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희(59세) 난 담배 피우면 안 되는데. 후두에 용종이 생겨서세 개 떼어냈고, 갑상선 수술도 했고, 뇌가 뭐 어쩌구저쩌구해가지고서는 평생 약을 먹고 살아야 된다고. - P256

윤다영(35세) 담배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피웠어요. 처음엔 할아버지 담배 훔쳐 피웠어요. 할아버지 돌아가시니까 담배 구할 데가 없었어요. 친구들하고 돈 모아 아저씨들한테 사달라 했어요.
잘될 때도 있었는데 나쁜 아저씨들 있었어요. 쓰레기통 뒤지기 시작했어요. 재떨이 뒤지고 길바닥 훑고. 정말 더러웠어요. - P259

비가 계속 오네요, 비 오는 날 담배가 참 맛있는데, 오현주가 창가 쪽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약간 커피 냄새 비슷하기도 하고. 오현주의 목소리가 촉촉했다. 저 언니 왜 저래, 커피 마시고 싶잖아.
커피는 출소하면 마셔. 이 언니는 꼭 출소라고 그런다. - P273

나는 오래 쓸 것이다.

소설집을 낸 지 꽤 오래되었다. 그만큼 오래 다른 길에 있었다는 뜻이다. 그동안 다큐멘터리를 찍었고 식당을 열었다 닫았고 공부를 새로 시작했고 남극을 다녀왔다. - P29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그것이 내가 세상에서 배운가장 분명한 기도 - P91

흑과 백이 첨예하지 않다 - P91

이미 시작된 것을 멈출 수 없다고이미 시작된 것을 멈출 수 없다고 - P104

진심이 없을 때 우리가 가질 수 있는 태도는 두 가지예요거짓을 말하기침묵하기 - P121

미쳐버릴 것 같아그러나 미쳐지지 않는다 - P120

파도는 섬을 뒤적이며자꾸만 비밀을 이야기하죠 - P129

꿈을 꾼 다음날에는 세상이 달라 보였다. - P136

빨갛게 부푼 뺨이 어둠 속에서 잠깐 빛났다 - P13

믿음이 흐르는 방향으로 - P90

마당에 어린 대추나무를 심었다. 잎들이 작은 동전처럼반짝거리는 것을 보고, 수지(壽指)라 이름 붙였다. - P10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서울로 올라가기 전까지 20년을 살아온 집, 평생 그 자리에 있을 줄 알았던 공간이 한순간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은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담배를 꺼내 물었다. 당장 올려다본 하늘은 조금 흐릴 뿐이었다. - P124

그리고 서서히 갈변하는 풍경. 살가죽만 남은 앙상한 팔로 빗자루를 든 채 시든 꽃잎들을 산 중턱에서부터 쓸어내리던 여학생을 기억하고있었다. 곡기를 끊어가며 언젠가 죽는다면 추자 씨가죄책감을 느끼기를 바라던 사람, 그러면서도 동시에추자 씨의 관심을 바라던 사람………… - P125

- 어디 다쳤어?
내 물음에 추자 씨는 손목을 흘깃 보더니 아거, 하고는 거침없이 밴드를 뜯어 운전대에 붙였다.
밴드가 뜯겨 나간 손목에는 물결 같은 글씨체로 레링 타투가 새겨져 있었다. 글씨를 읽어보려 했지만어느 나라 말인지 짐작하기 어려웠다.
-뭐야, 안 어울리게. - P13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나는 자리마다 놓인 뜻밖의 행운과 불행, 만남과 이별 사이를 그저 묵묵히 걸어나간다. 서로 안의 고독과 연약함을 가만히 응시하고 보듬으면서. - P31

미래 쪽으로만 흐르는 시간은 어떤 기억들을희미하게 만들어버리기도 하지만, 장소는 어김없이 우리의 기억을 붙들고 느닷없이 곁을 떠난 사랑하는 것들을 우리 앞에 번번이 데려다놓는다. - P21

지난해 봄 이후, 동네 주변은 무척 소란스러워졌다.
재개발 추진 동의서를 받는다는 현수막과 벽보가 곳곳에붙었는데, 대부분은 좁은 골목과 낙후한 주거환경의 불편함을 토로하는 내용이었다. 그들의 불편함은 실재하는 것이고, 그것은 틀림없이 개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인근 동네의 재개발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근심하는 우리 동네 이웃들도 존재한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 P89

이에너지가 넘치고 말썽꾸러기다보니 위험한 일을 겪은 적도 많았다. 자장면 빈 그릇을 할머니가 잠깐 베란다바닥에 내려놓은 사이 자장 소스를 깨끗이 핥아 먹기도 하고-강아지는 짠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져, 우리가 먹다 버린 치킨 뼈를 씹어 먹어서-잘게 부서져서 삼키다 식도나 내장에 손상을 입힐 수 있는닭 뼈 역시 개들이 절대 먹어선 안 되는 음식으로 알려져있다-우리를 기겁하게 만들기도 했다. - P113

다정한 강아지가 혹시 나를 걱정해 나비의 모습으로 내 곁에 머무는 걸까봐 나는 다시 힘을 내보기로 한다 - P123

쇠락한 벽돌 담벼락 위로 일렁이는 가을빛을 나침반 삼아 걷는 날들이 쌓일수록 나뭇잎의 색이 바뀌고 하늘의 색은 깊어졌다. - P139

킁킁 냄새를 맡을 때면 세상 모든 것에의
기쁨을 느끼는 것 같았으니까. - P147

할머니, 잘 있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는 8년이 되었다. 나는 더이상할머니를 생각하며 울지 않을 수 있고 그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내가 이제는 시도 때도 없이 그리움에 사무쳐울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면 슬퍼지기도 한다. - P15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자신이 경험한 세계 바깥을 상상해 보지 못한 채 좁아진 엄마의 삶은 직접적으로 딸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남편이 벌어 오는 돈으로 살림만 하고 살면 얼마나 좋아." 그런 엄마를 조롱하며 싸웠지만, 엄마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주부‘로 살 때였고, 그래서딸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그 말에 담겼음을 뒤늦게 헤아리고 한참을 후회했다. - P27

왜 그렇게까지 술을 마시느냐고 묻는다면 역시 최선의 이유는 ‘세상 탓‘일 테다. "설명하기 어렵군요. 하지만 굳이 이유를 대자면, 제가 이렇게까지 술을 마시는것은, 이 빌어먹을 세계 때문이죠." - P39

십대: 이쁘다고 말해 주고 싶다, 너에게. 그때 그불만투성이의 노여움과 서러움으로 가득한 내 눈빛을 보고 이쁘다고 해 준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때문에 더더욱. - P55

뒤늦게 찾아본 법에 비친 시대는 ‘아비 없는 자식‘과
‘남편 없는 여자‘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투성이였다. 1995년까지 형법 제32장은 성폭력을 ‘정조에 관한 죄‘로 규정했다. 성폭력이 여성 개인의 존엄이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기보다, 그 여성에 대한 남성의 독점권을 위반한 범죄로 간주한 것이다. - P8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