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의 행복 사전
김은아 지음, 하선정 그림 / 담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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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의 『앤의 행복 사전』은 ‘빨간 머리 앤’을 향한 오래된 애정과 깊어진 시선을 담아낸 책이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앤의 세계를 이루는 가장 따뜻한 조각들—‘단어’를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들여다본다. 이 책은 그녀가 앤에 대해 써온 세 번째 이야기다. 첫 책 『앤과 함께 프린스에드워드섬을 걷다』에서는 앤 이야기의 주요 무대인 섬의 풍경과 공간을 따라 걸었고, 두 번째 책 『친애하는 나의 앤, 우리의 계절에게』에서는 여덟 권의 앤 시리즈 속 문장을 통해 계절의 감정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이번 책 『앤의 행복 사전』에서는 앤이 사랑했던 ‘단어’들을 글감 삼아, 그 단어들 속에 깃든 감정과 삶의 태도를 따라가 본다.


작가는 처음엔 그저 앤과 루시 모드 몽고메리를 좋아하는 독자였다. 그러나 오래도록 그들을 좋아해온 마음은 이제 글이 되었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 엮는 사람이 되었다. 앤에 관해서라면 어떤 이야기든 다 해보고 싶다는 그의 고백처럼, 이번 책에는 그동안 쌓여온 애정과 탐색의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특히 ‘행복’, ‘설렘’, ‘용기’, ‘고요’, ‘그리움’처럼 앤의 삶을 관통하는 단어들을 모아, 사전적 정의가 아니라 ‘앤의 언어’로 재해석해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해석서가 아니라 감성적인 문학 산책이자 사유의 여정이기도 하다.


책을 읽다 보면, 앤이 삶의 순간마다 얼마나 섬세하게 감정을 표현하고, 그 모든 순간에 이름을 붙여나갔는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어떤 일에 설렘을 느끼고, 실패 앞에서도 배움을 얻고, 일상의 기쁨을 발견하며 살아가는 앤의 모습은 단어 그 자체로 빛난다. 작가는 그런 앤의 삶에서 반복해서 등장하는 단어들을 수집해 풀어내며, 그 단어들이 결국 앤의 인생을 단단하게 만든 힘이자, 독자들 각자의 삶을 환히 비춰주는 등불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앤이 사랑한 단어들은 단지 말의 조각이 아니라, 관계를 따뜻하게 만드는 표현이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였으며,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저자는 그런 단어들을 하나하나 다시 들여다보며,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거니?”라는 앤의 질문에 조용히 귀 기울인다. 그리고 우리도 언젠가 자신만의 ‘행복 사전’을 써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삶의 어느 페이지쯤에서 그 문장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앤의 행복 사전』은 앤의 시선으로, 앤이 사랑했던 방식으로, 우리 일상 속 단어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해준다. 그 단어들 사이에는 계절의 흐름이 있고, 삶의 속도가 있고, 사랑과 우정의 온기가 있다. 결국 이 책은, 잊고 있던 일상의 즐거움과 관계의 따스함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는 조용한 사전이며, ‘자신’이라는 우주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게 하는 감성의 지도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저마다의 ‘행복 사전’이 탄생하기를. 그리고 그 사전이 앤의 단어처럼 누군가의 삶을 비춰주는 말이 되기를, 작가는 조용히 기대하고 있다.


글 오른쪽에는 ‘은유 표현 글쓰기’라고 하여 글의 내용을 필사해볼 수 있는 페이지를 마련했다.

글을 따라 써보면서 앤이 삶을 사랑했던 방식을 마음껏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마지막에는 엄청 예쁜 컬러링북이 있어서 시간이 될 때 한번씩 해보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그림이 너무 예뻐서 다이어리 꾸미기를 할 때나 책상 한켠 어딘가에 세워 놓고 싶은 느낌이었다. 컬러링북에 있는 그림을 직접 한번 만나보시길 바란다.




'담다 2기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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