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너 좋아해 길벗어린이 과학그림책 5
차정인 그림, 신순재 글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동물들의 구애 행동을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엄마랑 아빠는 어떻게 결혼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아빠 개구리가 그때를 회상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빠 개구리는 엄마 개구리에게 어떻게 좋아하는 마음을 전해야 할지 몰라 다른 동물들에게 조언을 구하는데 동물들은 자신들의 구애 방식을 말해준다.

피라미는 몸 빛깔을 바꾸고, 공작은 꼬리 날개를 펼쳐보이고, 말은 잇몸을 보여주고, 물총새는 물고기를 잡아주는 등등. 여러 동물들에게서 조언을 듣다가 아빠 개구리가 깨달은 방법은 턱주머니를 부풀려 개굴개굴 노래하는 것이었다.

여러 동물들의 여러 구애 행동을 나열해 놓았지만 아이들은 지루해 하기는 커녕 마음을 전하는 방법도 가지가지라는 점을 신기해 한다. 과학 그림책이지만 그림이 재미있어서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개루개루'라고 표현한 것이다. 물론 소리를 흉내내는 말이니 실제 소리와 비슷하게 표현한다는데 무슨 할말이 있으랴마는 말이라는 것이 혼자만 쓰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일종의 약속이라 할때, 독창적인 표현이 그 약속을 넘어선다고 하면 독자는 어떤 판단을 해야할까 생각해보게 된다. 특히 그림책은 이제 막 말을 배우는 아이들에게서부터 우리의 말과 글이 확고하게 자리잡는 시기의 아이들까지 볼 수 있는 책인데 사전에 나오는 개골개골이나 개굴개굴을 놔두고 개루개루라고 한다면 (사투리인가?) 아이들에게 혼란을 주지는 않을까? 야옹야옹, 삐약삐약이 우리가 알고 있는 의성어인데, 실제 소리와 차이가 있으니 좀더 정확하게 표현하겠다고 미우, 삐이삐이로 표현한다면 그것을 고양이, 병아리의 울음소리라고 금방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소리를 정확히 흉내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소리를 말로 문자로 어떻게 옮겨 놓았는가를 아는 것이 아닐까? (특히 말을 배우는 아이들에게는) 비록 개루개루로 들린다 하더라도 우리들은 그 소리를 개골개골, 개굴개굴로 써 왔다면 굳이 그 표현을 바꿀 필요가 있을까?

학교에서는 의성어, 의태어를 따로 공부하기도 한다는데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에 보다 공인된 표현을 쓰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더구나 인터넷 상에서 통용되는 말들의 우리의 말과 글을 심각하게 훼손 시키고 있는 요즘, 우리 아이들에게 맑고 고운 그리고 바른 말과 글을 전해줘야할 의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더불어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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