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만화미학자 - 미술을 삐딱하게 보는 어느 만화미학자의 이유 있는 궤변
박세현 지음 / 팬덤북스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인 박세현은 만화평론가이자 만화미학자로서, 

만화 속에도 미학이 존재함을 설명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는 ‘원시시대 동굴벽화는 과연 미술의 역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인류의 미술은 동물의 움직임과 생생한 순간을 포착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되었음을 말한다.

또한, 중세 종교화부터 현대 비유적 미술에 이르기까지 

미술은 시대마다 인간의 사고와 문화를 반영해 왔다고 설명한다.


 박세현의 『미술관에 간 만화미학자』는 만화에도 미학이 존재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는 에곤 실레나 에드바르트 뭉크처럼 자의식이 강한 화가들의 자화상을 보며,

미술은 인간의 역사를 기록하는 동시에 인간이 자신의 내면을 풀어놓는 일기와 같다고 말한다.


 특히 에곤 실레의 <눈꺼풀이 내려간 자화상, 1910>을 통해, 

미술은 인간에게 고통과 위안, 불쾌함과 즐거움, 고민과 이상, 오해와 이해 등

복합적인 감정과 인식을 일으키는 행위임을 깨닫는다.

결국 미술은 인간이 스스로를 위해 누리는 자위와도 같은 것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그는 인류 최초의 예술이 동물의 움직임을 포착하려는 데서 시작되었으며,

중세 종교화부터 현대 비유적 미술에 이르기까지

미술은 시대마다 인간의 사고와 문화를 반영해 왔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천지창조, 아름다움, 취향, 그로테스크, 죽음, 캐리커처, 여자 누드, 팜므 파탈, 풍자, 남자 누드, 리얼리티, 판타지, 로맨스, 나르시시즘, 포스터, 트릭 아트, 반전, 영웅> 등 18개의 키워드를 통해 미술과 인간의 관계를 새롭게 읽어낸다.


 책을 읽으면서 ‘그로테스크’의 유래를 알게 됐다. 한번씩 사용하던 단어긴 했는데 그 유래를 정확하게 알게되니 그 단어가 가지고 있는 무게나 의미 자체가 다르게 와닿는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충격 받은 작품이 하나 있다. 그 그림은 미술사에서 가장 파격적인 누드화로 꼽히는 19세기 프랑스 사실주의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1819~1877의 <세상의 기원>1866이다. 이렇게까지 적나라한 그림이 있었던가? 처음 보게 되면 나처럼 놀라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미술 서적들을 계속 읽어 오고 있는데, 새로운 그림도 많이 접하게 되고, 기존에 알고 있던 내용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정보들을 세세하게 알려주는 점이 좋았다. 저자의 설명을 듣고 그림을 감상하니 알고 있던 그림도 색다르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거나, 미술사의 다양한 정보나 지식을 습득하길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보시길 바란다.


<본문 발췌>

p56

그로테스크는 이탈리아어 ‘그로타grota, 동굴’에서 유래한 ’그로테스카La grottesca’와 ’그로테스코grottesco’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동굴 벽면에 그림을 그리면 울퉁불퉁한 동굴벽면의 특성상 그림이 일그러지고 찌그러져 보이는 것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 용어는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의 장식미술을 설명할 때 사용되었는데, 이 장식미술에는 기괴하고 요상하게 생긴 사람이나 동물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한편 영웅의 비극이나 신화 이야기, 그리고 왕과 귀족들을 풍자한 대중공연이 많았던 그리스 로마시대에 민중들이 즐겼던 연극 ‘미무스‘에 기괴하고 흉측한 모습의 가면이 사용되었다. 이 미무스 가면이 그로테스크 예술의 사막을 열었다.


p92

 미술사에서 가장 파격적인 누드화는 단연코 19세기 프랑스 사실주의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1819~1877의 <세상의 기원>1866이다. 부유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귀스타브 쿠르베는 브장송 왕립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립미술학교에서 그림을 배웠다. 1840년 법학을 공부하기 위해서 파리로 간 쿠르베는 정작 화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다.

 네덜란드를 여행하면서 램프란트와 베네치아 화파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쿠르베는, 종교화를 그려달라는 의뢰인에게 “천사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릴 수 없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1860년 전후 쿠르베는 자신만의 사실주의 화풍으로 그림을 그리게 된다.



'팬덤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그로테스크는 이탈리아어 ‘그로타grota, 동굴’에서 유래한 ’그로테스카La grottesca’와 ’그로테스코grottesco’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동굴 벽면에 그림을 그리면 울퉁불퉁한 동굴벽면의 특성상 그림이 일그러지고 찌그러져 보이는 것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 용어는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의 장식미술을 설명할 때 사용되었는데, 이 장식미술에는 기괴하고 요상하게 생긴 사람이나 동물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한편 영웅의 비극이나 신화 이야기, 그리고 왕과 귀족들을 풍자한 대중공연이 많았던 그리스 로마시대에 민중들이 즐겼던 연극 ‘미무스‘에 기괴하고 흉측한 모습의 가면이 사용되었다. 이 미무스 가면이 그로테스크 예술의 사막을 열었다. - P5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