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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충 박멸기 ㅣ 열린책들 한국 문학 소설선
이진하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월
평점 :

* 이 책의 단편적인 이야기들이 생각할 거리들을 많이 던져줘서 좋았다. 책은 자고로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 주는 책이 좋다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의 비판적인 모습들을 일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한번 더 생각하게 해준다. 자신의 태도나 행동도 한번쯤 되돌아 보고 반성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인간이 변화될 수 있는 건 그런 생각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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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출판사에서 이벤트로 진행한 ‘이진하 작가님의 밑줄본이 담긴 『설명충 박멸기』’ 를 운좋게 받게 되었다. 작가님이 직접 특정 문장에 보라색 형광펜으로 밑줄 그은 책이었다. 그로인해 이 책이 더 특별해지는 계기가 됐다. 평소 작가님들은 어떤 문장을 중요하게 생각는지, 어떤 문장을 신경쓰며 썼는지 등 궁금한 부분이 많았는데, 이 밑줄본이 그동안의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주는 듯 했다.
이진하 작가의 『설명충 박멸기』는 27개의 짧은 단편 소설로 구성된 작품으로, 각 단편은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인간 군상을 풍자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은 일상 속에서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사소한 행동이나 말투, 그리고 사회적 관습 등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포착하여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각 단편은 독립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전체적으로는 현대인의 소통 방식과 그로 인한 오해, 갈등을 주제로 삼고 있다. 특히, 과도한 설명이나 불필요한 정보 전달로 인해 발생하는 소통의 문제를 다양한 상황과 인물을 통해 다루고 있다. 이를 통해 작가는 독자들에게 소통의 본질과 효율적인 의사 전달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예를 들어, ‘설명충 박멸기’라는 첫 단편글에는 누군가에게 계속 설명하려는 병(‘설명충‘)을 지닌 주인공이 주변 사람들을 지치게 만드는 장면이 등장한다. 다른 단편에서는 의도치 않은 과도한 정보 제공으로 인해 오해가 발생하는 상황을 그린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통해 작가는 과도한 설명이 오히려 소통을 방해하고, 핵심을 흐리게 만들 수 있음을 경고한다.
또한, 이 책은 소통의 문제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인간 관계의 복잡성을 다루고 있다. 각 단편은 유머러스하면서도 날카로운 풍자를 통해 깊은 인상을 남기며 동시에 사회적 통찰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행동과 말투를 돌아보고, 더 나은 소통과 관계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함을 깨닫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담긴 유머러스함을 발견한 순간들을 공유하고 싶다. 주인공이 설명충을 없애고 싶어서 병원을 이리저리 돌아 다녔지만 마땅한 답변을 얻지 못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해충 방역 업체인 ‘세수코’에 글까지 남겼다는 부분이다. ‘세수코’에서 푸훕하고 웃음이 비집고 나왔고, ‘막도날드’에 연타를 맞았으며, ‘유튜버 산삼임니당’에서는 간신히 참고 있던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런 부분들이 작가분이 의도한 유머코드가 아닐까 생각해봤다. 진지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유머 한스푼으로 긴장된 느낌을 풀어주는 느낌이었다. 날카로운 풍자가 있는 글이지만 유머러스함도 놓치지 않은 책이랄까.
결국, 이진하 작가의 『설명충 박멸기』는 유머러스한 전개와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통해 즐거움을 선사하고, 현대인의 소통 문제를 신선하고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특히 이 책은 특히 다음과 같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어떤 자리든 자신의 지식을 뽐내고 싶어하는 사람들, 일상 속에서 소통의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 과도한 설명이나 불필요한 정보 전달로 인해 갈등을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들, 유머러스하면서도 사회적 통찰을 담은 단편 소설을 선호하는 사람, 자신의 소통 방식을 돌아보고 개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큰 공감을 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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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나는 집구석에 처박혀 폐인처럼 지냈다. 사람들을 만나면 자꾸만 설명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휴지나 의자를 보고도 설명을 해댔다. ’다이아몬드와 흑연은 둘 다 탄소로 이루어진 물질이야. 구성 성분으로 봤을 때 100퍼센트 일치하지. 탄소 원자의 배열에 따라 달라지는 것뿐이고…’ 아무리 참아 보려고 해도 10분이 한계였다. 목구멍이 자꾸만 간질간질해 뭐라도 말해야만 시원해졌다. 어느 순간부터는 정말 내가 미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략)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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