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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한 우리말 해방 사전 - OX만 보면 바로 알게 되는 맞춤법과 표준어
양성필 지음 / 포르체 / 2025년 4월
평점 :

친구들과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누다가, 혹은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의 모임 속에서 문자로 생각을 전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도 모르게 손이 멈칫하게 만드는 순간이 있는데, 바로 어휘 때문이다. ‘틈틈이’가 맞는지 ‘틈틈히’가 맞는지처럼, 익숙한 듯하면서도 자주 헷갈리는 단어들 말이다. 검색으로 정확한 표현을 확인해 놓고도 며칠만 지나면 다시 기억이 흐릿해진다. 같은 단어를 몇 번이나 다시 찾아보며, 스스로에게 ‘주의력이 부족한 걸까, 기억력이 나쁜 걸까’ 자책했던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다.
요즘은 흔히 ‘문해력 저하의 시대’라고들 한다. 디지털 매체의 사용이 늘고, 독서량은 점점 줄어드는 현실 속에서 어휘력 부족은 점점 심화되고 있고, 이는 고스란히 문해력 저하로 이어진다. 그 여파는 생각보다 깊다. 예전에 들은 이야기지만, “심심한 애도를 표합니다”라는 말을 듣고 “할 일이 없어 지루하다”는 의미로 알고, 그 표현을 비난했다는 사례도 있다. “심심한 사과”에 대해 “진심이 안 담긴 대충 하는 사과 아니냐”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심심하다’는 원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이라는 뜻의 고어적 의미가 있다. 즉,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는 “깊은 사과를 드립니다”란 뜻이고, “심심한 감사를 표합니다”는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합니다”가 되는 것이다.
이런 오해는 비단 일상에만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학생들이 시험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문제 자체를 풀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예를 들어 ‘질의응답’이라는 표현을 ‘질책과 응답’이라는 식으로 오해하여 부정적인 문답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질의응답’은 어디까지나 ‘질문과 대답’을 의미하는 전혀 부정적이지 않은 단어다. 이런 어휘 오해 사례는 지금 우리가 겪는 문해력의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 볼 수 있다.
결국, 어휘력의 부족과 문해력 저하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소통 능력과 사고력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문제다. 그러니 올바른 어휘 사용과 한국어 문법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일은 개인의 언어 능력을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언어 수준을 한층 성숙하게 만드는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역할을 이 책이 해주고 있다.
『알쏭달쏭한 우리말 해방 사전』은 자주 헷갈리는 단어와 표현들을 쓰임에 따라 보기 쉽게 정리한 책이다. 사전처럼 필요한 단어를 바로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실제 일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순우리말과 외래어 표기법, 띄어쓰기 규정까지 알차게 담겨 있다.
게다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등 공신력 있는 기준들을 기반으로 내용을 구성했기 때문에 신뢰도도 높다.
한국어 어휘나 문법이 늘 어렵게 느껴졌던 사람이라면, 이 책은 한 번쯤 곁에 두고 읽어볼 만하다. 까다롭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우리말이 한결 가깝고 유쾌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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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체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각출/갹출 친구들이 각출(X)/갹출(O)해 철수의 결혼 축하 선물을 샀다.
각출(各出) 각각 내놓음. (예1) 연말이면 재벌 기업마다 불우 이웃 돕기 성금의 각출을 약속한다. (예2) 우리 회사 직원들은 수재 의연금을 각출했다. 갹출(醵出) 같은 목적을 위하여 여러 사람이 돈을 나누어 냄. (예1) 테니스 동호회 회원들이 갹출하여 운영비를 마련했다. (예2) 각 팀에서 행사 비용을 갹출했다.
‘각출’과 ‘갹출’은 형태와 의미가 비슷한 단어입니다. 다만, ‘각출’은 ‘각각 내놓다’라는 의미이고, ’갹출’은 ‘나누어 낸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상황에 맞게 구별해서 써야 합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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