한계상황’이라 불렀다. 실패, 상실, 돌이킬 수 없는 선택, 죽음의 공포 같은 상황에서 우리는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고독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이야말로, 내면의 진짜 목소리와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결정적 계기라는 것이 야스퍼스의 통찰이다. 외로움은 결국 우리를 기존의 틀로부터 해방시키고,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도약대’가 된다.
이처럼 『외로움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는 철학을 삶의 가장 민감한 감정인 외로움과 연결시켜,
우리가 삶과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만드는 책이다.
책을 읽다 보면 ‘혼자 있는 시간’에 대한 인식이 바뀌게 된다.
외로움을 밀어내기보다는 그 감정이 내 안에서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를 듣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 시간은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오히려 내 삶을 천천히 돌아보고 정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 저자는 외로움이 고통스럽기만 한 감정이 아니라,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씨앗이라고 말한다. 고독을 딛고 나면 우리는 조금 더 자기 자신을 알게 된다.
요즘도 가끔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문득 공허한 마음이 올라올 때가 있다. 하지만 예전처럼 불안하거나 초조하진 않다. 어릴 때처럼 무작정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밖으로 나서지도 않는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조금씩 내게 익숙해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이제는 그런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걸 알고, 그 시간을 최대한 소중히 써보려고 한다.
이 책은 결국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하다.
“외로움은 없애야 할 감정이 아니라,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를 전하려는 신호다.” 그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들여다보는 순간, 우리는 삶의 방향을 천천히 다시 세울 수 있게 된다. 외로움 속에서 우리는 더 단단하고, 더 자유로운 자신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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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시크릿하우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폴 틸리히Paul Tillich가 ‘실존적 불안’을 말했을 때, 그것은 단순한 심리적 우울이 아니라, 우리가 지닌 근본적 갈망과 불안이 부딪히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물음을 가리켰습니다. 즉, "나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으며, 왜 이렇게 한없이 연약하고 허무함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이 한 번이라도 든다면, 그 불안은 인생 전체를 향한 더 큰 갈망의 흔적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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