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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D 예쁨 여행 - 무조건 지금 떠나는 개인 취향 여행 ㅣ Rainbow Series
김수진.김애진.정은주 지음 / 여가로운삶 / 2022년 7월
평점 :
유난히도 더 더운 올 해 여름,
더 늘어난 출퇴근 거리로 정신을 놓고 있을 무렵,
기록적인 폭우로 강남 일대는 물바다였고
내가 사는 인천과 회사가 있는 강남은 피해가 참으로도 컸다.
이렇게 될지 모르던 7월 말,
여느 여행 에세이 책들과는 다른 강렬한 표지와,
'예쁨 여행'이라는 문구에 이끌려 신청했던 책인데...
결과적으로는 올 해,
내 여름 휴가를 책임져준 아주 고맙고도 예쁜 책이다
20대 후반, 출장을 자주 다니며 갖게된 혼자만의 시간.
버킷리스트라는 이름으로 늘 꿈꾸던 혼자 여행하기를 시작으로, 소소하게 이리저리 참 잘도 돌아다녔지만 쫄보에 뚜벅이인 나에게는 대중교통이 발달한 곳 아니면 접근이 어려운 곳이 많이 가보지 못한 곳이 참 많았다.
the RED
more RED
another RED
이 세가지 버전의 빨간색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아무리 뚜벅이여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곳이 많았다.
"예쁘고 가볍게 지금 떠나요."
고성, 아야진 해변
여행이라는 단어만큼 또 설레이는 무지개라는 단어
그런데 그 무지개를 1년 365일 볼 수 있는 곳이 있다니
그리고 추가로 안내해주는 카페와 소품샵까지..
얼마전에 굉장히 오랜만에 부산 여행을 다녀왔다.
물론 너무나도 오랜만의 여행이였고, 일정도 2박 3일로 매우 짧았기에 가보고 싶던 기장을 가보진 못했지만, 요근래 기장이 우리가 흔히 알던 멸치가 유명하던 어촌 마을에서 많은 볼거리와 힙한 갬성이 한가득인 곳으로 그리고 맛집이 넘쳐나는 동네라는 걸 알게 되었고, 올 가을에 어게인 제주를 하려다 다시 부산 여행을 가기 위해 서치를 하기 시작했다.
커피, 바다, 맑은 공기 한가득, 나무가 가득한 곳이면 어디든 좋은 거 같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자꾸 멈춰서 한참을 쳐다보는 페이지들이 나오는데...
대부분은작가님들이 찍은 사진들이 너무 좋아서 멍하니 한참을 쳐다보게 된다.
위치들의 간단한 설명과 주소, 연락처들과 함께
작가님의 짧은 인상을 기재해둔 부분이
여긴 꼭 가봐야될 거 같은 나도 모르는 부글거림을 이끌어 준다고 해야할까....
삼척...
울진 여행 때 우럭, 성게 미역국 먹으러 가는 거 말곤
가본 적 없는 거 같은데...
부산 말고 삼척을 가야하나
중간에, 울진 해안스카일레일도 나오는데,
사실 여기는 스카일 레일이 설치되기 훨 이전부터 매번 울진을 가면 가는 곳이지만..
없었을 때가 훨 이뻤다.
세트장 위에서 하트해변을 바라보는 그게 얼마나 좋았는지..
개인적으로는 레일 생기기 이전의 바다가 더 좋았기에 아쉬운 부분...
세 분의 작가님들과 함께 여행을 하다보면,
에필로그 부분에 각 작가님들의 픽이 나온다.
수진의 세포
나의 세포를 움직이는 그 무엇이 있는 곳이 예쁘다.
- 김수진 작가님
거울 볼 때가 제일 예쁘다고 말하고 싶을 만큼,
내 모습이 잘 스며드는 그곳이 예쁘다.
그곳에 잘 어울리는 내 모습을 발견할 때, 나도 그 장소도 더없이 예쁘다.
그리고 내 모습이 더없이 밉고 싫고 예쁘지 않을 때,
이곳으로 간다.
- 김애진 작가님
사실 이 책을 내가 잘 읽고..
어떻게 잘 표현을 할 수 있을까
한참을 고민하고 또 고민한 후 서평단에 신청을 하고
같은 문장도 몇 번이고 반복하며 읽고 또 읽은 후 서평을 쓰며 맞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내 경험과 생각을 녹이며 쓰는데, 이 책을 선택하기까지에는 김애진 작가님의 문장이 제일 나같았고 와닿았었다.
혼자 여행 다닐 때 흔한 셀카조차도 없는 나지만,
장난으로 알콜성 치매 아니냐며 말할만큼 임팩트 없고 흔한 기억들은 잘도 잊지만, 이상하리만큼 내가 있었던 그 순간의 기억과, 지나가며 건물 창가에 비치는 내 모습, 그리고 그 순간에 봤던 거울 속의 내 모습은 잘 기억을 한다.
예쁜 얼굴은 결코 아니지만,
그 순간의 내 모습은, 그 장소들과 어울어져 참 예쁘다.
첫눈에 반하기보다 천천히 스며드는 곳이 예쁘다.
순간의 화려함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오래 두고 봐도 질리지 않는, 설렘이 두고두고 떠오르는,
보고 또 봐도 자꾸 돌아보게 되는 곳이 예쁘다.
- 정은주 작가님
곱씹고 또 곱씹어봐도
하나하나가 다 예쁜말...
그래서 내가 짧다면 짧았던 6개월의 제주도 시절이.
지겹다가도 또 아쉬워 추억 팔이를 하면서도
늘 또 가고 싶어 열심히 내장소 북마크에 추가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여행'이라는 건 그 단어 자체로도 많은 설레임을 주는 기분 좋은 말이지만, 혼자여도,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여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같이 가도 참 즐겁고 늘 행복한 거 같다.
예쁘다... 라는 말이
나에게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낯간지러운 말이라고만 생각을 했다.
모든 순간에도 쓸 수 있는 예쁜 단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되는 즐거운 시간이였다.
이 장마가 끝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면 밀린 포스팅을 끝낸 후,
작가님들이 소개해준 곳으로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