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미술사 이야기 - 예술 거장들의 찬란했던 삶과 작품에 관한 기록
박은선 지음 / 빌리버튼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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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선 저자는 학창시절에 ‘인상파는 에두아르 마네, 클로드 모네, 에드가 드가, 오귀스트 르누아르’, ‘입체파는 조르주 브라크, 파블로 피카소’ 등 툭 치면 탁 나올 만큼 사조와 화가 이름을 외웠다고 했다. 정작 인상파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입체파는 무엇인지도 모른채 시험을 위한 암기만 했다. 하지만 미술사를 제대로 공부하다 보니 미술에는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미술은 저절로 창조되지 않고, 예술가는 사회의 일원으로 정치, 문화, 경제, 과학, 종교 등의 영향을 끊임없이 받는다. 시각적인 조형물에는 개인적인 철학은 물론 시대적 배경이 스며들어 있다. 미술사를 아는 건 세상을 생생하게 이해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미술 교사가 되어 자신이 중학교 때처럼 단순히 암기를 위해 미술사를 외웠던 것처럼 가르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학생들이 모네의 <수련>을 보고 ’인상주의’라는 단어만 떠올리기를 바라지 않았다. 모네가 빛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컸는지, 직접 가꾼 지베르니 정원은 어떤 모습인지, 모네의 소신이 그림에 어떻게 드러나는지 보여 주며 미술의 역사를 설명했다.
이 책은 선생님이 학생에게 설명하듯 미술사를 서술했다. 덕분에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미술사의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게 쓰여졌다. 원시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미술의 역사를 대표 작품과 함께 보여준다. 시대순으로 엮어 예술 작품의 조형적 특징을 핵심 미술 용어로 설명하면서도 시대적, 개인적 맥락을 자세하게 담았다.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변화 무쌍한 미술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미술은 무엇일까?‘ 등과 관련한 미학적인 질문에 대한 답도 들려준다.

박은선의 ‘세상을 바꾼 미술사 이야기’는 ‘이 그림이 왜 유명할까?’, ‘이 작품이 시대에 끼친 영향은?’ 등과 같은 질문에 답을 차근히 들려준다. 미술사가 단순히 과거의 기록을 남긴 것만이 아니라, 인간의 생각과 시대를 바꾼 거대한 흐름이었다는 것을 이야기 해준다. 책에 나온 작품을 통해 시대적 배경과 맥락, 그리고 후대에 미친 영향을 폭넓게 다룬다. 우리가 흔히 아는 고전 명화뿐 아니라, 미술사의 흐름을 결정짓는 변곡점이 된 작품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는 미술이 어떻게 시대를 반영하고, 때로는 시대를 앞서 나갔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작 중 하나인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은 아름다움의 기준을 새롭게 정립한 작품이었다. 이전까지 신에 대한 경외심을 담은 종교화가 주를 이루던 시대에서, 인간의 육체를 이상적으로 표현한 그림이 미술사의 중요한 흐름을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후 보티첼리 등의 예술가들이 이 작품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또 현대의 시각에서는 어떤 의미로 읽히는지 짚어준다.

또한, 인상주의와 현대미술이 등장하면서 미술의 개념이 어떻게 확장되는지 설명한다. 모네의 인상, 해돋이가 단순한 풍경화가 아니라 ‘순간의 빛과 색을 담아내는 실험’이었다는 점,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이 당시 미술계에 던진 충격을 다룬다. 피카소의 작품이 단순히 기괴한 형태가 아니라 전통적인 원근법과 구성을 해체하는 혁신적인 시도였다는 점도 짚고 넘어간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미술사의 변곡점을 ‘혁명’이라는 키워드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미술이 단순히 아름다움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꾸고 기존 질서를 뒤흔드는 강력한 힘을 지녔음을 이야기한다.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은 프랑스 혁명과 맞물려 미술이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고, 뒤샹의 샘은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현대미술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뒤흔들었다.

이 책은 미술이 사회, 문화, 정치가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지를 보여준다. 예술가들은 그 시대의 흐름을 읽고, 때로는 시대를 앞서 나간 사상가들이었다.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그 시대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세상을 바꾼 미술사 이야기‘는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만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쓰였다. 미술이 단순한 취미로서의 그림이 아닌, 역사와 철학, 사회 변화를 읽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이 책은 미술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흥미로운 입문서가 될 책이자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책이다.

결국, 미술은 그 시대의 거울이며 때로는 시대를 앞서간 선언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미술관에서 마주하는 한 장의 그림이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보일 것이다.
각 사조에 따른 작품명을 외우는 행위보다 그림 한 장에 담긴 역사적 배경과 이야기를 들여다 보는 것이 더욱 깊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생각이 된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현재까지 밝혀진 인류 최초의 미술 작품은 (빌렌도르프의 비너스>입니다.
돌을 깎아 만든 입체 조각상으로 크기는 약 11cm정도 입니다.
이 석상은 기원전 2만 4000년에서 2만 2000년경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합니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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