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내가 되고 싶었던 것은
고정욱 지음 / 샘터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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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어릴 적 소아마비에 걸려 다리를 못 쓰게 되었다. 목발이나 휠체어가 없으면 홀로 이동할 수 없어 뛰어노는 아이들을 부러워하며 방 안에서 책을 읽었다.

‘왜 하필 나지?’

‘왜 나만 장애가 있어 보고 싶은 걸 보지도, 하고 싶은 일도 하지 못할까?’

생각했던 무기력한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게 생각한다. 장애가 있었기에 세상의 편견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을 배웠다. 장애 ‘덕분에’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었고,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과 세상의 온기를 깨달았다.

장애를 극복하고 살아온 이야기가 아니라, 장애로 인해 얻게 된 인생의 단단한 의미에 대한 이야기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살아야 할 이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방황한다. 저자는 그런 삶의 질문 앞에서 ‘소명’을 이야기한다.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싶은지,

나는 어떤 방식으로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지.

그 물음에 대한 답은, 사실 아주 오래전 어린 시절의 마음속에 있을지 모른다.

들판의 풀 한 포기, 하늘을 나는 벌레,

그 존재 하나하나가 ‘필요해서 존재하는’ 것처럼

우리도 다 이유가 있어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걸 깨닫는 순간부터, 삶의 고통과 방황은 조금씩 방향을 잃는다.

자기만의 소명을 찾고 따르게 되면

삶은 더는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것’이 된다.

그 소명이 거창하거나 특별할 필요는 없다.

소명을 찾는 과정 자체가 우리를 삶의 자리로 불러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묻는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어떤 일을 하고 싶었나?”

“그 일을 왜 하고 싶었을까?”

어릴 적 그때의 마음을 떠올리며,

삶의 실마리와 소명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장애 ‘덕분에’ 삶이라는 전쟁터에서

나라는 존재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는 말.

그 말에 괜히 울컥했다.

얼마나 많은 생각과 감정의 굴곡을 지나왔기에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그의 글에서 특히나 마음을 울린 문장이 있다.

“한번 이 땅에 장애인으로 왔으면, 살면서 고통과 어려움을 그대로 놔두기보다, 뒤에 올 후배 장애인들을 위해서 그 어려움과 장애를 헤쳐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선물하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내 소명이다.”

이 책은 단지 누군가의 ‘극복기’가 아니다.

결핍과 상처 속에서도 자신만의 길을 발견하고,

그 길을 통해 누군가에게 따뜻한 길잡이가 되어주는 이야기다.

삶은 늘 흔들리고, 때로는 부서지기도 하지만

우리는 각자 이유가 있어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샘터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 대신 나는 이렇게 말한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우주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우주는 바로 사랑이라는 에너지이며 이는 움직입니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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