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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지른 물이 내 마음에 담긴다
나나용 지음 / 나나용북스 / 2023년 4월
평점 :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쉽게 와닿지 않았다.
“엎지른 물이 내 마음에 담긴다”라니… 무슨 뜻일까?
보통 물을 엎지르면 닦아내거나 그냥 흘려보내는 게 당연한데 그걸 마음에 담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호기심을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들어가는 글’을 읽자마자 제목의 의미가 단번에 이해됐다. 저자는 살아오면서 흘려보낼 수도 있었던 감정과 경험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다. 아픔도, 실수도, 사랑도, 깨달음도 모두 마음에 담아왔다. 그리고 그 마음속 이야기를 이 책에 차곡차곡 담아냈다.
‘들어가는 글’에 담긴 내용을 요약해보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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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한 그루의 나무와도 같다. 나무가 계절에 따라 잎을 떨구고 다시 새싹을 틔우듯, 사람도 힘든 시기를 지나 다시 회복하는 과정을 겪는다. 하지만 나무가 회복하기 위해 적절한 관심과 물이 필요하듯, 사람 또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다만, 과한 관심이 해가 되듯, 말도 신중해야 한다.
‘엎지른 물’이라는 말은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의미하지만, 저자는 이를 다르게 바라본다. 물이 엎질러졌다는 것은 그것이 어디엔가 담겼다는 뜻이며, 말도 마찬가지다. 신중하게 한 말이든, 무심코 뱉은 말이든, 결국 누군가의 마음에 담기고,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어떤 말은 성장의 양분이 되지만, 어떤 말은 상처가 된다. 하지만 그 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할지는 결국 나의 몫이다.
살아오면서 들었던 수많은 말들 속에서 저자는 그것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엎지른 물이 내 마음에 더 깊이 스며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 말들은 나를 아프게도 했지만, 동시에 나를 성장시켰다. 이제는 내가 소화한 이 말들을 책 속에 담아 전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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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니 부모님의 존재, 특히 엄마에 대한 생각에 여운이 많이 남았다.
미국에 있을 때 대학교 졸업식날 엄마가 써준 마지막 편지글이 될지 몰랐던 그 편지가 아직도 어른거리는 것 같다.
나나용은 엄마의 편지글 마지막에 있는 문장을 왼쪽 발목에 영원히 새겨 넣었다.
쓰러지고, 포기하고 싶을 때 나를 오뚜기 같이 일으켜줄 단 한 문장을!
우리는 살면서 크고 작은 실수를 하며 어쩔 수 없이 상처를 입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을 흘려 보낼지 마음에 담을지는 결국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마음에 담긴 것들을 소중히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단 생각을 했다.
그리고 마음에 담긴 중요하고 소중한 마음은 그 대상에게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생각을 많이 하게 해준 책이다.
저자분의 또 다른 책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보면서 충격적이고 놀라웠는데,
이 책을 통해 작가분의 삶을 지켜 보면서 여러 감정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성장 과정에 나를 아프게 하고 힘들게 했던 말과 행동들을, 어떤 마음으로 담느냐에 따라 성장의 자양분이 될 수도 있고, 상처를 방치하며 곪아 갈 수도 있다. 결국 인생은 자신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는 법이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그 여정에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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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용북스 독립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엄마의 사랑한다는 말은 나를 아직도 서 있게 하는 하나의 버팀목이 되었다. 힘들 때 누군가가 여전히 나를 믿어준다는 사실, 어떤 일이 있어도 나를 사랑해준다는 것은 내가 넘어졌을 때 스스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준다. 그래서 나는 그 사실을 잊지 않도록 내 왼쪽 발목에 엄마의 글씨를 본 떠 문신으로 새겨 놓았다.
우리 딸 믿는다. 사랑한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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