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산 계곡에 가면 만날 수 있어요
한병호 지음, 고광삼 사진, 김익수 감수 / 보림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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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갯벌에 뭐가 사나 볼래요>와 함께 순전히 엄마의 욕심으로 구입한 책이다. <갯벌에....>는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은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었고 이 책을 보자마자 감격스러워 하면 꼭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우선 10년 동안 미산 계곡을 다니며 우리 토종 민물고기들을 만나고 그리고 사진으로 남긴 작가의 노력이 감동적이고, 도시에 살면 어디서고 제대로 들어보기도 힘든 물고기들을 사진이나 그림으로라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 때문에 서둘러 이 책을 구입했다. 혹시 절판이라도 되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에. 물론 아이들은 이 책에 관심이 없다. 책이 처음 배달되어 온 날 한번 넘기면서 흘깃 보았을 뿐이다. 나 역시 아이에게 이 책이 좋으니 한번 읽어보라고 말하지 않는다. (아마 우리 아이들이 모두 여자아이들 이어서 과학 책이나 동물 책보다는 그림책이 더 재미있는 모양이다. )

하지만 언제고 이 책을 볼 날이 오리라 확신한다. 하다못해 학교에서 내준 숙제라도 하기 위해서. 그리고 또 좀더 시간이 흘러 우리 나라에 이렇게 아름다운 물고기들이 살고 있구나 감탄하겠지. 그리고 그때쯤 되면 이 책에 나오는 물고기들 중 얼마는 또 실제로 보기가 어려울 수도 있을 테지. 물고기라면 어항 속에 키우는 금붕어가 다인 줄 아는 아이들에게 우리 냇가에 이런 아름다운 물고기들이 살았으며, 이런 물고기들이 점점 살 곳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아주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부언하자면 우리 나라 민물고기 도감으로도 손색이 없다. 그림도 아주 자세하게 거의 사진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그려져 있다. 사진은 친절하게 그 모습을 알기 쉽게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있다. 그리고 물고기들을 만나기 위한 준비물도 아주 상세하게 그림과 글로 설명해 놓았다. 가지고만 있어도 마음이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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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너 좋아해 길벗어린이 과학그림책 5
차정인 그림, 신순재 글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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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구애 행동을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엄마랑 아빠는 어떻게 결혼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아빠 개구리가 그때를 회상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빠 개구리는 엄마 개구리에게 어떻게 좋아하는 마음을 전해야 할지 몰라 다른 동물들에게 조언을 구하는데 동물들은 자신들의 구애 방식을 말해준다.

피라미는 몸 빛깔을 바꾸고, 공작은 꼬리 날개를 펼쳐보이고, 말은 잇몸을 보여주고, 물총새는 물고기를 잡아주는 등등. 여러 동물들에게서 조언을 듣다가 아빠 개구리가 깨달은 방법은 턱주머니를 부풀려 개굴개굴 노래하는 것이었다.

여러 동물들의 여러 구애 행동을 나열해 놓았지만 아이들은 지루해 하기는 커녕 마음을 전하는 방법도 가지가지라는 점을 신기해 한다. 과학 그림책이지만 그림이 재미있어서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개루개루'라고 표현한 것이다. 물론 소리를 흉내내는 말이니 실제 소리와 비슷하게 표현한다는데 무슨 할말이 있으랴마는 말이라는 것이 혼자만 쓰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일종의 약속이라 할때, 독창적인 표현이 그 약속을 넘어선다고 하면 독자는 어떤 판단을 해야할까 생각해보게 된다. 특히 그림책은 이제 막 말을 배우는 아이들에게서부터 우리의 말과 글이 확고하게 자리잡는 시기의 아이들까지 볼 수 있는 책인데 사전에 나오는 개골개골이나 개굴개굴을 놔두고 개루개루라고 한다면 (사투리인가?) 아이들에게 혼란을 주지는 않을까? 야옹야옹, 삐약삐약이 우리가 알고 있는 의성어인데, 실제 소리와 차이가 있으니 좀더 정확하게 표현하겠다고 미우, 삐이삐이로 표현한다면 그것을 고양이, 병아리의 울음소리라고 금방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소리를 정확히 흉내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소리를 말로 문자로 어떻게 옮겨 놓았는가를 아는 것이 아닐까? (특히 말을 배우는 아이들에게는) 비록 개루개루로 들린다 하더라도 우리들은 그 소리를 개골개골, 개굴개굴로 써 왔다면 굳이 그 표현을 바꿀 필요가 있을까?

학교에서는 의성어, 의태어를 따로 공부하기도 한다는데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에 보다 공인된 표현을 쓰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더구나 인터넷 상에서 통용되는 말들의 우리의 말과 글을 심각하게 훼손 시키고 있는 요즘, 우리 아이들에게 맑고 고운 그리고 바른 말과 글을 전해줘야할 의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더불어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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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 할멈과 호랑이 - 2004 볼로냐아동도서전 수상작 꼬불꼬불 옛이야기 1
서정오 / 보리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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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연극으로 공연되기도 했던 우리 옛이야기이다. 할머니가 팥밭에서 호랑이를 만난다. 할머니는 팥을 수확하고 팥죽을 쒀 먹을 때까지 기달려달라고 해 시한부 삶을 살게된다. 할머니가 팥을 수확하고 난후 팥죽을 쒀 놓고 울고 있을 때, 자라, 밤톨, 맷돌, 쇠똥, 지게, 멍석 등이 차례로 할머니에게서 팥죽을 얻어먹고 할머니의 목숨을 구해주겠다고 한다. 드디어 호랑이가 할머니 집에 오고 할머니는 팥죽을 한 그릇씩 주었던 친구들(?)이 호랑이를 물리쳐 목숨을 구했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다른 출판사에서도 비슷한 제목으로 나와 있다. 꼭 두 책을 비교해보고 구입하기를 권한다. 그림뿐만 아니라 글과 구성까지도. 나는 두 책을 나란히 놓고 한장 한장 비교하면서 같은 이야기를 가지고도 글쓰는 이의 능력에 따라 이렇게 느낌이 다르구나 하는 것을 실감하였다.

아이에게 책을 읽혀주는 이유는 여럿 있겠지만 나는 아이에게 고급 언어를 접하게 해주고 싶다는 바램을 갖고 책을 읽어준다. 일상 언어와는 또 다르게 맛깔스러고 정갈한 글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책 읽는 즐거움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나의 바램을 만족시켜 주고 있다. 서정오님의 깔끔하고도 구수한 글은 잠자리에서 읽어주기에도 그만이다.

그림 이야기를 안하고 넘어갈 수도 없을 것 같다. 나와 같은 문외한이 보기에도 온갖 정성을 들인 것같은 그림은 아주 사실적이서 우리 아이는 처음에는 좀 무서워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호랑이는 사람을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호랑이이지 익살스럽거나 어리숙한 캐릭터의 호랑이는 아니기에 다소 무섭게 느껴지는 것이 제대로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지가 구불구불 휜 소나무, 나무 위에서 감을 쪼아 먹는 까치, 부뚜막에 걸쳐 있는 가마솥, 땅속에 묻혀 있는 김치독, 똬리, 맷돌, 지게, 하다못해 오강까지, 그리고 다듬이 돌, 실패, 골무, 화로, 참빛, 등잔까지 예전에 우리 할머니께서 가까이 놓고 쓰시던 물건들이 그대로 들어 있어 어릴 적 향수와 그림움까지 불러일으킨다. 우리 아이들은 그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전혀 알 수가 없겠지만 말이다.

내가 가장 좋아 하는 장면은 호랑이가 할머니를 잡아 먹으려고 나타나는 장면이다. 추운 겨울에 방 안에서도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는 할머니가 문을 빼꼼 열고 보니 호랑이가 집 마당에 서 있는게 아닌가 매서운 추위가 느껴지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호랑이의 모습이 어째 신비롭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방문 창호지는 군데군데 구멍이 뚫어져 있고 할머니는 겁에 질려 입을 다물지 못하는 이 장면은 긴장이 최고에 달하는 절정이라 생각된다.

옥에도 티가 있다는데 이런 훌륭한 그림책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 할머니가 춥다는 호랑이에게 아궁이에 가서 불쬐라고 부엌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데 정작 할머니가 가리키고 있는 방향과 호랑이가 약간 몸을 돌리면서 바라보는 방향이 정반대인 것이 마음에 좀 걸린다.

그리고 독 속에 있던 자라가 호랑이 손(발)을 무는 장면에서 독에서 넘쳐나는 물이 지나치게 푸른 빛이어서 약간 거부감마저 느껴지고 전체적인 분위기와도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게 아쉬웠다. (이 책에선 물의 색깔이 모두 그러했다) 마지막으로 호랑이를 물에 빠뜨리는 장면에서 물 속에 빠지는 호랑이의 발바닥이 (직접 호랑이 발바닥을 본 적은 없지만) 아무리 봐도 꼭 털이 많이 난 사람 발바닥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전래동화 그림책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의 수작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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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모르는 게 너무 많아 사계절 저학년문고 21
강무홍 지음, 이형진 그림 / 사계절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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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아이가 낯을 많이 가리기도 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다소 느린 편이라 적잖이 걱정을 하게 되었다. 다행이 아이는 그런 엄마의 걱정이 기우임을 당당하게 보여주면서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3월에는 혹시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하면 어쩌나 노심초사하면서 아이의 눈치를 살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 때 알게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에는 우리 아이가 혹시 이렇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부터 우리 아이가 이랬지 하는 것까지 갓 학교에 들어간 아이와 부모에게 위안을 주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 아이는 이 책이 너무 재미있다고 한다. 선생님 눈은 두 개라서 수십 명의 아이들을 한꺼번에 다 볼 수도 알 수도 없으니 선생님은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설명은 정말 아이에게도 설득력 있게 들릴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면 때로는 선생님께 억울하게 야단을 맞더라도 덜 속상하겠지.

우리 아이도 한번은 아침에 학교 가기가 싫다고 해서 우리 부부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적이 있었다. 학교 교실이 3층에 있는데 그만 교실을 잃어버려 굉장히 놀랐던 모양이다. 그 두려움 때문에 학교 가기가 싫다고 해서 한동안 학교까지 데려다 주어야 했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해우도 우리 아이와 같은 경험을 하고 있다. 해우는 보다 적극적인 성격이고 소탈해서 그런 것에 별 상처를 받지는 않지만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 아이는 그런 경험이 자기만의 것이 아님을 알게 되고 다소 용기를 얻은 것 같았다. 아이가 1학년에 들어갈 즈음에 읽으면 아주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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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루퉁한 스핑키 비룡소의 그림동화 8
윌리엄 스타이그 / 비룡소 / 199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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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핑키가 몹시 화가 났다. 누나에게서 또 형에게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것이다. 형과 누나는 물론이요, 엄마와 아빠, 친구들 그리고 스핑키가 좋아하는 할머니까지 모두 스핑키의 화를 풀어주려고 애를 쓰지만 스핑키의 닫힌 마음을 완전히 풀어주지는 못한다. 서서히 화가 누그러지기는 하지만 말이다. 결국 스핑키는 화를 풀면서도 우스운 꼴이 되지 않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고 실행에 옮겨 온 가족이 즐거운 아침을 맞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화가 난 아이의 마음을 잘 표현해 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 스핑키에게 함부로 대했으니 스핑키도 이 세상을 싫어하기로 했다는 표현은 아주 인상적이다. 우리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화가 났을 때 이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는 자신이 화가 났을 때의 모습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부모에게는 아이가 화가 났을 때 아이가 어떤 심정인지 알 수 있게 해준다. 화가 난 아이에게 성급하게 화를 풀게 하거나 그 화를 억압하기가 쉬운데 그때 아이가 어떻게 느끼는 지도 알 수 있게 해준다. 게다가 아이에게도 인격이 있고 자존심이 있고 그것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세상이 자신에게 함부로 대했다고 느껴 세상이 싫어지지 않도록 아이를 존중해 주어야 하리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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