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서노다 - 고구려와 백제를 세운 건국의 여제 나는 누구다
윤선미 지음 / 일송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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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식적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여왕을 신라의 제27대 왕인 선덕여왕(善德女王)으로 적시하고 있다. 기록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이 책의 주인공이기도 한 ‘서소노’를 건국 시조로 인정조차 하지 않는다는 실례다. 선덕여왕과 소서노가 왕위에 오른 시기가 700년 가까이 차이가 나는데도 한 명은 인정조차 받지 못했던 바, ‘최초’라는 면에 방점을 둔다면 분명 소서노가 우위에 있는 것이 맞다. - 저자도 그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 역사 시대의 중.고대사를 이끄는 고구려와 백제 두 나라의 시작이 소서노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많은 역사서에 소서노의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는데, 그 당시 부권이 더 강화된 시기였기 때문에 여자인 소서노에 대한 기록을 찾아 보기 힘들다. 부계 중심, 강력한 부권으로 다소 폭력적이지만 필연적인 질서, 그렇게 성장한 남성의 우월성을 당연시하는 사관이 지금껏 사회에 지배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로 인해 소서노 또한 남성인 국조왕에게 가려질 수 밖에 없기도 했다. 삭제되고 평가 절하된 그녀의 역사를 바로 보게 된다면, 홍익인간 사상으로 대변되는 우리 민족의 자주성과 위대함을 더욱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위민하는 마음으로 나라와 백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이기를 버렸던 소서노, 그럼에도 폭풍처럼 몰아 붙이는 운명에 굴하지 않고 다시 새 나라 백제를 건국한 진정한 리더이자 킹 메이커인 소서노의 인생을 소환시켰다. 그녀의 인생을 따라가며 위기의 순간에 발휘한 기지나 지혜, 위민하는 마음으로 선택했던 수 많은 행동들에서 여러면을 배워가면 좋을 것 같다.

소서노는 부여계 국가 중 하나인 졸본부여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 졸본의 왕은 아버지인 연타발이었고, 그는 아들이 없고 딸만 셋이었다. 그 중 소서노는 둘째였다. 소서노가 개중 가장 아름답고 영특하였기에 왕은 그녀를 후계자로 지목하고 키웠다. 부여의 여인은 사내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낮았기에 부계 상속이 당연시되었다. 그러한 와중에 동부여국의 왕손 ‘우태’가 졸본으로 찾아와 ‘소서노’와 만남을 가지게 되면서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소서노의 아버지는 둘의 관계를 인정할 수 없었지만 둘 사이에 비류라는 첫 아들이 태어나게 되면서 둘의 관계를 인정 받게 된다. 연타발은 우태에게 왕위를 내어준다. 왕의 자식인 소서노가 왕권을 물려 받는 게 도리였지만, 사회적인 분위기나 외부적인 이유로 소서노는 우태에게 자기 자리를 물려주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판단하여 왕좌를 물려주게 된다. 이후에 안정적으로 지내오다 우태가 갑자기 죽게 된 이후 홀로 지내던 소서노는 동부여에서 도망하여 홀본(졸본)으로 온 추모가 우태의 나라에서 왔기 때문에 반갑게 맞이한다. 그를 빈당에 모셔 두고 후하게 대접한다. 둘은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호감을 느끼기 시작하고 추모와 정을 통한 이후, 딸을 낳게 되면서 결혼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때 부여의 관습 중 하나인 ‘형사취수제’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형사취수제는 형이 죽으면 동생이 남은 형수를 아내로 받아들이고 자식까지 거두는 제도이다. 이와 같은 제도로 첫 번째 남편인 ‘우태’가 죽고 나서 배다른 동생이었던 주몽과 혼인은 당연히 가능한 상황이기도 했다. 소서노는 우태가 죽고 국정을 운영하게 되었을 때 혼자의 힘으로 운영하는 것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을 때 추모가 큰 힘이 되었다. 점차 그의 세력이 커지게 되고 추모도 야욕이 생기던 찰나 서소너는 그에게 왕권을 물려주고 옆에서 조력하기로 다짐한다. 그 뒤로 추모가 왕권을 쥐게 되면서 여러 사건들이 발생하게 되는데, 서소노가 향년 61세로 떠나기 전까지 있었던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웠다.

저자는 내용 중간마다 역사서마다 다양한 역사적 해석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다양한 역사서를 교차로 확인하면서 사실과 진실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현재 소서너에 대한 다양한 역사적 해석에 대해서 알 수 있었고, 고구려 백제 건국 시기에 존재했던 다른 나라의 정보도 함께 알 수 있어서 유익했던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공부할 것이 많은 책이었는데 반복해서 읽고 체화시킨다면 훨씬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단 생각을 해본다.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나에게 오는 이들은 내가 품을 것이오, 나를 저버린 이또한 거듭나 돌아온다면 용서할 수 있다. 다만 그대를, 후손들이여. 내가 보인 인내와 희생을 나약함으로 회피로 읽는다면 나는 차마 그대들을 다시 볼 수 없으리라.
선하고 거룩하다는 찬양도 원치 않으니 나를 대신하여 나의 나라들을 되새기라. 나의 나라들이 후대에 남긴 웅혼한 기상과 뜨거운 항쟁의 역사를 가슴에 아로새겨 다시는 내 나라가 외세에 짓밟히는 일이 없도록 굳건히 지켜내야 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그대의 선조들을 지켜낸 나에 대한 보상이고, 나를 희생한 대가라 여길 것이니 절대 누구에게도 굽혀 소신을 저버리지 말라. 내가 가졌던 기품과 영광을 상기하며 자랑스럽게 내 나라의 이름을 외쳐라.
내 죽은 혼을 깨워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리라.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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