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 이 계절을 함께 건너는 당신에게
하태완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5월
평점 :
품절



하태완 작가는 프롤로그에서, 인생의 가장 혼란스럽고 지친 순간에 독자들을 만난 경험을 진심 어린 언어로 풀어낸다. 삶의 방향을 잃은 채 매일이 불안과 무기력의 반복으로 이어지던 시절, 그는 자신이 하는 모든 일조차 의미 없게 느껴지는 깊은 고요 속에 있었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 말을 걸어온 이들은 바로 독자였다. 오래 기다려준 사람들, 편지와 선물, 따뜻한 눈빛으로 마음을 전한 이들의 존재는 그에게 잊고 있던 용기를 일깨워 주었다.


그 만남은 글을 쓰는 이유를 다시 붙잡게 한 순간이었고, 더 이상 혼자 견디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을 주는 시간이기도 했다. 작가는 자신을 향한 믿음과 응원의 에너지를 통해 비로소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깊이 깨닫게 된다. 누군가와 나란히 걸으며 서로의 온기를 느낀다는 것이 얼마나 다정하고도 힘이 되는 일인지, 그는 그 사실을 체험으로써 받아들인다.


프롤로그 곳곳엔 작가의 상처와 회복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스스로도 믿지 못했던 자신이 누군가의 마음속에 여전히 ‘좋은 사람’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 그 깨달음은 글을 멈췄던 그의 손을 다시금 펴게 했다. 이 책은 그렇게 쓰이기 시작한 다정한 응답이며, 동시에 함께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한 송이의 위로다.


“언젠가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기를.” 작가는 그 바람을 끝에 남기며, 이 책이 누군가의 긴 어둠 속에서 작은 빛 하나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그리고 그 빛이 언젠가 또 다른 누군가를 따뜻하게 비추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책 속에는 그런 따뜻한 마음이 조용히 이어진다. 「당당한 행복」(p18~19)에서는 “너는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말로, 지치고 힘들어 주눅 들기 쉬운 일상 속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잊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오늘 힘들었다 해도 내일 다시 일어나는 너의 모습이 참 좋다고, 너는 그 자체로 충분히 소중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말한다. “우리, 당당하게 행복하자. 지금 이 삶을 잘 지키면서.”


「바라는 삶」(p80~81)에서는 조용하고 흔들림 없는 삶을 꿈꾼다. 너무 들뜨지도, 지나치게 슬퍼하지도 않으면서 천천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살고 싶다는 마음. 삶이 뜻대로 되지 않아도 조급해하지 않고, 흐름을 따라가며 자신의 자리를 잘 지켜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 담겨 있다. 지혜롭고 단단한 마음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전해진다.


「우리들의 천국」(p150~151)에서는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과의 소중한 관계를 이야기한다. 서로의 마음을 잘 알아차리고, 힘들 때 기꺼이 옆에 있어 주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과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괜찮다고 작가는 말한다. 화려하거나 특별하지 않아도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갈 수 있는 관계, 그것이 바로 자신에게는 ‘천국’이라고 표현한다. 언제든 그 천국으로 놀러 오라고, 너희들이 만든 세상이 내겐 가장 소중하다고 말이다.


「당신만 생각하고 있어요」(p216~217)에서는 변하지 않는 사랑에 대해 말한다. 힘든 순간에도 끝까지 함께하고 싶은 마음, 말로 다 하지 못해도 계속해서 표현하려는 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 있는 용기. 그런 진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랑한다는 말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해도 자신은 다른 말로라도 끝내 그 마음을 전할 거라고 말한다.


그리고 「일월, 차가운 시작에 기대어」(p268269)와 「이월, 겨울의 끝자락에서」(p270271)에서는 계절이 주는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담았다. 새해는 시작이지만, 때론 끝처럼 느껴지고 마음은 여전히 겨울에 머물러 있다. 불안하고 지친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그 안에서도 작게 피어나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봄은 반드시 온다는 믿음, 아무도 모르게 나만을 향해 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를 버티게 한다. 그리고 봄을 기다리듯, 자신도 조용히 살아내고 있다고 고백한다.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는 그렇게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는 책이다. 힘들고 지치는 하루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에게 작은 안식처가 될 수 있다고,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책을 읽는 동안 독자는 마치 곁에서 위로해주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것처럼 느껴진다. 작가는 조용하지만 따뜻하게 말해준다. “괜찮아, 너는 지금도 잘하고 있어.” 바로 그 말이, 우리가 가장 듣고 싶었던 이야기일지 모른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네가 이 세상에 없어선 안 될 존재라는 걸 잊지 않기를.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너를 지켜주고 있고, 너 또한 그들의 안락한 보금자리임을 명심하기를. 사는 게 여간 쉽지 않고 소중한 것들이 멀어지는 기분에 초조해도, 불안마저 삶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용기를 품고 살기를.
나는 너의 타고난 착함과 책임감 그리고 천진함이 좋다. 그 뒤에 숨어 있는 시퍼런 우울과 슬픔 그리고 말 못할 비밀스러운 고통까지도 전부. 오늘 삐끗해 넘어져도 내일 다시 걸음을 내딛는 너의 씩씩함이 좋다. 가진 사랑 아낌없이 나눠주려 애쓰는 너의 맑음이 좋고, 모두가 빛을 잃은 밤에도 용케 반짝이는 너의 밝음이 좋다. 그런 네 삶에 내가 존재할 수 있어 참 다행이다. 이런 내 삶에 네가 존재해 줘서 참 감사하고 안도한다.
그러니까 우리 주눅 들지 말고 당당히 행복하자. 많이 고되더라도 샐쭉 웃자. 저 먼 행복과 기쁨에 도착하려 애쓰지 말고, 지금 머무는 이 삶을 작은 행복들로 가꾸자...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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