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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한 독서 - 책 읽기가 힘든 청소년을 위한 문해력 처방
이윤숙 외 지음 / 생애 / 2024년 7월
평점 :
평소에 우리 일상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기본적으로 문자 읽는 행위가 수반되어 있다. 식당에서 음식 주문을 하려면 메뉴판을 살펴봐야 하고, 여행지로 떠났을 때 길을 잘 모를 경우 안내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유적지 여행을 떠나서 그 장소의 문화 유물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알기 위해선 안내판을 읽어봐야 하고, 학교에서 수업이 진행되기 위해선 교과서를 읽어야 하며 시험을 치기 위해선 문제 문항을 읽고 답을 선택해야 한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우리는 매일 문자를 읽고 접하며 산다. 이렇게 글을 읽는 행위는 살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행위다. 읽기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학습을 위해 필수 요소다. 물론 어릴적부터 자연스럽게 습득한 언어로 기본적인 글들은 읽어낼 수 있겠지만, 국어를 구성하는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 중 조금만 어려운 단어가 나와도 이해하기 어려워지는 게 사실이다. 읽고 이해를 하지 못하니 발생하는 문제점들은 더 심각하다. 학생들은 시험 문제를 풀려고 해도 문제 이해를 하지 못해 풀지 못하고, 성인들은 업무 내용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소통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인의 연간 독서량만 확인해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인의 연간 독서량은 4.5권에 불과하다. OECD 국가 평균인 16권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재미와 흥미, 흡입력까지 갖춘 유튜브나 쇼츠, 인스타와 릴스, 게임과 같은 도구에 쉽게 빠져들게 만들었다. 이같은 디지털 매체를 통한 결과물은 독자가 힘들여 무엇을 하지 않아도 쉽게 잘 편집된 영상으로 다양한 스토리를 보여주고 들려준다. 이것이 너무 편하고 쉬우니까 독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든다. 언제부턴가 AI가 개인의 관심 분야를 분석하고 추천해주기 시작하면 빠져 나오기 힘든 상황이 됐다. 반면에 책은 문자로만 전달되기 때문에 그것을 보고 듣는 독자가 뇌에서 내용을 조합하고 재구성해야 한다. 책을 읽을 때 내용 이해를 위해서 형상화 단계를 거쳐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나 현재에 없는 것을 상상 속에서 만들어 낸다. 읽지 않고, 보고 듣기만 하는 사람은 누군가가 상상하는 단계를 이미 마친 영상물만 보기 때문에 상상력을 기르는 과정이 생략된 채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요즘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언어학자 ‘나모미 배런’은 저서 『다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서 이젠 매체를 선택하기 보다 매체별로 효과적인 읽기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좋이책이든 전자책이든 영상이든 매체는 고유의 색깔과 렌즈를 가진 안경과 같으니, 뇌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이해하고 최대한 ‘읽는 뇌’를 잃지 않고 보완하는 방식으로 읽어야 한다고 한다. 디지털 매체에만 익숙해지지 않도록 종이책과 전자책을 함께 읽는 노력이 필요하다. 책은 읽는 목적 또한 무엇인지 분명히 인식하고 읽어야 한다. 그래야 읽기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같은 노력이 필요한 이유는 우리가 읽는 모든 것이 우리 자신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읽기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에게(성인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애써 정독하거나 완독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독자의 선택이 중심이 되는 자유롭고 쉬운 읽기부터 시작해서 차츰 단계를 올리면서 심층독서로 나아갈 수 있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책 중간에는 청소년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선정하여 읽기 전략을 보여준다. 물론 책을 많이 읽지 않은 성인들도 청소년들이 읽는 책부터 시작하여 똑같은 단계를 실행해 나가다 보면 훨씬 이해가 쉽고 따라가기 쉬울거라 생각든다. 저자가 설명하고 있는 내용들을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읽기 전략과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책에 담고 있는 전략들이 궁금하지 않나?
소개하자면, 읽기 전략은 총 6단계로 되어 있다.
<읽기 전략 6단계>
1단계 : ‘뻔뻔하게 골라 읽기’
2단계 : ‘개념을 파악하는 읽기’
3단계 : ‘감정선 따라 읽기’
4단계 : ‘발품 팔아 읽기’
5단계 : ‘퍼즐 맞추며 읽기’
6단계 : ‘꼬리 물어 읽기’
총 6단계로 나뉘어져 있고, 단계가 높아질수록 심층적 독서로 이어진다.
1단계 ‘뻔뻔하게 골라 읽기’는 자신이 관심 가는 내용만 읽는 것이다. 관심 가는 내용의 선정은 ‘목차와 추천사 도움 받기’ 내용을 통해 자세히 알 수 있다.
2단계 ‘개념을 파악하는 읽기’는 맥락을 통해 개념을 파악하며 글을 이해하는 방법으로 주로 비문학에 적용되는 전략이다.
3단계 ‘감정선 따라 읽기’는 소설에서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를 찾아 사건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4단계 ‘발품 팔아 읽기’는 배경지식이 필요한 작품 읽기에 해당된다.
5단계 ’퍼즐 맞추며 읽기‘는 우리가 놀이로 사용하는 퍼즐 맞추기를 읽기 방법으로 적용시켜 본 것이다. 작품에서 서술자가 시점 등이 바뀌거나 역순행적으로 서술되는 경우에 조각난 이야기를 맞추기 위해 필요한 전략이다.
6단계 ’꼬리 물어 읽기‘는 읽기 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로 ’신토피컬 독서‘라고 한다. 이 읽기 전략은 다른 책과 비교 분석하며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이해를 하기 위한 전략이다.
* 신토피컬 독서 : 미국의 교육학자 모티머 애들러는 [독서의 기술]이라는 그의 저서에서 ‘신토피칼(Syntopical)’ 독서법을 제안한다. '신토피컬'에서 '신(syn)'은 함께 혹은 비슷함을 나타내는 접두사이고, '토픽(topic)'은 화제나 주제라는 의미이다. 즉, 신토피컬 독서법은 하나의 주제에 대해 여러 권의 책을 읽으면서 비교하고 이를 통해 그 주제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방법이다.
출처. http://www.reading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13575
이러한 읽기 전략을 통해 책을 다양하게 읽어내고 상상하고 구성하고 조합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의 3장에는 매체별 효과적인 읽기 방법을 담은 ‘매체 텍스트 읽기’를 담았다. 그림, 영화, 디지털 매체 중에서 평소 쉽게 접할 수 있는 작품으로 선별하여 담았다. 다매체 시대에 텍스트 읽기 중 디지털 매체 읽기가 중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열려 있는 매체이기 때문에 읽기 자료의 특성이나 읽기 목적에 따라 다양한 텍스트를 접할 수 있고, 그만큼 기호에 맞는 텍스트를 선택할 수 있어 매체가 개인에게 주는 영향이 커진다고 하였다
이 책의 모든 읽기 전략은 오랫동안 청소년들과 함께한 독서 수업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독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어 읽기라는 부담에서 벗어나 주어진 텍스트를 효과적으로 읽어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인간성의 핵심은 읽기를 통한 사고와 공감의 깊이에 달려 있다.‘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학습뿐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ㅡ'북클립(@bookclip1)'님을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한 페이지를 읽었어도 그 과정에서 곰곰이 생각하며 자신의 경험과 연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활동이 있었다면 우리는 그것을 ‘읽었다’라고 인정해야 합니다. 반면에 한 권의 책을 완독했더라도 삶에서 그 책을 읽기 전과 후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읽었다’라고 인정할 수 없습니다. 어떤 책의 어떤 단락이, 어떤 문장이, 어떤 어휘가, 혹은 어떤 장면이 자신에게 곰곰이 생각할 만한 기회를 주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읽기’의 순간에 들어가는 문을 연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문이 보이지 않는 책이라면 일단은 덮어두고 다른 책을 훑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책’이 아니라 ‘문’을 만나는 것이니까요.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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