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ㅣ 사계절 그림책
울프 에를브루흐 그림, 베르너 홀츠바르트 글 / 사계절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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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에도 똥을 소제로 한 몇권의 책이 나와 있지만 대개 똥을 잘 누라고 격려하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아이들은 잘 모르겠지만) 표현되어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책은 다양한 동물들의 똥이 등장하고 있다. 모양도 다르고 아마 냄새도 다르겠지? 똥 떨어지는 소리도 모두 다르니까. 소재의 신선함에 우리 아이들도 이책을 처음 읽어 주었을 때 재미있어 하며 낄낄거렸다. 그리고 이렇게 똥이 여러 가지라는 것에 감탄해마지 않았다. 그리고 특히 의태어가 너무 재미 있어 원문엔 뭐라고 되어 있는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그림도 내용만큼 코믹하다. '방금 꿈을 꾸고 난 듯한 염소'의 눈을 보면 정말로 게슴츠레하다. 똥싸느라고 잔뜩 움츠리고 있는 토끼의 얼굴엔 시원함이 느껴지고, 느긋하게 잠을 자고 있던 뚱뚱이 한스는 갑자기 이마 위로 까만 곶감 씨 같은 것이 떨어지자 눈에 힘이 들어가 한껏 위로 치켜뜨는 모습에선 큭하고 웃음이 나온다. 두더지의 앙증맞은 복수도 웃음이 나오지만 이게 뭘까 하는 한스의 표정을 눈동자 하나로 그려낸 것이 더욱 재미있다. 화룡정점이라고나 할까? 한스가 그냥 잠에 빠져 있었으면 두더지의 복수는 한낱 자기 만족에 지나지 않았을테지만 한스의 표정을 보니 그런대로 두더지의 복수는 성공를 거둔듯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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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해 주세요! ㅣ 웅진 세계그림책 13
다니엘라 쿨롯 푸리쉬 글,그림 | 김라합 옮김 / 웅진주니어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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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가 사랑에 빠졌다. 그래서 죽도록 슬프고 또 때로는 온 세상을 껴안고 싶을 만큼 행복하다. 그러나 사랑에 빠진 악어에게 한 가지 작은 문제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사랑하게 된 대상은 다름아닌 기린이라는 사실! 악어는 기린에게 자신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애를 쓰지만 그때 마다 번번히 실패하고 만다. 급기야 병원 신세를 지게되는데.

사랑하는 이에게 잘 보이고 싶고 관심을 끌고 싶은 심정을 솔직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다. 게다가 구애작전이 매번 실패하지만 악어는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기린에게 다가가려 한다 그러다가 결국 병원에 실려가는 장면은 악어의 슬픈 사랑에도 불구하고 깔깔거리며 웃게 만든다. 모든 것을 단념하고 사랑을 포기하려 할때 우연찮게 키가 아주 큰 기린이 키 작은 악어를 보지 못해 부딪혀 넘어지게 되고 비로소 그들은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아주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사랑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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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우리아이 왜 공부안하나? - 전정재 박사의 자녀 교육 특강
전정재 지음 / 시공사 / 199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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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하려면 어려서부터 책 읽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책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이가 공부를 하든 책을 읽든 그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하는데 그것은 외적인 환경 뿐 아니라 부모가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모범을 보이라며, 아이가 공부 안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부모에게 자성과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그리고 자녀를 대할 때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하며 부모가 무심코 내뱉는 말에 자녀들은 성처를 받으며, 부모와 자녀 사이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존중하는 마음이라는 것 등의 원론 적인 것들 뿐아니라 부모가 자녀를 대하는 시시콜콜한 테크닉도 일러주고 있다.

저자는 공부도 일종의 훈련이라고 하며 스스로 공부하는 버릇을 몸에 붙이도록 훈련을 해야 공부도 잘한다고 한다. 요즘 아이들은 거개가 생각하기를 싫어한다고 지적하며 이런 현실에서 아이를 생각하고 그 생각을 나름대로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표현하게 까지 하려면 수많은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고 여기에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한다. 아울러서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법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다. 처음엔 책상에 5분에서 10분 앉아 있기 그러다 차츰 시가 늘리기, 녹음기를 틀어놓고 책을 읽게 하거나 자기가 습득한 지식을 큰소리로 말하게 하기, 테이프에서 읽어주는 대로 글자 짚어가며 책읽기 등은 커다란 학습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가 매사를 모두 훈련과 행동 수정의 입장에서 생각하는데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부모를 존경하거나 자기 스스로를 존중하는 것이 디시플린(discipline)의 기본'이며, '스스로 자기를 단련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것이 자아 훈련'이라는 데는 의견을 달리한다. 그것이 훈련으로 된다면 세상에는 심리적인 상처를 안고 살아갈 사람도 성격에 장애를 갖고 살아갈 사람도 없을 것이란 생각이든다. 한 생명이 세상의 빛을 보고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나'가 되기 위해선 얼마나 많은 사랑과 희생과 헌신이 뒤따라야 하는가, 그리고 갓태어난 아기가 성숙한 인간이 되기까지엔 그 안에서 일어나는 정신 과정 또한 얼마나 무궁무진하며 경이로운가.

아이가 자기 스스로를 존중할 정도가 되려면 아주 아기 때부터 즉 태어난 직후부터 엄마에게 편안히 안겨 '너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임을 끊임없이 전달받아야 하며 전폭적인 지지와 반영을 필요로한다. 그뿐인가 엄마로부터 그리고 이차적으로는 아빠로부터 아니면 최소한 대리모로부터 모든 생리적이고 본능적인 욕구들이 절대적으로 충족되어야 하고 이런 본능 충족, 만족과 좌절을 통해 아기는 '나 아닌 다른 것'을 인식하게 되고 엄마의 끊임없는 자아-지원을 통해 아이는 '나는 나'라는 자기 인식과 함께 나는 소중하다는 자기 긍정감을 갖게 된다.

저자는 또 말귀를 알아들으면 절대로 때려서는 안되지만 말귀를 알아듣기 전에 아이가 막무가내라면 때려도 좋다고 한다. 아이가 말귀를 못알아 듣는다고 엄마의 감정까지도 모르진 않는다. 백일만 지나도 웃는 낯과 찡그린 낳을 구별하여 반응을 보내는데 말이다. 저자는 아이들이 90%를 넘게 바디 랭귀지를 쓴다고 했는데, 어른이 입만 가지고 전달하는 말을 못알아 듣는다고 때릴 수 있는가?

말로 아직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는 맞았을 때 자신의 신체에 대해 나쁜 이미지를 갖게 된다고 한다. 자식을 포기하는 일은 커서 무심코 던지 말한마디 뿐은 아니다. 자신의 신체에 대해 나쁜 느낌을 가지고 있는 아이가 어떻게 자신을 긍정하며 존중할 수 있으며 타인 또한 어찌 존중해 줄 수 있겠는가 아이에게 한계를 긋고 벼텨주는 것, 안되는 것은 절대로 안되는것 등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안정감을 느끼고 그 울타리 안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다. 하지만 완력으로 그 한계를 정하는 것이야 말로'한계'가 있다. 아이의 노골적인 적개심과 공격성에서 살아남는 강한 부모는 보복하지 않고 버텨주어야 하는 것이다. 여하튼 이 책은 단지 공부를 안해서 걱정인 아이의 부모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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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알을 낳았대! - 3~8세 ㅣ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2
배빗 콜 글.그림, 고정아 옮김 / 보림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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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만 보았을 때는 환타지 그림책이 많이 나온 선입견 때문에 상상 속의 이야기이겠거니 했는데 작가 배빗 콜을 알게 된 후 이 책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얼마나 재미있는 성교육 책인지... 이 책을 좀더 일찍 알았더라면 아이들의 질문에 수고스럽지 않게 어떻게 아기가 생기는지 알려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이다.
우리 아이들은 이 책을 아주 재미있어한다. 엄마 아빠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황당무개한 이야기도 얼마나 기발한지. 우리라면 기껏해야 다리밑에서 주워왔다고 해서 난 친자식이 아닌가 보다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것이 고작인데 그것에 비하면 얼마나 창의적인지 아이들은 오히려 책의 전반부에서 엄마 아빠가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 설명해주는 부분을 더 좋아한다.

우리 나라에서도 성교육 그림책이 나와있는데 아주 사실적이어서 성지식을 알게 해주는 것 이외엔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아이들의 상상이 끼어들 자리가 전혀 없다. 어느 부분에선 민망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 책에선 엄마와 아빠가 서로 힘을 합친다고 하는 그림이 모든 설명을 다 해주고 있으면서도 아이들의 상상의 여지를 훨씬 많이 남겨 놓았다. 게다가 엄마 아빠에게 아이들이 오히려 가르쳐 주는 구성도 재미있다. 언제 아이들이 부모에게 무엇인가를 당당히 가르쳐 보았겠는가. 상당한 대리 만족도 느끼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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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부모들은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
신의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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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울었다. 세 아이를 키우면서 지칠대로 지쳐 하루 하루가 힘들고 고통스러워 엄마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의미를 잃고 있던 어는 더운 여름날 이책을 우연히 보게되었다.

실상 저자가 하는 이야기는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이었지만 소아 정신과 의사로서보다는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즉 치료자가 환자를 어떻게 치료하는가가 아니라 엄마가 아이를 어떻게 사랑하고 인정하는가를 보여주고 있었기에 신선하게 느껴졌다. 지금까지 어떤 엄마였는가를 반성하면서 '그렇지 우리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말아야지, 더 이상의 침범은 하지 말아야지, 감정조절을 해야지, 나만의 영역이 있어야지, 그대로 인정해주어야지'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특히 나에게 용기를 준 대목은 진정한 모성을 길러진다는 것이다. 아이와 부대끼며 갈등을 극복해가는 경험을 통해서 생겨나는 것이라고 한다. 엄마로서 미숙하다고 생각하고 죄책감을 갖고 절망하고 있었는데 나도 할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지금도 엄마 노릇하기가 지치고 힘들 때면 어김없이 이책을 꺼내 읽으며 다시 에너지를 충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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