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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의심 - 어린이를 위한 깊고 깊은 생각 훈련
서보현 지음, 박우희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25년 3월
평점 :

“질문하는 어린이로 성장하길 기대하며 쓴 동화책”
『어린이를 위한 깊고 깊은 생각 훈련 – 합리적인 의심』은 어린이들에게 철학과 논리, 그리고 진짜 ‘나답게’ 생각하는 법을 건네주는 책이다. 그러나 그 전달 방식은 무겁거나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아이의 말투처럼 생기 있고 유쾌하게 풀어낸 책이다.
저자 서보현은 어린 시절, 단순한 궁금증에도 버릇없다는 핀잔을 들었던 기억에서 이 책의 출발점을 찾는다. 그 시절의 억울함은 ‘아이들의 물음에는 절대 그렇게 반응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바뀌었고, 그 다짐은 이 책 속 이야기로 자라났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아이 편을 들어주는 어른의 따뜻한 말이 아니다. 저자 스스로도 고백한다. ‘어른이 아이들보다 더 합리적일 거라는 편견’을 품고 있었다고. 아이들을 가르치려 들기 전에 어른이 먼저 반성해야 했다고. 그 고백 덕분에 이 책은 더 진솔해지고 더 믿음직스러워진다.
이 책에는 이전에 접했던 ‘더닝-크루거 효과’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자신이 얼마나 무지한지를 모르는 사람일수록 더 확신에 차 있다는 심리학 개념이다. 오히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더 큰소리를 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이 이야기를 통해 아이는 단순히 자신감 있는 말에 휘둘리지 않고, 진짜 아는 사람은 조심스럽다는 사실을 배운다. 그건 지식을 향한 겸손을 배우는 일이고 동시에 누가 믿을 만한 사람인지 살펴보는 눈을 기르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내용은, ‘생각과 사람을 구분하자’는 메시지였다. 우리는 흔히 누군가의 생각이 틀렸다고 말할 때 그 사람은 자신이 부정 당하는 듯한 오해를 하곤 한다. 저자는 아이들이 이러한 착각에 빠지지 않도록 친절하게 말해준다. “그 생각은 좀 이상해”라고 말하는 것은, “너는 이상해”라는 말과 다르다는 걸 말이다. 그 구분은 토론을 가능하게 하고 차이를 품을 수 있게 한다. 생각을 바꿨다고 해서 자신이 틀렸던 게 아니라 더 넓어진 것이라는 점을 알려준다.
책 속의 이야기들은 어린이 독자가 직접 부딪힐 수 있는 장면들로 구성된다. 친구와의 대화, 뉴스 속 장면, 선생님의 말, 광고, 인터넷 정보 같은 익숙한 소재들이 등장한다. 이 책은 정답을 알려주려 하지 않는다. “진짜 그럴까?”라고 질문하게 만들고 “혹시 다른 건 아닐까?”라고 멈춰 서게 만든다. 멈춰서 생각하는 아이는 결국 자기 머리로 판단하는 어른으로 자란다.
이 책은 합리적인 의심이란 결국 자기답게 살기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말한다. 누군가의 말에 무작정 ‘네’라고 말하지 않고, 스스로 ‘왜?’라고 먼저 물어보는 습관을 가지라고 말한다. 결국 이 책은 생각하는 용기를 선물하는 책이다. 버릇없는 아이가 아니라 깊이 있는 어른이 되는 길은 ‘질문’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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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인돌 어린이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뜨인돌출판사 @ddstone_books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당연한 거 아냐? 공원에서 처음 만난 친구들과 축구를 하기로 했어. 편을 나누는 데 마지막으로 2명이 남았어. 누굴 고를까?
열심히 생각하지 않아도 이미 답을 아는 것처럼 느껴지는 생각들이 있어. 학교에서 배우거나 누군가 말해 준 것도 아니야. 하지만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아니니까 틀린 것 같지도 않지. 그런데 정말 그게 맞을까?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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