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 내가 나에게 준 최고의 선물
김수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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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god를 참 좋아했다. 신화도 나름대로의 매력은 있지만, 뭔가 god는 더 멍뭉미가 가득했다고 해야하나,

그러다 오랜만에 5명이 완전체로 모여 "같이 걸을까"라는 프로그램을 하나 하게 되었고, 그 프로그램을 통해 순례길의 매력에 더 빠졌던 것 같다.



시간이 되면 언젠간 꼭 가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해보았지만, 마음만 먹고 용기는 나지 않았었다..

그리고 원래 나영석 PD 여행 예능도 좋아하는 편이고 차승원과 유해진 조합을 진짜 좋아하는데,

스페인 하숙을 보면서 순례길 걷는 사람들을 보고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후, 퇴사하면 꼭 가야지 마음을 먹었었는데,

코로나가 터지고 말았다.... 하하하하하 ^^....



코로나 터지기 직전에 먼저 퇴사한 동료는 순례길을 다녀왔었고, 보내주는 사진을 보며 어찌나 가고 싶던지...



나중에 유럽쪽에도 코로나가 퍼진 후, 한국행 비행기를 구할 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르며 어려워 하다가 다행히 무사히 귀국했지만, 그때 그 기회로 다녀오지 않았다면 지금쯤 많은 후회를 하고 있을거라던 그 말이 생각이 난다.



그렇게 순례길은 점차 내 버킷리스트가 되었고, 사는 게 바쁘다는 핑계로 잊고 있었는데,

서평단 체험을 통해 다시 욕구가 끓어 오르기 시작했다.




작가님의 성함을 보고 사실은 젊은 여자일 거란 생각을 했었는데, 알고보니 남자분이셨고, 금융회사를 40여년 재직하신 후, 퇴직하고 다녀오신 여행기를 책으로 내신분이였다.



책 시작 전, 프롤로그에 기재된 글이 참 마음을 울컥하게 했다.





우리의 삶이 정지된 듯한 시간이 벌써 2년이 지났다. 지금도 그 터널 속의 답답하고 지루한 팬데믹은 계속되고 있다. 마침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 다녀온 순례길이 아직도 파노라마처럼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어 오래된 앨범을 넘기듯 추억을 반추해 본다. 금융인으로서 40여년간의 직장생활을 끝내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오래전에 세워 둔 나의 버킷리스트를 실천하기 위해 떠난 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나는 이번 여행을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나 자신을 위한 선물로 생각하고,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삼기로 했다. 또한, 나처럼 떠나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누구나 걸을 수 있지만 아무나 걸을 수 없는 길임을 일깨워 주고 싶다. 사람 사는 세상은 어디나 비슷하지만, 생각과 행동의 미세한 차이가 더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고맙고 귀중한 시간이었다 여행이 끝나고 "나 자신을 위해 정말 좋은 선물을 했구나"라고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지금 생각하면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여행은 언제나 돈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의 문제다"라고 한 '파울로 코엘료'처럼 사실 나도 처음으로 떠나는 순례길이 두렵고 염려가 많이 되었다. 특히, 오랫동안 먼 길을 걸어야 하는 험난한 곳이라 더 망설여지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지금이 아니면 영영 갈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적으로 그때 가지 않았다면 지구상에 유례없는 COVID-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언제 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새로운 만남과 낯섦은 언제나 두려움과 기대가 요차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실망도 한다. 나는 그 실망조차도 즐기고 싶었다. 좀 실망하면 어쩌랴.






책은 정말 읽기 쉽게 잘 정리가 되어있고,

특히나 삽입된 사진들이 어찌나 이쁜지..

그냥 자연 그대로의 모습인데도 심혈을 기울여 찍은 사진은 아니실텐데도 아무렇게나 막 찍어도 다 예술작품처럼 나와버리니.....




마치 시 한 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다가도,

하늘이 너무 이뻐서...

길이 너무 이뻐서.. 한참을 같은 페이지를 쳐다보기도 하고, 글을 읽으면서도 한참을 곱씹고 또 되뇌게 되었다.




순례길을 떠나려는 사람에게



많은 사람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 떠나는 살마은 많지 않다. 시간이 없어서, 걷는 데 자신이 없어서, 영어나 스페인어를 할 줄 몰라서, 돈이 없어서 등 이유도 여러 가지다. 그렇게 생각하면 절대 못 간다.



물론 한 달간의 시간이 길게 느껴지겠지만 우리 인생의 긴 여정에서 보면 지극히 짧은 순간이 아닐까.

제발 '언젠가'라는 단어는 지우고 지금 당장 떠나라.



아름다운 사진은 자신의 눈과 마음속에 담아 오는 것이 최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코로나가 종식된다면, 꼭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리라 다짐하게 되었고, 그날이 언제가 될 진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몸 관리 열심히 해서 꼭 1달 루트를 돌고 올 수 있게 열심히 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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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고 고른 말 - 카피라이터·만화가·시인 홍인혜의 언어생활
홍인혜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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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혜 작가님은 루나파크로 이미 인스타를 통해서 알고 있었다.

특유의 그림체도 너무 귀엽고, 짧게 올라오는 인스타툰 보는 재미도 쏠쏠했는데 작가님 신간 서평 모집을 한다는 말에 바로 신청을 했고 감사하게도 기회가 주어져 읽게 되었다

책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다.

고르고 고른 말...



말을 할 때에는 항상 단어 하나하나 조심하고 또 조심해서 말을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내 뇌에서 필터링이 잘 안될 때가 많아 여러모로 상대방들에게 내가 의도하진 않았지만 상처를 줄 때가 있는 것 같다.

조심한다고, 다신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쉽지가 않다.



그래서 더 이런 기회들을 통해 책을 읽고 개선해가려고 하는데 이 책은 도움이 많이 되었다.



P.132~

(격려의 말) 아직 멀었다는데


나는 전형적인 몸치고 정말 운동에 1도 재능이 없는 사람이다.

아빠는 고등학교 때까지 운동선수였는데, 왜 그 재능이 나한텐 오지 않았을까



수영이 전신 운동이고 정말 몸에 좋다는 건 알고 있지만 물을 너무 무서워 하는 나로선 참 실천으로 옮기기 쉽지는 않다. 그래서인지 극복을 하고 싶어 내가 더 늙기 전에 꼭 배우고 싶은 운동 중 하나이다.



코로나라는 핑계로 수영을 다닐 순 없지만, 꼭 배워야지



P.207 ~

(나를 웃긴 말) 선생님 말씀하시기를

나는 만성 비염 환자이다.

특히나 환절기 때에는 더 심하지만, 평소에도 콧물이 주르륵 거리질 않나, 눈도 간지러워 미치고 아무튼 주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한번씩 쑤시고 오는데, 그냥 그냥 그런 부분에서 읽으면서 또 고개를 끄덕여가며 보게 되었다.




그리고 필라테스 부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일 처음에 필라테스를 시작하고 너무 힘들었던 것 중 하나가 안쓰는 근육을 써서 온몸이 미치는 건 둘째치고 이건 뭐 수업 중에 선생님이 하는 말이 한국어는 맞는 거 같은데 뭔소리를 하는지ㅋㅋㅋㅋㅋㅋ 척추를 하나하나 접는 느낌, 키커지는 느낌, 갈비뼈 조이기 등 멘트 하나하나가 너무 이해는 안가는데 정말 다행히 내 몸이 따라가주고 있었고 선생님들마다 멘트들이 조금씩 다르긴 한데, 아무튼 여전히 너무 웃기다.



제 말도 안되는 요상한 몸뚱아리를 돌봐주는 선생님들,

앞으로도 웃으면서 잘 해봐요! 히힣🙋🏻‍♀️



P.230~

(실수한 말) 오탈의 추억



어렸을 적에는 이렇게 강박증은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10여년 전, 중국에서 한국어 강사로 잠시 인턴을 하던 시절, 한국인이지만 정말 한국어를 못한다는 생각에,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이렇게 어려운 거였나 하며서 잠시나마 공부를 했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너무 어렵다.



최근에 했던 일 중, 라벨 제작한 후 인쇄하고, 부착하는 일이 있었는데, 다 인쇄하고 나니 뭔가 이상해서 보니까 1개의 오탈자가 있었다.

출고 일정을 조율하면 쉬운 문제였지만, 바이어는 그럼 오더를 취소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어떻게든 기존에 잡아둔 일정에 맞게, 파일 수정해서 재인쇄를 하고 간신히 납기 일자를 맞추어 출고를 했는데, 진짜 그 과정에서 3일동안 혼자 난리 부르스를 추느라 죽을맛 이였다.



이게, 분명 처음에 만들어둔 파일엔 잘 적혀있던 '4'라는 숫자가, 왜 디자인 파일을 만들면서 '3'으로 변경이 되었는지, 그리고 그 디자인 파일을 여러번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왜 내 눈에는 그게 안보였는지...

정말 여러가지로 내 자신에게 화가 났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확실히 깨닫게 된 건 있다.

꺼진 불씨도 다시 보는 것 처럼, 결과는 어찌되었든 문제 없이 잘 되었지만 과정에 있어 내 오만했던 안일함이 결국엔 여러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일을 그르칠뻔 했다는 점에 있어, 앞으론 좀 더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된다는 것이다.


책은 전반적으로 짧게 에피소드들이 나눠져 쉽게 읽을 수 있고, 작가님의 경험들이 묻어나있었다.

반짝, 당신이, 당신의 삶이 빛나는 순간을 위하여⭐️


* 미디어 창비에서 책 제공을 받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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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콘텐츠가 전부다 - 천상천하 ‘콘텐츠’ 독존, 세상에 없는 유일무이 콘텐츠 트렌드서의 탄생
노가영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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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였는지 사실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집에서 티비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점점 줄고 있다.



정규 방송, 본방 사수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출,퇴근 시간과 밥 먹는 시간, 자기 전 시간 등을 활용해 이 작디 작은 핸드폰으로, OTT라는 어플을 켜서 밀린 예능과 드라마를 보고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인가는 드라마가 아무리 재밌다고 한 들 그 드라마에 빠져서 보내는 시간이 무의미하게 느껴져, 유튜브를 통해 요약된 내용을 보고 있다.



아마도 다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다들 너무 바쁘고, 시간은 없으니 이렇게 생활하는 사람도 늘어난 건 아닐까?

그렇게 자연스레 이 OTT 시장이 커가고 늘어난 건 아닐까?




목차는 크게 8파트로 나눠지고, 그 첫 시작은 오징어 게임이였다.





넷플릭스에서 킹덤 볼 때 말고는 볼 게 없어서 끊고 지내다가,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 입니다.'를 보고 싶어서 넷플 결제한 후,

유명하다던 걸 다 보는데, 오징어 게임 보고 나서 이게 이렇게 뜰 일인가? 싶었는데, 아주 전세계 석권을 하고 다니는 걸 보고 신기했다.

나름 없던 장르물이였고 소재도 신선해서 재밌었....



코로나 터지기 전에는 콘서트 가는 거 되게 좋아했는데,

터지고 난 이후에는 뭔가 계속 답답한 느낌



근데 랜선 콘서트라니?

사실 내가 제대로 본 적은 없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그나마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작년에 이직 준비하면서 최신 이슈랑 장업계 흐름, 마케팅 공부한다고 들어갔던 여러 오픈채팅방이 있는데,

올 초부터인가 클럽하우스가 많이 언급되면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궁금해서 나도 깔아볼까 싶었지만 팟캐스트도 꾸준히 잘 못듣는 나로서는 괜히 정보만 털릴까 무서워 결국 안깔고 지냈는데,

초대장 주고받고 하는 걸 보며 되게 신기했었는데, 정말 언젠가부터 마케팅 이슈에도 꾸준이 언급되다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뭐 이렇게 이슈가 되었다 사라지는 것들이 비단 이거 뿐만이 아니라 더 많겠지만은,

그냥 책 보면서 언급되어 있길래 생각이 났다.



! 이 책을 읽고 나서 드는 생각.



관심 있는 분야는 그래도 열심히 챙겨보는 편인데 내가 잘 모르는 분야였던 게임, 블록체인 이야기도 알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던 것 같고,

나름 매년 트렌드 코리아를 챙겨는 보고 있었는데, 어떻게 보면 같은 시리즈라고 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전부다라는 책은 이번에 처음 접해보게 되어 잠시나마 반성을 하게 되었다.



이쪽 업계에서 일을 하면서 트렌드 흐름을 모르고, 한 번 놓치게 되면 따라잡기가 힘들어

너무너무 귀찮지만 구독받아보는 뉴스레터들도 짬짬히 시간 내서 읽고, 뉴스도 챙겨보며 공부를 하려고는 하지만,

늘 마음은 밀린 숙제를 하는 기분이 들 때가 많다.

결국에는 이 모든 게, 일이 아닌 내 자신을 위해 계발을 하는 일이니 앞으로는 조금 더 적극적이고 긍적적인 자세로 공부를 해야겠다.



* 본 책은 미래의 창을 통해 제공을 받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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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비행
헬렌 맥도널드 지음, 주민아 옮김 / 판미동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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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는 에세이를 즐겨 보는 편인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분명 에세이인데 소설 같은 느낌이 들어 좀 신기했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보는 일반 에세이가 아닌 자연 에세이라서 이 책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던 거 같다.



내가 아직은 잘 몰랐던 분야에 대해 다시 새로이 알아가는 기회도 되었고,

말은 환경 보호 한다고 나름 텀블러를 들고 다니며 최대한 일회 용품을 쓰지 않겠다고 했지만 아침엔 까먹고 안들고 가서 커피를 사먹는 내 모습에 대해

다시 한 번 경각심을 일깨우게 되는 기회도 되었다.



앞으로 평생을,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야 하는데 너무나도 무심했던 게 아닐까 싶었다.



책은 생각보다 상당히 두꺼운 편이다.

총 486페이지이고, 외표지가 하드 케이스로 되어 있어서, 출퇴근 하는 동안 책이 구겨질까봐 걱정은 없었다.



"관찰과 매혹, 시간과 기억, 사랑과 상실을 보여주는 인간과 자연의 만남에 대한 에세이 41편"



몇 년 전, 인도에서 어느 호텔 방에 묵고 있었는데 그 방에 웃는 비둘기 한 쌍이 둥지를 틀고 있었다. 호텔은 그 상황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였다. 객실 관리인은 비둘기가 만들어 놓은 지저분한 상태를 정리하려고 매일 아침 바닥에 깨끗한 신문을 깔아 주었다. 비둘기들은 에어컨 위의 빈 공간을 통과하여 객실 안으로 비집고 들어와 후드득 날갯짓을 하며 둥지까지 날아가곤 했다. 그리고 나는 한밤이 되면 비둘기가 졸린 눈을 깜빡거리며 잠이 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내가 만약 새를 무서워했거나 새 알레르기가 잇었더라면 그 일이 그렇게나 즐겁지 않았을 테지만, 오히려 그렇게 아무 말 없이 공간을 함께 나누다니 왠지 모르게 가슴을 뿌듯하게 만드는 은총과 너그러움이 그곳에 깃들어 있는 것 같았다. 호텔 방 안에 새들이 존재한다는 이상한 사실과는 비교도 안되는 감정의 울림이였다. (P.221 / Ep. 18 둥지 상자)



책을 읽을 때 마다 계속 놀라게 되는 부분 중 하나가,

새한테도 감정을 읽고 표현을 한다는 거였다.



웃는다, 졸린 눈을 깜빡거린다...

내가 우리 까까를 보면서 까까의 감정을 읽고 어떻게 표현을 하는 지를 캐치하는 것과 동일한 거라고 생각을 하면

사실 큰 이상한 부분은 아닐텐데, 내가 새를 잘 모르고, 까까가 아닌 다른 동물들이 감정을 표현한다는 거에 깊히 생각을 안해봤어서 그런가?

이 부분이 굉장히 신기하고 놀라웠다.

그걸 표현해 내는 저자에 대해서도,



우리는 무언가를 기대하며 기다리는 중이다. 실은 빛이 다 사그라질 때까지 그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잠시 모래로 뒤덮인 엷은 갈색의 숲속 길을 따라 느릿느릿 걷는다. 이제 밤이 내려 앉는다. 우리의 감각은 눈앞에 찾아온 어두운 밤에 맞추느라 한껏 뻗어 간다. 멀리서 수노루가 컹컹 짖는다. 작은 포유류들이 풀 속에서 바스락 댄다. 아주 희미하게 벌레들이 째깍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히스가 무성한 황야에서 풍기는 따끔한 수지향이 점점 더 강렬하고 끈질기게 따라온다. 에치움 덤불숲을 지날 때 보니 이내 찾아온 밤이 에치움 잎을 더 까맣게, 자줏빛 꽃잎을 더 푸르고 더 강렬하게 변모시켜 덤불은 언뜻 불타오르는 것 같다. 그렇게 숲길은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발하게 된다. 흰나방은 땅에서부터 나선형을 그리며 빙글빙글 날아 올라오고, 왕풍뎅이는 겉날개를 들어 올린 채 뒷날개를 윙윙거리면서 쌩 하는 소리와 함께 우리 옆을 지나간다. (P. 410 / Ep. 36 어떤 찬사)



표현력이 어마어마하다.

한 사물에 있어 나의 표현법은 참 단순하고, 최대 사용 단어의 한계가 있는데,

사물이나 어떤 상황에 있어 그걸 묘사하는 방법과, 단어들에 있어 이렇게도 표현을 할 수 가 있구나 싶어, 책에 점점 빠져들게 되었고

아마 이 책을 읽은 모든 분들이 비슷한 공감을 하리라 생각 된다.



서평 체험을 하게 된 후, 틈틈히 읽는다고 읽었지만,

아직은 이 책에 대해 이해를 잘 하지 못한 것 같아 다시 한 번 날을 잡고 천천히 읽어가보고 싶다.



묘사력과 표현력이 어마무시한 책이였고,

모든 글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결국 어쩔 수 없이 모든 페이지의 모서리를 접고

또 접어야만 했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컬 -

왜 이렇게 리뷰를 남겼는지 새삼 또 깨닫게 되었다.

이 말 처럼, 하나하나 다시 집중해가며, 마크 해가며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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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일본사 - 익숙하고 낯선 도시가 들려주는 일본의 진짜 역사 이야기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
조 지무쇼 지음, 전선영 옮김, 긴다 아키히로.이세연 감수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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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가까운 듯 하면서도 먼 나라이고, 과거를 되돌아 봤을 때, 정말 못된 짓을 많이 한 나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중국 다음에 제일 자주 갔던 나라이다.

그 이유가, 시간은 없는데 가까우니까 금방 다녀올 수도 있기도 하고, 항시 중국 비자는 있지만, 중국을 가고 싶진 않고, 일본 음식, 맥주도 좋았고, 메뉴판에 한자들이 있으니 읽기도 쉽고, 무엇보다 혼자 여행하기에 정말 좋았다는 거다.

어렸을 땐 이상하게 혼자 밥 먹거나, 혼자 뭘 하는 게 참 눈치가 보였는데, 나이 먹고 나니 그런게 없어지긴 했지만

일본은 너무나도 1인 가구에 최적화 되어있는 나라기에, 정말 1도 눈치가 안보이고 편히 돌아다닐 수 있었다.

이번에 이 책을 읽는데, 첫 페이지가 바로 삿포로였다.

아는 곳이 나오니 괜시리 혼자 설레이면서 시작을 했고, 미국식 목조 건물이 많이 보였던 이유가 이래서였구나 하며 보게 되었다.

책을 보면 제목에도 적혀있던 것 처럼 각 도시 중심으로 역사를 설명하다보니, 이 도시의 지리가 어떻게 형성이 되었는지, 어떠한 생각이나 계획으로 개발을 하게 되었는 지 알 수 있어 재밌었고, 목차 시작 부분마다 지도가 같이 표기되어 있어 여행하는 기분이 물씬 들었다.

일본이란 나라의 30개 대표 도시들에 대한 소개와 설명들을 통해 일본을 좀 더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중,고등학교 때 배운 역사나 전공 도서들로 읽는 딱딱한 역사가 아닌, 역사와 문화를 동시에 알 수 있게 쉽게 적힌 책이다.
책 두께를 보고 놀라지 말고,
코로나 시국에, 여행을 가는 기분 처럼 읽어보는 건 어떨까?

진작 이 책을 알았었으면,

여행 가기 전에 잠깐이나마 역사나 배경 지식을 알고 갔을 때 좀 더 다르게 보이지 않았을까 싶어지면서,

언젠가 코로나가 종식이 되고, 일본이 반성과 사과를 한 후, 불매 운동이 잦아졌을 때 쯤,

다시 한 번 여행으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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