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편지와 그림들 1916~1956 - 편지와 그림에서 묻어나는 이중섭의 삶과 사랑
이중섭 지음, 박재삼 옮김 / 가디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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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이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소‘ 그림이 떠오른다. 조금 더 그의 그림을 감상해 본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일상의 모습, 소박하고 따뜻한 삶의 풍경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이 책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을 읽게 되면, 그의 삶 자체와 그가 남긴 편지와 그림들을 통해 이중섭이라는 한 인간의 내면을 만날 수 있다.

그가 아내인 남덕(마사코)에게 보낸 편지를 보자면 그리움의 언어로 가득하다. 편지의 제목만 봐도 그가 얼마나 아내를 그리워하고 사랑하는지를 알 것 같았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사랑, 그리고 그들을 다시 만나고자 하는 간절함이 편지에 그대로 녹아 있다. 그의 편지에는 화가로서의 고뇌뿐만 아니라 가장으로서 가족을 부양하려는 의지와 사랑이 함께 담겨 있다.
특히 가족을 향한 이중섭의 절절한 애정은 그의 그림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소’를 주제로 한 작품들 속에서도 단순히 강인함이나 투지를 넘어 가족을 지키고자 하는 그의 의지가 느껴지기도 했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 아내를 향한 연민 섞인 시선, 그리고 자신을 내면화 한듯한 소의 눈빛과 몸짓이 그의 삶을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듯하다.

책 속 그림들은 편지의 감정과 맞물려 있다. 첫 눈에는 아이 같은 순수함이 느껴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 담긴 절박함과 열정이 보인다. 그것은 이중섭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그리고 자신의 내면을 투영하는 거울 같은 선들이다.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을 읽으며 질문하게 된다. 나는 나의 삶과 사랑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가? 그의 글과 그림을 보며 우리는 사랑과 그리움이 얼마나 강력한 예술적 동력이 될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이중섭은 자신의 감정을 선으로 그려낸 이야기꾼이다.

이중섭의 편지와 그림은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없는 ‘진실한 삶의 기록’이다. 그 속에는 예술가로서의 고뇌뿐만 아니라 인간 이중섭의 가장 솔직한 모습이 담겨 있다. 그의 그림과 글은 단순히 읽고 감상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그가 아내와 아이들에게 보낸 편지들을 보다 보면, 이중섭은 사랑으로 삶을 견디며 살았던 것 인물인 것 같다. 발가락 군이라는 애칭으로 아내를 불렀는데 아내가 편지를 자주 보내지 못하면 섭섭함을 편지에 그대로 드러냈다. 처절하게 고독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예술 생활을 하던 그는 가족의 편지(사랑) 없이는 예술 생활을 이어가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아내의 편지를 간절히 원했던 것이 아닐까?
그는 그리움과 희망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그의 편지와 그림은 우리에게 삶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그의 이야기는 이제 끝이 났지만 여전히 그의 그림은 우리의 마음 속에서 살아 숨쉰다.
이 책을 통해 이중섭이라는 인물에 대해 훨씬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었다. 이중섭을 단순히 ‘소‘ 그림을 그리는 작가였다는 단편적인 사실만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 보시길 바란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많은 것을 바라기 때문에 마음이 괴로워지는 것이 아니겠소. 중요하고 필요한 것을 꼭 하나만 희망하고 노력하여서 지키도록 합시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마음을 한 군데로 집중하고 골몰하는 일이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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