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새 내일의 고전
신종원 지음, 한규현 그림 / 소전서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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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원의 장편소설 『불새』는 종교적 권위와 개인의 삶,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낸 작품이다.

이 소설은 젊은 사제 바오로와 신도 헬레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대와 인물들의 삶을 교차시키며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한다.


 이야기는 헬레나가 교회의 가르침 속에서 삶을 포기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바오로 신부는 헬레나의 죽음을 지켜본 뒤 깊은 죄책감과 신앙적 회의에 빠진다. 신앙이 과연 생명을 지키는 것인가, 아니면 때때로 생명을 짓누르는 무게가 되는가에 대한 고민이 그를 사로잡는다. 그는 이 질문을 풀기 위해 성배를 찾으러 스페인으로 떠난다.


 바오로의 여정은 단순한 탐사가 아니다. 그 여정은 다양한 인물들과 시대를 넘나들며 인간 존재와 신앙의 본질을 묻는 과정으로 확장된다. 스페인에서 만나는 전직 테러리스트 페트리와의 만남은 신념, 죄책감, 속죄라는 주제를 더욱 깊이 있게 끌어낸다.


『불새』가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생명의 존엄성이다. 소설은 종교적 권위에 의해 희생되는 개인의 생명을 조명하며, 생명 자체가 어떠한 교리보다 우선해야 함을 강조한다.

둘째, 종교적 권위에 대한 비판이다. 교회의 가르침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과 그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며, 신앙이란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지 되묻는다.

셋째,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이야기이다. 다양한 시대와 인물들의 이야기를 엮어내며, 인간의 고통과 신앙, 삶의 의미라는 보편적 질문을 던진다.

넷째, 불새의 상징성이다. 불새는 죽음과 재생,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품고 있는 존재로, 인간이 넘어지고 부서지면서도 다시 살아나는 과정을 아름답게 비유한다.


 『불새』는 단순히 종교적 갈등을 다루는 소설이 아니다. 삶의 고통과 재생, 신앙과 사랑, 인간성과 연약함이라는 보편적 이야기를 깊이 있게 풀어낸다. 특히 고난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는 인간 존재의 힘을 믿으며, 그 과정을 통해 신앙의 본질에 다가가야 함을 강조한다.


 이 소설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은,  종교적 권위와 개인의 삶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이나 생명과 신앙의 본질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싶은 사람, 다양한 시대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존재를 탐구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문학을 통해 사회적·종교적 문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불새』는 삶이 무너지고 신앙이 흔들릴 때, 그 모든 잿더미 위에서도 다시 살아오르는 불꽃 같은 존재를 기억하게 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어떤 절망 속에서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있음을 조용히 일러준다.



'소전서가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괜찮아, 얘들아. 내 삶은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정해져 있었던 거야.
그리고 이때 헬레나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요, 신부님. 미리 정해진 삶 같은 건 없어요.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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