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참견 드림 - 오늘을 피워낼 따뜻한 참견을 부칩니다
죠지(여동윤) 지음 / 마인드빌딩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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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 있을 땐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부모님에게도 친구에게도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보여준 적이 없다. 부모님에겐 괜한 걱정을 끼쳐드릴까 봐 말문이 열리지 않았고, 지인들에겐 혹여라도 비밀을 입 밖에 내어놓는 순간 약점이 되어 돌아올까 지레 걱정하여 아무 일도 없는 듯 매일을 보냈다. 속이 답답해 누군가에게 말이라도 꺼내지 않으면 질식할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면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생면부지의 타인을 택했다. 내 상황을 이해시킬 필요도 없고, 내가 가진 그 무엇도 내보이지 않아도 괜찮았다. 얼굴도, 이름도 모를 누군가에게 한가득 지고 있는 고민을 조금 덜어내고 나면 낯선 타인의 위로로 한동안을 살아갈 수 있었다.

고민에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것보단 묵묵히 내 얘기를 들어주는 게 좋았다.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기보다는 자신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며 먼 과거의 이야기를 꺼내주는 게 편했다. '저 사람은 저런 일이 있었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겨낼 수 있었구나.' 하는 묘한 안도감과 동질감이 내가 가진 고민의 무게를 덜어주는 것 같았다. <따뜻한 참견 드림> 을 읽으면서 과거의 내가 느꼈던 그 미지근한 온기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누군가의 고민에 자신의 의견을 얹어내기보다는 '나도 그랬어' 하는 듯이 슬그머니 이야기를 풀어내어 보여주는 것. 너무 시끄럽지도 또 너무 조용하지도 않은 그 말들은 어떤 토닥임보다 가장 다정한 위로가 되어준다는 것을 안다.

나와 닮은 사람의 이야기를 마음에 꼭꼭 새겨 넣고 있다 보면 복잡했던 마음이 어느새 산뜻한 모양새를 되찾는다. 뒤죽박죽 섞인 감정들이 제 자리를 찾아 마음에 바듯한 틈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불현듯 해결책이 떠올라 개운한 기분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은 홀가분한 숨을 쉬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저마다의 사연과 고민이 있지만 돌아보면 우리 모두 비슷한 고민을 하며 매일을 살아가고 있음을. 죠지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를 통해 미래를 살아갈 힘을 얻고 행복한 일상을 찾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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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성에서 유턴 열림원어린이 창작동화 4
이경아 지음, 조현아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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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우울하고 불행한 청소년들에게 건네는 특별한 위로.

<천왕성에서 유턴>은 행복지수가 낮은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삶을 지탱할 튼튼한 마음의 뿌리를 다시 찾아주는 책이다. 입시 스트레스와 성적, 가족, 친구 문제 등으로 많은 고민과 상처를 안고 있는 아이들에게 당당하고 힘차게 행복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발걸음을 안내한다.

부모님의 이혼이 자기 탓인 것만 같은 은별이 낡은 게임기 속에서 튀어나온 바리데기를 만난다. 홀로그램이라 만질 수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도 않는 친구이지만 은별에게만은 세상 가장 소중한 친구가 되어준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속에 깊이 감춰둔 얘기들을 하나하나 꺼내놓으면서 점점 친밀해져가는 바리데기와 은별의 이야기는 애틋하면서도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혼자서 온갖 불행을 짊어진듯 서러웠던 하루하루가 바리데기를 통해, 또 영화만들기 동아리 친구들을 통해 점차 변해간다. 바리데기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찍으면서 바리데기의 앞날이 결코 행복하지 않으리라는 것도, 동아리 친구들에게도 남모를 아픈 사연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하지만 아픔을 씩씩하게 이겨낸 친구들과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기로 한 바리데기를 보면서 은별도 굳은 다짐을 하기 시작한다. 삶을 쉽게 포기하기 보다는 한걸음 나아가 보기로.

위태로웠던 절망의 끝에서 다시 되돌아오기를 선택한 은별이가 기특했다. 아이들과 영화를 찍으며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은별이의 모습도 좋았고, 아이들이 완성한 바리데기 영화의 마지막 결말도 마음 따뜻해지는 내용이었다. 행복과 멀어지는 느낌이 들 때, 외롭고 지칠 때 읽으면 위로가 되어줄 책이다. 힘겨운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을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마음 따뜻한 시간을 보내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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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낭군가 - 제7, 8회 ZA 문학 공모전 수상 작품집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36
태재현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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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좀비 아포칼립스) 문학 공모전 수상 작품집.

좀비 소설을 자주 찾아보는 편이 아님에도 이 작품집은 꽤 좋은 느낌을 가지고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저마다의 작품에서 참신한 소재들이 돋보였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이나 글의 퀄리티가 상당해서 여러 작품에 웃고 놀라고 공감하기도 했다.

표제작이었던 [좀비 낭군가]는 가장 기대가 컸던 작품이었다. 과거 시험을 보러 간 남편이 좀비가 되어 돌아오는 내용인데 전래동화를 보는 듯한 문체에 섬짓한 묘사가 잘 어우러져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직접 활시위를 당겨 좀비들을 퇴치하는 주인공의 캐릭터도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생동감 있는 이야기 덕에 작품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함께 실려 있는 구전 민요 덕에 더 스산한 분위기를 형성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역시 수상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메탈의 시대]는 개인적으로 좀 울컥했던 이야기다. 좀비가 되어서도 음악을 꿈꾸고 즐기는 좀비들의 모습이 짠하면서도 감동적이었달까. 좀비 소설하면 으레 잔인함, 공포감, 두려움 같은 분류의 단어들을 먼저 떠올리기 마련인데, 꼭 공포스럽지 않아도 충분히 재밌고 완성도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려준 작품이었다. 몰입도가 굉장히 좋았고 이야기의 전체적인 흐름도, 결말도 좋아서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 외에도 [침출수], [삼시세킬], [화촌], [제발 조금만 천천히], [각시들의 밤] 도 즐겁게 읽었다. 각자 다양한 시대를 배경으로 개성 넘치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서 좀비라는 공통된 소재 하나로 이처럼 다른 이야기를 창작해낼 수 있구나 싶어서 감탄스럽기도 했다. 짜임새가 좋아 영화로 만들어도 충분히 괜찮을 듯한 소설들이었고, 이렇게 참신하고 반짝거리는 이야기들을 한 작품에서 만날 수 있어 독서하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고 빠르게 흘러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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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 이후의 세계
김정희원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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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은 공평하고 올바른 것을 뜻한다. 공평은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고른 것을 의미하며, 올바름은 규범에서 벗어나지 않음을 뜻한다. 그럼, 우리는 공평하고 올바른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가. 다시 물어 공정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아마 그 누구도 그렇다고 대답하지 못할 질문이 아닐까 싶다.

'공정'에 대한 이야기를 그만하고 싶어 집필했다는 이 책에선, 공정에 대한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그에 적절한 답을 제시한다.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공정이 우리가 기대하는 공정이 맞는 것인지, 누군가를 찍어 누르고 밟아가며 올라서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사회에서 논란이 되거나 대두되는 사건들을 예로 들어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고, 사회에 만연한 '공정'이라는 것을 해체하고, 재구성한다.

이 책엔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과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무엇보다 강하고 따뜻한 연대를 느낄 수 있는 책이며, 냉철한 다정함에 퍼뜩 깨어나 현 사회의 모습을, 내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성을 진단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사회에 짙게 깔린 오랜 풍토가 잘못된 것이며, 그것이 옳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세상 무엇보다 어려운 일임을 잘 알고 있다. 쉽게 목소리를 낼 수도, 그 목소리가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야기를 꺼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조금씩이나 목소리를 내고 변화한다면 세상 역시 달라질 것임을 기대하고 희망한다. 하여, 나 역시도 작가의 말에 위로를 받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할 힘을 얻게 될지도 모르겠다.

좋았던 글들이 참 많았고, 최근 들어 읽은 책 중에 가장 친절한 책이었다. 쉽게 쓰여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고,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해 확실히 깨닫고 생각하는 과정을 많이 반복했던 것 같다. '공정'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또는 그저 더 나은 삶을 위해 나아가는 것에 바빠서 무엇이 문제인지 돌아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작가의 이야기가 더 충격적으로 다가온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고. 공정함이라는 말 뒤에 남겨지고 버려진 이들이 이렇게 많았구나 하는 걸 참 많이 실감했던 것 같다. 더 나은 공정을 향해서, 낙오되고 상처 입는 사람 없이 모두를 끌어안을 세상을 바라게 되는 책이라 의미가 깊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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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경제 상식사전 - 50개 주제로 정리하는
BYTE(바이트) 지음 / 파지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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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유독 취약한 분야가 경제다. 경제 상식을 기르고자 경제 기사를 읽어봐도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 포기한 적도 있었다. 때문에 경제는 멀리하고 지낸 날들이 많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경제 상식이 턱없이 부족함에 민망함을 느끼던 차였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나서 정말 조금이라도 경제에 대해 배우고 기억하자는 생각으로 읽었다. 적어도 경제 기사를 읽을 때 낯선 단어가 조금은 줄어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총 50개의 주제로 정리되어 있는데, 크게 보면 거시경제, 주식&금융, 가상자산 이렇게 세 파트로 나뉘어 있다. 경제학에서 많이 보던 어려운 단어들보다는 주로 실생활에서 많이 접하고 사용할 만한 주제들로 정리되어 있어 비교적 읽기가 편했다.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단어들도 아니고, 뉴스에서 많이 접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웠던 개념에 대한 해설이 꼼꼼하게 되어 있어 정말 사전을 보듯이, 뉴스를 보듯이 편하게 읽었다.

가장 관심을 갖고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거시경제와 주식&금융 파트다. 소액이지만 주식 투자를 시작하면서 기업의 재무제표를 보는 것도 수익을 내는 것도 참 어렵고 복잡하게만 느껴졌는데, 이 책을 통해 재무제표를 보는 방법이나 주식에 관한 용어들을 한 번에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쉬운 예시들도 함께 보여주고 있어 개념을 이해하는 데에 더 도움이 되기도 했고 말이다. 또 경제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세계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을 짚어나가면서 전반적인 경제 상식을 길러주는 데 도움을 주는 느낌이랄까. 경제에 익숙지 않은 사람이 읽는다면 참 재밌고 쉽게 배우면서, 경제에 흥미를 돋아줄 수 있는 책일 것 같다.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게 읽은 책이라 시리즈처럼 다른 분야에 대해 다룬 책이 더 출간됐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기도 했다. 이렇게 쉽고 간단하게 한 분야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책이 있다면 어떤 분야가 되었든 간편하게 익힐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 덕분에 이제는 경제를 어려운 분야나 학문으로만 느끼지 않을 것 같다. 경제 기사를 읽으면서 조금은 익숙해진 단어가 보이기도 했고, 전보다는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신기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모처럼 나에게 유익한 책을 읽어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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