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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으로 숨은 엄마 - 그림에서 발견한 삶의 가치 36가지
한도연 지음 / 북클로스 / 202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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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집밥 같은 작은 미술관 '가치미술관'
‘한도연(또띠아)’ 저자가 집필한 '미술관으로 숨은 엄마'는 제목만 접했을 뿐인데도 참 많은 궁금증이 들었다. 숨었다는 표현에서 무슨 힘든 경험을 했던걸까? 일상의 탈피를 위해 찾은 공간이 미술관이었던걸까? 각종 궁금증과 호기심이 일었다. 그러한 궁금증을 안고 '들어가는 글'부터 읽어보니 그 이유가 뭔지 알겠다.
남편의 런던 해외 발령으로 10년 넘는 교직 생활을 벗어나 난생처음 한국을 떠나 런던에서 살게 되었다. 겨우 두 돌, 백일을 갓 넘긴 딸들과 함께 언어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매일 걱정과 두려움에 떨며 보내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지쳐가는 걸 느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 언어조차 통하지 않는 타지에서 어린 두 딸을 키우며 지내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한 생활을 이어가다 아이들이 사설 어린이집에 가기 시작할 무렵부터 처음으로 자유시간이란게 생겼다. 처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계획이 없었다. 목적없이 워털루역에 내려서 걷고 또 걷기도 하고, 어느 날은 커피 한잔만 마시고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몇 번을 런던 시내를 들르면서 찾게 된 곳이 '내셔널 갤러리'였다. 런던의 큰 미술관들은 대부분 입장료가 없어 자유롭게 방문하기가 좋았다. 유명한 작품 하나만 보고 갈까하는 마음으로 미술관을 들르게 되었다. 별다른 목적없이 아름다운 공간을 걷는다는 사실이 좋았고, 건물 자체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눈을 즐겁게 해주는 그림까지 감상할 수 있으니 더 없이 매력적인 공간으로 느껴졌다. 그림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방문한 사람이 내뿜는 배움의 열기가 그림에 대해 궁금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일주일에 한번씩 미술사 수업을 듣기 시작했고, 새롭게 알게 된 지식으로 그림을 보는 것이 더욱 신이났다. 미술관을 걷다 공부한 그림이 나오면 반가움에 발걸음을 멈추고 빠져들기도 했다. 그 시간만큼은 해외 생활과 육아에서 오는 답답함이 해소되는 듯했다.
저자는 미술관 취미가 시작된 이후로 그림과 관련된 취미활동을 꾸준하게 하게 되었다. 미술사를 공부하고 좋아하는 그림을 포스팅하고 그림을 공부하는 북클럽까지 진행하게 되었다. 그러다 SNS에 포스팅 했던 수 많은 그림 중에 나는 '왜 이 그림을 선택했을까?' 묻게 되었는데, 단순히 그림에 대한 지식만을 나누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그림을 보면서 느꼈던 내 생각과 감정도 함께 기록하면서 일기처럼 기억하고 또 공감받고 싶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나만의 그림들은 결국 나에 대해 말하고 있기도 했다. 그림에서 지향하는 가치들을 발견할 때 그림이 더 특별히 느껴지는 것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림 속 한 인간으로 살았던 화가의 인생과 시대를 알게 되면 나를 돌아볼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림 한 점으로 과거를 여행하다 보면, 현재의 나를 돌아보고 미래를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 그림을 보면서 오히려 나 자신을 더 많이 보게 되었던 경험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었다.
저자는 나 자신을 잘 알고 '나다움'으로 살아가고 싶었다. 내가 원하는 꿈은 어느 길인지, 조용히 묻고 답했던 새벽의 시간 속에서 삶의 가치 목록을 정리했다. 나를 말해 주는 가치들이 이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소중한 가치들을 나열했다 그 가치는 '꿈, 배움, 유연함, 행복, 관계, 나눔'이었다.
그림을 통해서 붙들고 싶은 가치를 발견 했을 때 오랫동안 내게 머물렀다. 그림이 전해주는 이미지와 살아온 경험들이 버무러져 나만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특별한 그림이 되었다.
저자는 이러한 특별한 의미를 갖는 그림들을 기억하고 싶어 나만의 작은 '가치미술관'을 만들게 되었다. 나만의 미술관에 소개된 가치들은 나에게만 특별하고 소중한 가치는 아닐 것이다.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고민은 각자의 것이지만 그 내용은 보편적이고 공통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질문을 던지는 그림이더라도 내 이야기가 입혀지면 자신만의 미술관이 된다.
가치미술관은 저자가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6가지 가치를 6개의 전시관으로 구성했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고 싶은 '꿈'
도전과 변화를 추구하는 '배움'
생각이 자유롭고 싶은 '유연함'
일상의 행복을 발견하는 '행복'
사랑하는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은 '관계'
내 것을 친절히 나누고 싶은 '나눔' 전시실이다.
저자의 가치미술관을 관람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도 함께 꺼내 놓을 수 있는 편안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이 책에는 고전 서양 화가들의 그림뿐만 아니라 한국 화가들의 작품도 함께 실었다. 고전 그림과 더불어 현대 화가들의 작품까지 다양하게 싣고 있어 동서양의 작품을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다. 화가들의 삶 그들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까지 다양한 스토리를 접할 수 있는 책이다. 거기에 저자의 그림 감상뿐만 아니라 그림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그림을 좋아하고,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분들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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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배움의 또 다른 이름은 도전이고, 성장이기 때문이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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