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생각은 철학에서 시작된다 -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들뢰즈까지, 철학자들이 들려주는 20가지 생각 도구
오가와 히토시 지음, 이정미 옮김 / 오아시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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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종종 ‘철학’이란 단어를 들으면 삶과 동떨어진 추상적이고 어려운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가와 히토시의 『탁월한 생각은 철학에서 시작된다』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이 책은 철학이 비즈니스와 일상의 문제 해결에 얼마나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실제 사례와 함께 보여준다. 저자는 철학적 사고가 탁월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 도구가 되는지를 강조하며 그 이유를 매우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이 책은 먼저 철학자 10인의 독창적인 생각법을 소개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헤겔, 후설, 푸코, 데리다, 들뢰즈, 루이스, 말라부, 가브리엘 등 서양 철학사를 대표하는 철학자들의 핵심 사유 방식을 압축해 설명하고, 이를 실제 업무나 문제 해결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각 장마다 철학자의 개념을 응용한 예시 문제와 연습 문제를 함께 제시해 단순한 이론이 아닌 실천 가능한 도구로 철학을 체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각 철학자의 생각법은 저마다의 독특한 관점을 제공한다. 예컨대 칸트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은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 자체를 전복시키는 사유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점, 즉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완전히 새로운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 후설의 ‘현상학적 환원’은 선입견을 걷어내고 사물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힘을 강조한다. 데리다의 ‘탈구축’은 익숙한 개념과 구조를 해체해 그 안에 숨은 전제를 드러내고, 새롭게 재구성하는 사고 방식이다. 루이스의 ‘가능세계’는 현실에 매몰되지 않고 ‘만약에’라는 질문을 통해 사고의 확장을 시도하게 한다.


 이러한 철학적 착안점들은 일상 속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사고의 틀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영업’이라는 행위에 대해 다시 정의해보는 내용이 인상 깊었다. 기존에는 단순히 상품을 팔아 이익을 남기는 것으로 여겨졌던 영업이, 철학적 사고를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타인에게 감동을 전하는 행위’로 재정의된다. 이를 통해 참여자는 일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고, 이는 곧 새로운 영업 전략의 출발점이 되었다. 철학적 사고가 실제로 업무 방식과 태도에 구체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저자는 이러한 철학적 사고법이 단지 이론적인 훈련이 아니라, 실제로 삶과 일의 경쟁력을 높이는 지혜의 도구임을 강조한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할 때 철학자의 도움을 받아 왔다는 점이다. 이처럼 철학은 더 이상 학문적 영역에 머물지 않고 창의적 문제 해결법으로 기능하고 있다.


 책의 마지막에서 저자는 철학 자체를 배우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철학자들의 독창적인 착안점을 마치 도라에몽의 도구처럼 사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자고 조언한다. 철학이 어렵게만 느껴졌던 독자들에게는 사고의 방향을 새롭게 제시해주며, 이미 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사유를 일상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구체적으로 안내해준다.

 무엇보다 이 책이 뛰어난 점은 철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를 새롭게 발견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전제와 구조를 의심하고, 낯익은 개념을 새롭게 재구성하며, 전혀 예상치 못한 관점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탄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철학이 과연 아이디어나 생각법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처음에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철학이야말로 사고의 뿌리를 깊게 하고 창의적 발상을 가능케 하는 토대임을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된다. 철학은 단지 삶의 방향을 묻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지금의 시대처럼 AI와 디지털 전환(DX)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세계에서, 철학은 우리에게 본질을 묻고, 새로운 의미를 구성할 수 있는 사고의 프레임을 제공한다.


 『탁월한 생각은 철학에서 시작된다』는 철학을 ‘사고의 도구’로 삼아, 실생활 속 문제 해결과 아이디어 창출에 적용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실전형 철학서다. 비즈니스 현장에 있는 사람은 물론, 사고의 유연성을 기르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철학은 결코 먼 학문이 아니다.

탁월한 생각은 결국 철학에서 출발한다.


[철학자들의 생각법 10가지 요약]

1. 아리스토텔레스 – 『시학』: 카타르시스와 모방

- 인간은 모방을 통해 배우며, 감정의 정화를 통해 인식이 깊어진다.

- 일을 대할 때도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직면하고 정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2. 칸트 –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 “인식이 대상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대상이 인식에 맞춰진다.”

-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면 완전히 새로운 해결책이 보일 수 있다.

3. 헤겔 – 변증법

- 정(正)–반(反)–합(合)의 과정을 통해 진리는 계속 발전한다.

- 갈등이나 모순은 창조적인 결과를 낳는 기회가 된다.

4. 후설 – 현상학적 환원

- ‘선입견’을 제거하고 사물이나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훈련.

- 업무나 인간관계에서도 판단을 유보하고 본질을 관찰하는 힘을 기른다.

5. 푸코 – 에피스테메

- 시대마다 ‘지식의 틀’이 다르며, 우리는 특정한 인식 체계 안에 있다.

- 당연하게 여긴 전제가 시대적 산물일 수 있음을 의심하고 새 틀을 모색한다.

6. 데리다 – 탈구축

- 언어, 구조, 개념의 이면을 해체하고 재구성하기.

- ‘고정된 의미’는 없으며, 숨겨진 전제를 드러내는 것이 사고의 핵심이다.

7. 들뢰즈 – 도주선

- 기존 체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탈주’의 사고.

- 문제 해결보다는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용기.

8. 데이비드 루이스 – 가능세계

- 지금의 현실 외에 다른 가능한 세계를 상상하며 사고 확장.

- ‘만약에’를 통해 다양한 전략과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다.

9. 카트린 말라부 – 가소성

- 사물이나 인간은 외부 충격에 의해 형태가 바뀔 수 있는 ‘가소성’을 가진다.

- 변화 가능성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사고 방식.

10. 마르쿠스 가브리엘 – 신실재론

- ‘존재한다’는 것은 인식 가능한 영역에서 의미를 갖는 것.

- 의미가 생성되는 조건을 이해함으로써 복잡한 문제에 새로운 틀을 제공한다.



'오아시스(카시오페아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아시스는 (주)카시오페아 출판사의 인문교양 브랜드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철학적으로 사고하기 위한 3단계 과정이다.
1단계 : 의심하기
2단계 : 시점 바꾸기
3단계 : 재구성하기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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