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책이라고 하면 많은 아이들이 먼저 얼굴을 찌푸린다. 딱딱한 문체, 복잡한 연도, 낯선 인물들. 하지만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위인 1』은 그런 편견을 시원하게 깨부순다. 무겁고 어려운 주제일 수 있는 역사 위인 이야기를 밝고 유쾌한 만화 형식으로 풀어낸 이 책은, 초등학생에게 한국사를 친근하게 소개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이 책은 단군왕검부터 흥선대원군까지, 고조선에서 조선 말기까지를 아우르는 전근대사 속 150명의 위인을 소개하는 시리즈의 첫 권이다. 각 인물의 핵심 사건과 가치관을 중심으로 이야기 구조를 구성해, 단순한 연표나 업적 나열이 아니라 역사적 흐름 안에서 위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만화 형식을 빌린 점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교육 효과까지 뛰어나다. 예컨대 김옥균 편에서는 아이의 태권도장 대표 선출 사건을 통해 ‘삼일천하’의 상징인 갑신정변을 연결하는데, 이는 어린이들이 낯선 역사적 개념을 실생활과 연결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김옥균이 개화당과 함께 조선을 근대화하기 위해 우정총국 개국 파티에서 정변을 일으켰지만, 청의 개입으로 3일 만에 실패한 역사적 사건이 “그리의 3일 천하”와 자연스럽게 겹쳐지며 등장한다. 이런 구성은 어린 독자들에게 역사가 어려운 게 아니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게다가 단순한 줄거리 나열에 그치지 않고, “더 알아보기” 코너를 통해 독자가 직접 문제를 풀어보며 복습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김옥균 편의 경우, ‘근대적 우편 사무를 담당하기 위해 설치된 기관은 무엇인가?’, ‘김옥균이 일으킨 정변의 이름은?’과 같은 퀴즈를 통해 본문 학습 내용을 정리하고 스스로 사고를 확장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저자인 이건홍은 성균관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중·고등학교 교사와 교장을 역임한 역사 교육 전문가로, 오랜 시간 교육 현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이 책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교과서 집필진답게 교과 과정의 흐름과 주요 개념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아이들이 좋아할 방식으로 풀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림을 그린 박빛나 작가는 웹툰 작가이자 캐릭터 디자이너로, 귀엽고 생동감 있는 캐릭터로 위인의 삶을 감정적으로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또한, 이 책은 위인을 ‘완벽한 영웅’으로 그리지 않는다. 고민하고 실수하고 좌절했던 인간 김옥균,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했던 모습이 담겨 있다. 이로써 독자 아이들은 역사 속 인물이 우리처럼 고민하고 도전했던 사람이라는 점을 이해하게 되고, 나도 저런 사람이 될 수 있어!라는 용기를 품게 된다.
이러한 접근은 위인을 단지 ‘외워야 할 인물’이 아닌, 친구처럼 만나고 느끼게 한다. 책을 읽다 보면 마치 150명의 위인 친구들을 한 명 한 명 만나고 대화를 나눈 듯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 친구들이 겪었던 시대적 상황, 선택, 결과를 통해 우리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나아가 현재의 삶과 연결지을 수 있는 역사 감각을 키우게 된다.
물론, 만화 형식의 특성상 역사적 배경이나 복식이 일부 사실과는 다를 수 있으나, 이는 서문에서 이미 언급하고 있으며, 부모나 교사가 함께 읽으며 지도한다면 오히려 역사적 사고력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위인 2』는 웃고 즐기고 배우고 기억하게 하는 힘이 있는 책이다. 초등 역사 입문서로서 충분한 깊이와 재미를 모두 갖춘 책이며,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아이의 자존감과 미래를 향한 상상력을 키우는 데 기여한다.
“역사를 공부한다는 건 과거를 아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출발점에 아이들을 따뜻하게 세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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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유앤북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엄마! 태권도장에서 대표를 뽑았는데 제가 뽑혔어요!" "와, 정말 축하해!" "그리가 엄청 신났나 봐요. 정말 열심히 하네." "그러게요. 저런 열정이면 대표 일을 아주 잘하겠는데요?" "앞으로 우리 태권도장에서 소외당하는 친구가 없게 할 거예요! 그리고 또…" "그링댜, 무슨 일 있어? "태권도장 대표 말이에요. 집계가 잘못 돼서 제가 뽑힌 거였대요! 그래서 다른 형이 대표가 됐어요." "그리의 3일 천하가 이렇게 끝나 버렸네." "갑신정변의 김옥균 같군."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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