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야자 시간 - 그 오랜 밤의 이야기 위 아 영 We are young 3
김달님 외 지음 / 책폴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야자 시간은 어떤 색이었을까?”


“교복을 입던 시절에는 낮보다 밤을 더 좋아했다.

재미있는 일은 주로 밤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야자 시간에 나란히 몸을 붙이고 앉은 친구와 이어폰을 나눠 끼고서 라디오를 듣거나,

몰래 학교를 빠져나가 밤의 시내를 쏘다니기도 했다.”

첫 에피소드 이야기는 비밀을 나누기 좋았던 그 시절 그때의 밤을 이야기한다.


학창시절 교실의 불빛 아래 졸음을 참으며 책장을 넘기던 수많은 밤들이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첫사랑을 떠올리는 시간이거나,

반복된 생활에서 벗어나고자 친구들과 일탈을 시도하기도 했던 시간이었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막막한 미래를 걱정하던 시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너와 나의 야자 시간』은 그런 잊고 지냈던 기억을 다시 피워 올리는 책이다.

김달님을 포함해 총 8명의 작가가 모여 각자의 밤을 이야기했다.

1. 김달님 – 아임 폴 인 러브 어게인
밤의 이야기: 비밀을 나누는 밤
첫사랑의 설렘과 다시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2. 조우리 – 10년 후의 약속
밤의 이야기: 바다의 밤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나를 연결하는 긴 약속과 그리움을 그렸다.

3. 전성배 – 그 밤의 소리
밤의 이야기: 편지를 건네는 밤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담은 편지와 그 떨림을 표현했다.

4. 최지혜 – 불꽃놀이
밤의 이야기: 수학여행의 밤
수학여행 중 터지는 청춘의 감정과 그 찰나의 빛남을 담았다.

5. 서윤후 – 계피색 꿈
밤의 이야기: 많고 많은 밤의 목록
흐릿하지만 잊히지 않는 밤의 기억들을 시적인 언어로 풀어냈다.

6. 장한라 – 스포일러
밤의 이야기: 나를 배신하는 밤
어긋나는 감정과 성장의 아픔을 담담히 그렸다.

7. 장도수 – 망가뜨리지 않고 사랑하는 법
밤의 이야기: 온순한 일탈의 밤
서툴지만 온 마음으로 누군가를 지키려 했던 기억을 담았다.

8. 황혜지 – 너의 밤이 머무르는 곳
밤의 이야기: 라디오를 듣는 밤
외로운 밤을 달래주던 라디오의 온기를 그렸다.

+ 임나운(일러스트레이터/그림) – 새까만 밤하늘 짙은 푸른색
각각의 이야기에 어울리는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저녁에서 새벽까지 이어지는 어둠의 온도를 다채로운 색채로 포근하고도 멋스럽게 표현했다. 임나운은 일러스트 그림으로 말로는 다 하지 못한 밤의 감정을 채워 넣었다.


이 책은 서툴렀던 모든 감정들, 그리고 그 감정들을 꾹꾹 눌러 담았던 우리의 밤을 부드럽게 끄집어낸다.

강요하지 않고, 조용히 다가와 손을 잡아준다.


우리는 모두 다르게 살아왔지만, 결국 비슷한 감정을 품고 있다는 것을.

밤의 끝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너와 나의 야자 시간』은 그렇게 말한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그리고, “그때의 너도, 지금의 너도 괜찮아.”


조용하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책이다.

밤에 읽기에 좋은, 마음이 조금 외로운 날 읽기에도 좋은 책이다.

오랜만에 잊고 지냈던 아련한 그때의 야자 시간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게 한 책이다.

어릴 적 추억을 꺼내볼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본문 내용 발췌>

p12

친한 친구와의 우정이 얼마나 견고한지 틈틈이 확인하느라 언제나 마음이 바빴다.


p34-35

나쁜 일들은 순서를 기다리며 차례대로 오지 않았다. 오직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해 존재하는 복서처럼, 왼쪽, 오른쪽, 중앙 가리지 않고 파고들며 주먹을 연타로 날렸다. 우리는 그저 얻어터질 뿐이었다.


p50

내 인생에서 내 맘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건 마냥 절망적인 게 아니라 때때로 예상치 못한 기쁨과 놀라움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열아홉이 된 내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나쁜 상황은 그대로라 할지라도 작은 온기, 작은 부드러움으로 햇빛 한 조각 같은 것을 마음속에 두고 살아갈 수 있는 게 인간이라는 걸.



'책폴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왜 살면서 미안하고 고마운 기억들은 이렇게 뒤늦게 깨닫게 되는지. - P2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