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은 많지만 아직도 누워 있는 당신에게
이광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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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르고 무기력한 나, 그래도 다시 살아보고 싶은 당신에게”

이광민 작가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오랜 시간 진료 현장에서 무기력에 빠진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해왔다. 『할 일은 많지만 아직도 누워 있는 당신에게』는 그런 사람들의 패턴을 관찰하면서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고자 했다. 그러한 관찰을 통해 깨닫게 된 내용을 집필한 것으로, 게으르고 무기력하지만 그래도 다시 열심히 살아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쓰여진 책이다.

이 책 초반에는 ‘무기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무기력을 의지력 부족이나 게으름이 아니라 ‘고갈‘에서 온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무기력을 마음이 보내는 하나의 신호로 해석한다. 노력해도 결과가 없을까 두려운 마음, 과거의 실패 경험에서 비롯된 트라우마, 반복된 비난, 사회·경제적 불안정성 등 외부 환경과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특히 열심히 해봤자 어차피 안 될 거야라는 식의 비관주의는 사람을 쉽게 포기하게 만든다.

무기력은 우리의 인식 구조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책에서 언급되는 ‘앵커링 포인트’는 판단의 기준이 되는 출발점으로,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기준이 될 경우, 어떤 일도 실패할 것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이로 인해 이상적인 나와 현실의 나 사이의 간극, 즉 ‘인식의 거리’가 점점 벌어지고, 그 거리감은 무기력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이런 상태를 ‘게으른 완벽주의자’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완벽하게 잘하고 싶다는 욕심은 오히려 부담이 되어 시작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에 이르게 한다. 높은 목표와 큰 성취를 원하는 마음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 것이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일단 해보자.” 완벽하지 않아도, 지금 당장 성과가 없어도 괜찮다는 것이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살아보는 것’, 이것이 무기력에서 빠져나오는 첫걸음임을 이야기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전략이 바로 ‘작은 루틴’이다.

이 책은 루틴이 필요한 이유를 명확히 짚는다. 생활 패턴이 무너지면 마음도 무너진다. 실제로 수면, 식사, 운동 등 일상의 리듬이 흐트러질 때 우울이나 번아웃이 쉽게 찾아온다. 이럴 때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규칙적인 생활 리듬과 에너지 관리다. 루틴은 내가 무너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기둥이다.

또한 저자는 무기력의 배경으로 ‘가스라이팅’과 ‘반복 강박’도 언급한다. 타인의 평가와 기대 속에서 자신을 끊임없이 의심하게 되면 자존감은 무너지고 스스로를 믿지 못하게 된다. 과거의 부정적 경험이 반복되어 무의식적으로 재현되는 ‘반복 강박’은 변화보다 정체를 택하게 만들고, 이는 삶 전체를 피로하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명상과 마음챙김은 유용한 도구가 된다. 명상은 생각과 감정을 거리 두게 하고, ‘해야 할 일’과 ‘지금의 나’를 분리시켜 자책에서 벗어나도록 돕는다. 마음챙김은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연습이며 작지만 실현 가능한 행동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예를 들어 방 청소가 막막하다면, ‘책상 위 종이 한 장만 치우기’부터 시작해보는 식이다.

『할 일은 많지만 아직도 누워 있는 당신에게』는 우리 삶에서 무기력이란 감정이 비정상이 아니며, 도리어 마음이 보내는 정직한 신호임을 알려준다. 그 신호를 무시하기보다 해석하고 돌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 책은 자기 삶을 다시 돌보고 싶은 이들에게 따뜻하고도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사람들에게 추천 해주고 싶다.

- 해야 할 일은 많지만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는 사람

- 스스로를 게으르다고 자책하며 무기력에 빠져 있는 사람

-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며 자존감을 잃어버린 사람

- 무기력한 가족이나 친구를 이해하고 돕고 싶은 사람

'위즈덤하우스 @wisdomhouse_official'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무기력은 ‘고갈‘에서 옵니다. 어떻게 보면 ‘번아웃burnout’과도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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