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책이라고 하면 많은 아이들이 먼저 얼굴을 찌푸린다.
딱딱한 문체, 복잡한 연도, 낯선 인물들. 하지만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위인 1』은 그런 편견을 무너뜨린다. 무겁고 어려운 주제일 수 있는 역사 위인 이야기를 밝고 명랑한 만화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눈높이에서 한국사를 재밌고 똑똑하게 안내하는 길잡이가 된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 5천 년 역사 속 인물 중 150명의 위인을 엄선해 소개하는 시리즈 중 첫 권으로, 단군왕검에서 흥선대원군까지, 즉 전근대 시기 위인들의 활동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조선부터 삼국, 고려, 조선까지 이어지는 전근대 역사의 흐름 속에서 어떤 인물들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민족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역사에 대한 감각과 자긍심도 함께 키워진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만화 형식’의 서술이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위인의 일대기나 사건을 짧고 리듬감 있는 대사, 그리고 표현력 있는 캐릭터 일러스트로 전달하면서, 어린 독자들에게 지루함 없이 몰입하게 만든다. 일방적인 설명이 아닌, 위인과 친구들이 등장해 실제로 대화를 나누며 사건을 풀어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역사적 사건과 인물의 연결고리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각 장의 끝부분에는 ‘더 알아보기’ 코너가 있어 해당 위인의 주요 활동이나 사건에 대한 퀴즈를 직접 풀어보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순히 읽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본문 내용을 복기하고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학습 장치로 기능한다. 이는 아이들이 스토리를 따라가며 즐겁게 익힌 내용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역사적 사실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도록 유도하는 매우 유익한 구성이다.
이 책은 시대 구분의 개념도 명확하게 짚어준다. 전근대와 근현대를 나누는 기준이 무엇인지, 각각의 시대가 어떤 역사적 맥락에서 구성되는지를 자연스럽게 알려주기 때문에, 초등 역사 교육 과정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도 함께 이룰 수 있다. 특히 1권에서는 전근대 시대에 집중하여 고조선, 삼국시대, 고려, 조선 시대까지의 흐름을 따라가며, 각 시대의 대표 인물을 중심으로 서사를 펼쳐나간다.
저자는 단순히 위인을 위대한 사람으로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들이 위인을 가까이 느끼고, 그들의 고민과 선택, 실수를 통해 역사 속 인물도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점을 알게 해준다. 이러한 접근은 독자들에게 “나도 저런 사람이 될 수 있어”라는 가능성과 자극을 선물한다.
또한, 이 책은 역사를 단지 과거의 이야기로 끝내지 않는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왜 역사를 알아야 하고, 왜 위인의 삶을 기억해야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묻고 있다. 역사를 공부의 대상이 아니라 마음의 자양분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린이 역사 입문서로서 모범적인 기준을 제시한다.
다만 참고할 점은, 만화 형식이라는 특성상 등장인물의 복식이나 배경이 당시 실제 역사와는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부분이다. 이 점은 책에서도 미리 언급하고 있으므로, 부모나 교사가 아이와 함께 읽으며 사실과 표현 사이의 균형감을 지도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위인 1』은 그저 웃고 넘기는 만화책이 아니다. 웃고, 배우고, 기억하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은 단순히 인물의 이름과 업적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각 인물이 처한 시대 상황 속에서 어떤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역사를 공부한다는 건 과거를 아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출발점에 아이들을 세워준다.
그리고 부드럽고 따뜻한 그림, 탄탄한 구성, 흥미로운 서술을 통해 “역사 공부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구나!”라는 놀라운 경험을 선물한다.
책을 읽다 보면 역사책을 읽었다는 느낌보다 150명의 친구를 만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친구들처럼 나도 내 삶에서 멋진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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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유앤북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아빠, 부여를 세운 사람은 누구예요?" "나 알아, 해모수!" "맞아, 해모수에게는 해부루라는 아들이 있었지. 해부루의 아들이 금와이지!" "그리고 금와는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을 자기 자식들과 함께 키운 사람이야." "아, 그러면 고구려도 결국은 부여에서 시작된 거네요." "그러니까, 금와가 주몽의 아빠예요?" "아니, 그건 아니야. 주몽에 대한 얘기는 다음에 자세히 얘기하고 이번엔 금와왕의 탄생에 대해 얘기해줄게."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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