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컨티뉴 - 직장을 잃고 이혼도 했는데 저승사자를 만나 부자가 되었다
최해직(권영신) 지음 / 노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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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어도 컨티뉴라니, 무슨 뜻이지?

처음 제목을 봤을 때, 솔직히 책의 내용이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 직장을 잃고 이혼까지 한 사람이 저승사자를 만나 부자가 되었다니, 그 자체로 황당한 설정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이 책 속에는 그저 코믹한 판타지 이상의 이야기, 어쩌면 지금의 나에게도 필요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다.


 『죽어도 컨티뉴』는 저자 권영신, 필명 ‘최해직’이 쓴 소설 형식의 철학 에세이다. 이 책은 마치 한 편의 연극처럼 흘러간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해직이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이름처럼 해고당한 상태에서 이혼까지 겪고, 삶의 벼랑 끝에 선 인물이다. 이야기는 해직이 직장 선배의 권유로 명상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명상 3일째 되는 날, 해직은 갑작스러운 급성 심장사로 사망하고, 그 순간 저승사자가 그 앞에 나타난다.


 이 저승사자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무표정하고 무서운 사신이 아니다. 시니컬하고 유머러스하며, 삶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을 가진 안내자다. 그는 해직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한다. 곧바로 심판을 받을 것인가, 아니면 먼저 자신의 삶을 돌아볼 것인가. 해직은 즉시 심판을 받겠다고 하지만, 위로부터의 명령으로 인해 그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이 여정에서 해직은 자신 안의 다양한 자아들과 마주하게 된다. ‘에고’는 해직의 자존심과 위선을 드러내는 존재이며, ‘성범’은 상처받고 억눌린 감정을 대표하고, ‘원진’은 풀리지 않은 감정의 찌꺼기, 말 그대로 ‘원한’의 형상이다. 이들과의 대화는 때로는 갈등으로, 때로는 깨달음으로 이어지며 해직은 점차 자신의 진짜 얼굴을 마주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영신’이라는 인물도 등장한다. 영신은 해직의 과거와 연결된 인물로, 그의 삶에 깊은 흔적을 남긴 존재다. 단순한 조연이 아닌, 해직의 상처와 후회를 자극하는 감정의 거울 같은 인물로서, 해직이 자기 자신을 성찰하게 만드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한다. 그녀와의 관계는 독자에게도 스스로의 인간관계를 돌아보게 만든다.


 『죽어도 컨티뉴』는 단순한 자기계발서도, 철학서도 아니다. 이 책은 판타지적 요소를 빌려 삶과 죽음, 자아와 감정, 후회와 용서라는 무거운 주제를 담담하면서도 재치 있게 풀어낸다. 작가는 죽음을 통해 오히려 삶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진정한 ‘컨티뉴’란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의지를 가지는 것임을 강조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당신은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가?

당신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사실 당신 자신이 아닐까?


 해직은 죽음을 통해 오히려 ‘살아야 하는 이유’를 배워간다. 그는 삶이 생각보다 훨씬 더 고단하고 아프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로 살아보는 용기를 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받아들인다. 결국 이 책은 우리 모두가 자기 자신과 대면하고, 삶이라는 무한 루프에서 깨어나기 위한 ‘나와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죽는 건 게임에서나 쉽다. 진짜 어려운 건, 살아 있는 상태에서 다시 컨티뉴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언젠가 다시 컨티뉴해야 할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비록 서툴더라도 살아야만 하는 시간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노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하놀 인스타 @hagonolza


너희 인간 세상은 모두 너희가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네 안에 있는 신은 네 성장을 바란다. 너의 성장을 위해 너에게 계속 같은 일을 보여 주는 것도 신이 하는 일이다. 음… 여기로 가면 더 잘 이해할 수 있겠군. 거울의 방으로 가자.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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