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영혼은 어디 있을까?너의 배꼽그치, 우린 질문으로 시작해야지2023년 6월백은선 - P5
세상의 모든이름을 동시에발음해보는 일 - P7
꽁꽁 얼어버린 빛이 있다귤전부 녹아버린 밤의 일이었다 - P14
그래도 축복은 해줄 수 있지??흉내는 낼 수 있지 - P16
그 이상이 있을까 모르겠다있었으면 좋겠다 - P19
가끔 고기가 무섭고 아프다 - P21
무엇으로부터 멀어지는 동시에 무엇에 가까워지는 동안 - P25
……………비가 많이 내려 발이 다 젖었습니다 - P86
식전에는 슬픔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기쁨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묵상했습니다 밖에서는 눈보다도 먼저 비가 세차게 쏟아집니다 - P86
1바지를 입은 사람은 바지를 입고 떠난다 - P88
여름 저녁의 거리가 너무 밝아서 몸 숨길 곳이 없으면 어디로 가야 하나 모르는 개가 여길 보고 짖으면 어떤 표정을지어야 하나 많이 내려 - P88
방에서 나온 모르는 사람이 내 등을 두들기며 사랑한다말하는데 나도 그를 사랑한다는 생각이 들면 어째야 하나 - P89
차는 늘 그렇듯이 쇼핑몰 후문 앞에 섰다. - P117
소미가 이십 년이 넘어 현수와 다시 만난 건 페이스북을 통해서였다. 한때 소미와 같이 구역예배를 보던 집사 중에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여자가 있었는데, 소미는 그 여자와 페친이었다. - P119
만둣국 잘하는 데 있는데 어때? - P121
그때라… 현수가 하늘을 한 번 보고 소미를 보았다. 그때 우리는 젊었으며………… 두렵고 또 두려웠지. - P122
그러니까 나도 따라서 막 미치는 거 같고. 나도 돈 있으면 꼭 사고 싶어 죽겠는 땅이 하나 있거든. 그 땅은 무구해. 아직 때를 안탔어. 그 땅은 어디 소개를 안 시켜. 나랑 동네 사람들 몇만 알지.내가 주인한테 꼭 사겠다고 얘기해놨는데, 아직은 무사하지만 또모르지. 언제 누가 날름 주워먹을지. - P129
무력한 것만이 유효하다는 믿음은 손쉽게 이루어지면서도 부서지기 때문에 너는 그럴듯한 기분으로 태도를 지키기 좋았지. 시 안에서 꽃이 다뤄지는 방식으로. 미래처럼. 절망하기 위해 태어난 포즈는 늘 호응받기에, 너는 줄곧 들여다보았지. 들여다보지 않는 순간에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그것이 바로 흔들림이라고 적었지
어젯밤엔어김없이 아침이 찾아오는 게 지옥 같다고적어놓고오늘은 네게 그런 말을 했다
언젠가는 한동안 씻는 동안 서 있을 힘이 없어서 욕조 안에 가만히 앉은 채로 샤워를 하곤 했어요. 기운이 더 떨어질 때는 물을 맞으면서 아예 누워버리기도 하고요. 그렇게 젖은 미역같이 널브러져 있다가 정신을 좀 차리고 나면 욕조 밖으로 나와 몸을 닦고 말릴 기력이 조금 생겼습니다. - P70
아주 오래전에 다닌 회사에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군기반장을 자처하며 본인의 특기가 ‘잡도리’라고 자랑스레 말하고 다닌 상사가 있었는데요, 평소에는 "야!" "○○야!"라고 사람을 부르던 그가 누군가를 ‘잡도리’하기 직전에는 꼭 경칭을 썼거든요. 그의 나지막한 "○○씨" 뒤로는 욕설만 안 들어갔다 뿐이지 욕이나 다름없는 독설이 사정없이 이어졌어요 - P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