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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처방해 드립니다
이시다 쇼 지음, 박정임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0월
평점 :
이시다 쇼의 ‘고양이를 처방해 드립니다’는 마음의 상처를 지닌 사람들이 고양이를 통해 치유받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니케는 동물 병원이 아닌 특이한 ‘고양이 처방 상담소’를 운영한다. 손님들은 이곳을 유명한 병원이라 생각하고 찾아 오지만 왠지 모르게 의미심장하고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음의 상처로 힘든 사람들이 찾아와 고해성사를 하면 의사는 뜬금없이 ‘고양이’를 처방 해주는 특이하고 이상한 병원. 그리고 이 소설의 시점은 니케(의사) 시점이 아니라 병원을 찾아가는 주인공들의 시점으로 쓰여졌음을 미리 이야기한다.
상담소를 방문하는 손님들은 각기 다른 삶의 문제를 안고 있다. 직장 문제, 악덕 회사에서 고통 당하는 직장인, 타인과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 등 니케(의사)를 찾아 오는 이유는 다양하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니케가 처방하는 것은 약이 아닌 ‘고양이’라는 점이다. 니케는 손님들에게 맞는 고양이를 추천하고 그들과 고양이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지켜본다.
책 속에서는 상담소를 방문한 사람들이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며 겪는 크고 작은 변화들이 담담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려진다. 나츠메 자신도 고양이를 통해 과거의 아픔을 치유한 경험이 있기에 사람들과 고양이의 연결을 진심으로 도운다. 이를 통해 책은 단순히 고양이와 인간의 관계를 넘어 치유와 공감의 의미를 조명한다.
‘고양이를 처방해 드립니다’는 고양이와 사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해결책이 아니라 작은 위로와 연결임을 섬세하게 전달한다.
현대인은 모두 고양이가 필요하다. 이 말은 농담이 아니라, 이시다 쇼의 ‘고양이를 처방해 드립니다’를 읽고 난 뒤 깨달은 사실이다. 이 책은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사람에게도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준다. 고양이가 단순히 귀엽고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는 처방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책은 단순히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선다. 고양이는 책 속에서 치유와 공감의 매개체로 등장한다. 니케가 소개하는 고양이들은 그저 사람의 필요를 맞추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인간과 고양이가 상호작용하며 서로를 변화시키는 관계로 그려진다. 고양이와 인간이 서로의 결핍을 채우는 이 과정은 단순히 치유를 넘어 삶의 의미를 묻게 만든다.
이 책은 ‘힐링’이라는 단어가 남발되는 현대 사회에서 진정한 치유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한다. 니케가 처방하는 고양이는 외롭고 지친 현대인에게 필요한 ‘삶의 동반자’다. 하지만 책은 단순히 고양이를 키우는 방법이나 장점을 나열하지 않는다. 고양이가 인간에게 선사하는 무언의 위로와 가르침을 섬세하게 그린다. 고양이의 독립성과 인간의 관계 의존성을 대조적으로 풀어내며 우리에게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또한, 작가는 고양이와 인간의 관계를 단순히 감정적인 연결로만 다루지 않는다. 인간과 동물의 상호작용 속에서 ‘자연과의 연결성’과 ‘존재의 의미’를 탐구한다. 예를 들어, 고양이의 행동을 관찰하며 인간이 배울 수 있는 삶의 태도와 본능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고양이를 처방해 드립니다’는 단순한 이야기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현대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가 녹아 있다. 고립, 불안, 자기 상실과 같은 주제가 고양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풀어지는 것이다. 고양이가 주는 위로는 강렬하거나 드라마틱하지 않다. 오히려 일상 속 작은 움직임과 표정을 통해 조용히 다가온다.
이 책은 현대인을 위한 마음 처방전이다. 고양이를 키우는 독자라면, 자신의 고양이가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독자라면, ‘왜 내게도 고양이가 필요한가’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힐링 소설이 아니다. 현재 외롭거나 지쳐 있다면 ‘고양이’를 통해 작고 따뜻한 처방전을 받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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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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